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ultimate Monster

 2008년에 등장한 696부터 제3세대에 돌입한 몬스터 시리즈는 2009년에 1100/1100S 가 추가되어, 2010년에는 796이 출시되는 등 몬스터 패밀리의 바리에이션을 확장하여 비로소 완성되었지만, 두카티는 아직 2년밖에 되지 않은 1100시리즈를 더욱 다듬어서 출시했다.

 기존 1100 시리즈는 아직도 충분히 플래그쉽이라 부를 수 있을 정도의 완성도를 자랑하고 있지만, DUCATI는 2012년 모델부터 1100EVO로 업그레이드를 하였다. 이번 모델 체인지에서는 엔진을 시작으로, 많은 부분이 다시 만들어져 큰 변화를 이루었다.“EVO”라는 네이밍을 가진 새로운 몬스터는 무엇이 바뀌었을까? 그리고 그 완성도는 어떨까? 이번 시승에서는 정지,가속이 잦은 시가지, 일정한 엔진 회전수를 유지하는 크루징 주행, 고회전을 다용해 적극적으로 머신을 컨트롤하는 와인딩에 이르기까지, 이틀에 걸쳐 차분히 분석해 보았다.

전통적인 기술과 최신 전자 디바이스를 융합시킨 차세대 모델로 진화

 일단 기존의 1100/1100S와 차이점을 살펴 보자. 외관상에서는 배기관과 사일렌서의 형태가 변경된 부분이 가장 눈에 띈다. 저중심화에 도움이 되도록 우측으로 더블 사일렌서를 장착했다. 기존 모델에 비해 5HP 높아진 출력은 현재 기술이면 ECU 세팅 변경만으로도 달성 가능한 수준이다. 하지만 1100EVO에 채용된 데스모듀에·에볼루시오네 엔진은 피스톤 크라운이나 실린더 헤드까지 다시 만들어졌다. 크랭크 케이스는 제작비가 많이 드는 진공 다이캐스트 공법인 Vacural 주조 제법으로 제작되어 대폭적인 경량화를 이루면서도 전체적으로 일정한 두께를 유지하여 강성을 높였다. 얼터네이터 커버는 마그네슘을 채용, 848계열 플라이 휠이 조합된 크랭크 샤프트, 희귀 광물로 제작된 자석을 채용한 제너레이터 등, 경량화를 이루기 위해 상당한 노력이 들어갔다.

 이러한 변화 덕분에 DTC등 새로운 전자 디바이스가 추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M1100 ABS)의 171kg 에 비해, 169kg 로 2kg경량화에 성공했다. 겨우 2kg? 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저중심화 된 머플러와의 시너지 효과로 운동성이 비약적으로 향상되었다.

 새로 만들어진 연소실은 밸브 리프트량을 흡기측에서 5%, 배기측에서 4% 올리고, 흡기측의 에어 플로우 효율이 좋은 형태로 변경하여 혼합기의 흡입 효율을 높였다. 그리고 10.7：1 에서 11.3：1  으로, 0.6 높아진 압축비와 경량 플라이 휠의 시너지 효과로, L트윈 특유의 독특한 펄스감을 유지한 채 레드존까지 매끄럽게 올라가는 엔진으로 완성시켰다.

 이 엔진이 만들어낸 거대한 파워를 받아 들여 손실없이 노면에 전달시키는 클러치는 1993년에 등장한 900시리즈부터 지금까지 쭉 사용되어 온 건식 클러치에서 대배기량 엔진용으로 전용 설계된 습식 클러치로 변경되었다. 이 클러치에 대해서는 이후 상세한 설명을 하겠지만, 슬리퍼 기능, 프로그래시브 셀프 서보 메카니즘, 충격 흡수-댐퍼 메카니즘을 가지고 있는 다기능 클러치이며, 1100EVO의 승차감에 크게 영향을 준다.

안심하고 부담없이 컨트롤 할 수 있는 1100EVO지만 과격함은 사라지지 않았다

 3세대 몬스터 시리즈 중에서 696과 796은 레드존까지 플랫하게 쭉 이어지는 출력 특성으로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편안함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1100 모델은 그와 달리 언제나 약간의 긴장감을 가지고 대할 필요가 있었다. 실용 회전수인 3,500rpm이 넘어가면 액셀을 약간만 열어도 강렬한 트랙션이 걸린다. 그런 거친 특성을 즐기려면 상당한 라이딩 스킬이 요구되어 이름 그대로 몬스터 같은 성격이 풍겨 나오고 있었다. 하지만 1100EVO 에서는 실용 회전영역의 토크를 줄인 대신 최대 토크가 발휘되는 6,000rpm 이후까지 토크가 스무스하게 이어져 특정 RPM 영역에서 갑자기 확 튀어나가는 느낌이 없어, 느긋하고 평안한 회전 감각을 즐길 수 있는 엔진이 되었다. 또한 ABS 와 DTC (두카티 트랙션 컨트롤)가 채용된 DSP (두카티 세이프티 팩)이 기본으로 장착되어 696＆796 의 연장선상에 위치하는 캐릭터를 만들어 냈다.

