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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비 과장하면 美처럼 소비자에 금전적 보상…리콜도 검토 중"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내년부터 출시되는 신차의 연비 측정 방식이 변경되면서 기존보다 연비가

4% 정도 하락할 전망이다.

또 연비 부적합 모델은 소비자에 금전적인 보상을 하도록 하거나 심지어 리콜 명령을 내리는 등 자동차

표시연비에 대한 사후 규제가 강화된다.

권석창 국토교통부 자동차정책기획단장은 18일 오후 서울 광화문의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산

업통상자원부와 공동연비측정 방식에 대해 논의 중"이라며 "오는 6월 공동 고시안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토부는 내년부터 새 공동연비측정 방식을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국토부와 산업부에서 추진하는 공동연비측정 방식은 양부처간 달랐던 연비 측정 방식을 일원화하려는

시도다.

양부처는 특히 이번 공동연비측정 방식 개정안에 국내 정유사들이 2000년대 중반 이후 환경 규제에 따라

자동차 연료의 탄소함량을 줄였다는 점을 연비계산에 반영, 현실화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은 지난 2012년 보고서를 통해 정유사에서 판매하는 가솔린, 디젤

등 자동차 연료에 탄소함량이 줄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연비는 연료 내 탄소함량을 이산화탄소(CO2), 일산화탄소(CO), 메탄(CH) 등 배출가스 3종의 합으로 나

누는 산식을 사용해서 계산하는데, 탄소함량이 줄면 연비도 나빠지게 된다. 윤진환 자동차 운영과장은

"탄소함량이 줄었다는 것은 그만큼 엔진이 힘을 내도록 하는 원재료가 적어졌다는 의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자동차 표시연비도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와 산업부는 이번 공동연비측정 방식에 탄소함량 기준을 가솔린 1ℓ당 640g에서 613g으로 4.2% 낮

추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그렇게 되면 연비기준도 그만큼 떨어지게 된다. 예를 들어 현대차 아반떼의 경

우 ℓ당 13.9㎞에서 13.3㎞로 낮아지게 된다.

권 단장은 "과거 연비기준을 만들 때 가솔린 기준 탄소함량은 640g이었으나 국내 판매 중인 휘발유의 옥

탄가가 낮아진 것이 확인 돼 이 같은 현실을 연비 기준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토부는 현재까지 출시된 자동차의 연비 제원은 그대로 두고 개정된 공동연비측정 방식이 적용되

는 내년부터 출시되는 신차만 적용하기로 했다. 윤 과장은 "산식 자체가 변경되기 때문에 자동차의 표시

연비가 떨어지는 것을 피할 수 없다"며 "내년 출시되는 신차에 한해서만 적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국토부와 산업부는 또 앞으로 실험실 내 다이나모(차량 동력기) 위에서 진행하는 연비 검증 시 공기 저항

이나 노면 마찰로 생기는 주행저항값을 고려, 실연비에 가까운 연비를 측정하도록 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국토부와 산업부는 자동차 연비의 사전·사후 관리도 강화한다. 특히 연비 부적합 모델의 경우

에는 리콜을 시행하는 방법까지 고려하고 있다.

앞서 미국 정부는 지난 2012년 현대·기아차가 17개 모델의 연비가 3~10% 과장했다고 판단, 소비자에게

배상하라는 결정했다.

국토부는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어 미국과 같이 국내에서도 연비 과장 시 매월 연비 과장 배상금을 지급하

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리콜까지 시행하도록 강력한 후속 조치를 마련하고 있다.

윤 과장은 "현재 법규정상 연비 부적합 판정 시 소비자에 대한 금전적인 보상이 가능한지 검토 중"이라며

"그게 어렵다면 법을 개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현행 자동차 관리법에 보면 '연비 문제는 리콜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명시 돼 있는데, 국토부 장관

이 판단하도록 돼 있다"며 "앞으로 경우에 따라서는 리콜을 할 수도 있을 것"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은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현재 (연비 과장) 사실을 공개하고

자동차 제조사에 과징금(최대 10억원)을 부과하는데 (소비자 보호가) 부족한 것 같다"며 "현행 자동차관

리법에서 이 부분이 가능한지 검토해 적절한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ijoinon@newsis.com

국토부 "자동차 표시연비 거품 빼겠다".. 내년 출시 신차부터 적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