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인천에 사는 33살 아들딸아들 아빠 입니다

몇일전 애기 재우고 있는데 전화가 왔습니다

차를 긁었는데 어떻하겠냐고

애기가 막 잠들었을때고 밤이라 잘 안보일것같아 내일보고 연락드린다 했습니다

그러자 알겠다고 명함 놓고 가겠다고 하더군요

다음날 나가보니 앞범퍼와 그릴이 긁혀있고 범퍼 왼쪽 부분은 빠져있더군요

일단 출근은 해야해서 출근한후에 카센터에 가서 이래이래해서 교체하려하는데 얼마쯤 나올까요 했더니

50은 좀 넘게 나올것 같다 하시더군요 

차 박으신 아저씨께 전화했습니다

저 - 사장님 이거 범퍼 교체 해야겠는데요 50만원 정도 나온다는데 보험 접수 하실건가요?

가 - 아 그거 우리가 화물차라 사고가 많이 나서 수가가 올라가니 그냥 현금 30줄테니까

대충 페인트 발라서 타면 안돼?

(제가 목소리가 아직 엄청 어린것 같은가봐요 ㅎㅎ)

안돼 에서 조금 마음이 상한 저는

저 - 저는 그냥 이거 교체 했으면 하는데 사장님 어제 깜깜해서 잘 못보셨죠?

오늘 보니까 범퍼 많이 까져있고 그릴도 긁혔던데 카센터에서는 라이트도 살짝 긁혔다고 교체하라는데

그거까지는 아닌것 같아 범퍼만 교체 할라 하는데요

가 - 아니 같은 아파트끼리 좀 어쩌구저쩌구

뻔한 래파토리 나오더라구요

내가 아는데서 고쳐다 주면 안되냐

좀 깍아달라 등등

반말을 계속 하시면서 말이 안통하길래

저 - 저는 모르겠고 그냥 교체 할라니까 현금 주던지 보험 접수 해주세요

가 - 그럼 카센터가서 나한테 전화좀 줘라

저 - 네

하고 카센터로 가서 카센터사장님께 이래이래해서 전화를 좀 주랍니다

라고 했더니 자기는 그런 통화하기가 좀 곤란하다 라고 하셔서 (또 생각해보니 그렇더라구요 수리하고 돈만 받으면 되는데 가격이나 이런것들을 입씨름할 필요는 없는 부분인것같아서)

다시 가해자 에게 전화를 걸어

저 - 사장님 어쩌까요 이거

가 - 50 넘으면 보험처리하고 50 안넘으면 현금 줄테니까 수리 진행하라

라고 해서 수리를 맡겼습니다

같은 동네 사는 사람이라 맘이 영 그래서

카센터 사장님께 사장님 살릴거는 살리고 해서 범퍼, 그릴, 범퍼 중간에 어떤부분(이름이 생각이 안나네요;) + 뜯어봐서 망가진거 수리해달라 했습니다

그래서 가격은 수리를 마쳐야 알수있다 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전화가 왔습니다

가 - 수리 맡겼나요

저 - 네

가 - 얼마 나온다고 합니까

저 - 오늘 범퍼 주문해서 도색해가지고 오후에 와서 수리한다는거 같습니다 수리가 끝나야 가격을 알수있다고 하네요

가 - 카센터 번호좀 알려줘봐요

저 - 아니 왜요

가 - 보험회사랑 가서 안망가진거까지 다 고쳤나 안고쳤나 확인해보고 돈 줄라고 하니까 카센터 번호좀

아 여기서 또 2차 짜증이 밀려오기 시작합니다

저 - 아니 어제 수리 맡기라더니 왜 또 뭔소리 하시냐고 그러게 그냥 보험접수하면 될걸 이렇게 복잡하게 하세요

가  - 카센터 번호 대라고 새끼야

헐 여기서 이성의 끈을 잠깐 놓쳤습니다

33년간 갈고 닦은 실력과

60몇년간 갈고 닦은 실력으로 서로의 마음을 한참 동안 확인했습니다

(마음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아저씨의 나이와 저는 범퍼 조금 긁혀놓고 돈 벌어쳐먹으려는 놈인것과 머리에 피도 안마른 사람인것

자기가 먼저 새끼야 해놓고 내가 먼저 욕했다고 나만 나쁜놈만들고 뭐 기타등등 많은 것을 알게되었네요)

어느정도 진정이 되어서

저 - 사장님 제가 사장님 아들도 아니고 내가 애도 셋인데 아저씨한테 새끼야 소리 듣게 생겼나요

가 - %^^반말*&욕$%반말^*욕&%반말^$@욕#^&*^

말이 안통합니다

저 - 말 똑바로 하세요

가 - %^^반말*&욕$%반말^*욕&%반말^$@욕#^&*^

저 - 말 똑바로 하세요

가 - %^^반말*&욕$%반말^*욕&%반말^$@욕#^&*^

저 - 말 똑바로 하세요

아저씨도 이성의 세계로 돌아 오신듯

가 - 알았어요 보험접수 해줄게요

여기서 그냥 감사합니다 하고 입다물고있어어야 했는데 바보같은 저는

저 - 네 그리고 같은 동네 얘기 하시면서

차를 긁어놨으면 죄송합니다 먼저 하셔야지

저도 나이 먹을만치 먹었는데 반말 하고 그러시면 어쩌냐

가 - %^^반말*&욕$%반말^*욕&%반말^$@욕#^&*^

저 - %^^반말*&욕$%반말^*욕&%반말^$@욕#^&*^

다시 서로에게 감사와 고마움 사랑의 마음을 확인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저 - 말도 안통하고 보험접수 해주던지 안해주면 경찰신고 할려고 하니까 알아서 하세요

라고 하고 아저씨 말씀 끝나기도 전에 전화 끊어 버렸네요

문자로 보험접수번호 달라하고 기다리니 카톡으로 접수되었다고 보험사에서 연락오더라구요

카센터 사장님께 사장님 이래이래 해서 정석대로 수리 하려고 합니다 죄송합니다 했더니

그럼 공장으로 보내주겠다 해서 공장으로 가고 렌트까지 받았습니다

직업상 굉장히 많은 사람들 만나봤지만

정말 세상에 별사람 많고 저는 아직도 내공이 한참 부족한걸 느낀 하루였네요

fm대로 수리

 저 잘한것 맞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