 DTC가 개입하는 단계는 4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휠 스핀(전후 휠의 회전차이)을 감지하면 우선 점화 타이밍을 늦추고, 그래도 휠 스핀이 발생하면 연료 분사량을 줄인다. 조금 지나칠 정도로 거친 스로틀 조작을 해 보았지만, 개입 정도가 높은 레벨 4에서는 미끄러졌다고 느껴지기 전에 이미 제어가 시작될 정도다. 레벨1에서는 전도할 위험이 없을 정도의 약간의 슬라이드는 허용하는 수준으로, 차체가 어느정도 미끄러져도 파워가 계속 나와 준다. 레벨1에서는 짧은 시간이지만 윌리 가능하므로 대배기량 다운 호쾌한 주행도 즐길 수 있다.

  브램보와 보쉬가 공동 개발한 ABS는 프런트쪽는 빠른 속도로, 리어는 그보다 프런트보다 작동 간격이 넓다. ABS 작동시에는 레버 및 페달에 적당한 피드백이 전달되어 작동 상황을 알기 쉬워 안심하고 풀 브레이킹을 할 수 있는 점은 좋지만, 고성능의 타이어와 서스펜션 덕분에 그 성능을 체감 할 수 있을 기회는 적을 것이다.

 새롭게 채용된 습식 클러치는 여러가지 기능을 가지고 있어 다양한 장점이 있다. 엔진으로부터 전달되는 구동력을 압착력으로 전환하는 프로그래시브 셀프 서보 메카니즘을 채용해 스프링 압축력이 낮아 클러치 레버 조작이 가볍다. 또한 출발시의 반클러치를 넣기도 쉽다. 댐퍼 메카니즘이 구동 충격을 완화해 액셀 ON/OFF시 나타나는 앞뒤로 출렁이는 현상도 적다. 이러한 기능들은 장거리 투어링에서 피로 저감에 크게 도움을 준다. 또한 스포츠 라이딩에서 그 효과가 널리 알려진 슬리퍼 클러치는, 시프트 다운 시에 액셀 회전수가 맞지 않는 경우 백토크를 저감시켜 감속과 동시에 시프트 다운을 하는 동작이 부담스러운 초보 라이더에게 큰 도움이 된다.

 최신 기술로 동력 성능과 안전성이라는 상반된 요소를 모두 만족시켰다. 다루기 쉬운 바이크를 위해 개량된 부분은 아주 많지만, 특히 돋보이는 부분을 세가지 소개한다.

 첫번째는 포지션이다. 팔에 걸리는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20mm 높아진 핸들바 라이저를 채용했다. 기존 1100 몬스터는 스포츠 라이딩에 꼭 필요한 프런트 하중을 걸기 쉽도록 포지션이 설정되어 있다. 이 포지션은 "힘들다"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았다. 성능 대신 편안함을 위해 핸들을 높인 것이지만, 핸들을 높여 나타난 단점은 마조키 풀 어저스터블 프론트 포크와 피렐리 디아블로 롯소로 보충되어 빠른 속도로 와인딩을 할 때에도 충분한 그립감을 얻을 수 있었다.

 두번째는 독립형으로 변경된 풋 페그 브라켓(스텝)이다.이전 모델의 일체형은 라이딩중 안쪽 뒤꿈치에 간섭하는 부분 때문에 얆은 차체를 살린 스텝을 망치고 있었다. 독립식 스텝을 채용하여 뒤꿈치, 발목, 장딴지등 신체 모든 부분을 사용하여 바이크를 홀드 할 수 있기 때문에, 바이크와의 일체감이 높아져 라이딩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세번째는 레드 스티치의 엑센트가 더해진 시트이다. 기존 시트는 두꺼운 편이라 도로에서 전해지는 정보가 타이어와 서스펜션을 지나 라이더에게 전달되는 것을 방해하는 느낌이 있었다. 언뜻 봐서는 별 차이가 없어보이는 신형 시트는 우레탄의 반발력을 높여서, 특히 좌우 모서리 부분이 적당히 딱딱해 졌다. 스포츠 주행시 엉덩이를 좌우에 움직여 중심 이동을 할 때에도 상당히 좋아 훨씬 다루기 편해졌고, 도로 상황을 정확하게 전해 준다. 아주 딱딱한 것은 아니고 스포츠 모델과 비교하면 부드러운 수준이므로 투어링시에도 충분히 편안하다.
 

 훨씬 다루기 쉬워진 1100EVO지만, 그렇다고 기존보다 시시해진 것은 아니다. 기존 몬스터는 6,000rpm 를 넘어서면 파워 곡선이 완만하게 되지만 이 엔진은 최고 출력을 발생하는 7,500rpm까지 상승곡선을 계속 유지한다. DTC 를 끄면 가벼운 차체를 순간적으로 튀어나가게 만드는 토크와 함께 강력한 파워를 느낄 수 있다. 강렬한 100HP 파워를 테크닉으로 제어하는 즐거움(어려움?)도 분명히 남겨져 있어, 세련되어졌다고 해도 역시 몬스터는 몬스터인 것이다.

-보배드림 바이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