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파일?

 이륜차-바이크는 코너링을 할 때 반드시 차체를 기울여야 하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사륜차의 타이어와 달리 타이어가 둥글다. 이제 갓 바이크에 입문했거나 타이어에 대해 별 관심이 없었다면 바이크 타이어가 그저 둥근 형상이라고만 생각했겠지만, 이륜차 타이어는 여러가지 형상을 띄고 있다. 타이어를 회전 방향에 대해 수직으로 잘랐을때 단면의 모양을 "프로파일"이라고 부르는데, 이 프로파일은 주행시 차체의 움직임에 크게 관여하고 있다. 

프로파일의 형태

제조회사나 타이어 종류에 따라 프로파일은 아주 다양하지만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번째는 거의 원형에 가까운 것이다. 아마 대부분 이런 형태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두 번째는 U형 대접처럼 중간은 넒적하고 끝으로 갈수록 가파르게 되는 형태다. 마지막으로 V형은 중간이 급하게 꺾이고 끝부분은 완만히 변하는 형태인데 말그대로 V자 형태로 뾰족하다.

 사실 위에 예처럼 눈으로 대충 봐서 구별될만큼 심한 형태를 띄고 있는 경우는 드물다. 타이어의 목적이 확실한 경우 프로파일도 확실히 형성된 경우가 많지만 대부분의 경우 일상생활의 다양한 상황에 적합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프로파일을 확인할때 가는 핀이 무수히 달려있는 빗 형태 도구인 프로파일 게이지를 이용하기도 한다. 프로파일 게이지를 타이어 표면에 수직으로 지그시 눌렀다 떼면 타이어의 굴곡이 게이지에 그대로 나타난다. 타이어는 주행 습관에 따라 닮는 부위가 다르기 때문에 사용함에 따라 프로파일이 변한다. 프로파일 게이지가 있으면 내가 평소에 타이어의 어떤 부분을 많이 사용하고 있는지 쉽게 알 수 있다.

브릿지스톤의 하이그립 타이어 BT002. V자형 프로파일을 띄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프로파일이 주행에 끼치는 영향

  위 그림은 각 타이어가 45도 기운 각도일때 노면과의 접촉면을 보여준다. 이 그림을 보면 프로파일이 주행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한눈에 알 수 있다. 우선, 원형은 타이어가 기울어도 접촉면이 동일하다. U형은, 기울일수록 접촉면이 좁아진다. 반대로 V형은 기울일수록 넒어진다.

왜 이런 차이가 생기게 만들었을까?

 우선은 타이어의 목적에 따라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다. 바이크는 보통 50도 이상 기울일 수 없다. 스쿠터나 아메리칸은 린 앵글이 그보다 더 작다. 반대로 GP머신은 70도에 달하는 린 앵글이 가능하다. 따라서, 타이어가 모두 원형이라면 스쿠터나 아메리칸의 경우 쓰지 않고 버려지는 부분이 많을 것이다. 그래서 린 앵글이 좁은 바이크에 사용되는 타이어 - 스쿠터나 아메리칸용 타이어는 타이어가 기울어지는 최대 각도를 감안하여 넒적한 모양으로 제작한다. 이렇게 제작하면 조금만 기울여도 타이어 끝 부분까지 쉽게 닿기 때문에 타이어 면적을 최대로 활용할 수 있다. 직선 주행시 타이어 면적이 넒어지는 효과가 있어 고속 주행시 안정성도 좋아진다.

 두번째 이유는 상황에 따라 다른 접지력을 생성해 타이어의 접지력을 최대한으로 활용하기 위한 것이다. 레플리카나 슈퍼모타드 등 린 앵글이 큰 바이크의 경우 원형의 타이어 프로파일이라도 타이어 끝까지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원형일때에는 직선주행이나 코너링이나 접지면적에 변화가 없다. 타이어 프로파일을 V형태로 만들면, 코너링시 접지면적이 커져 접지력과 선회성이 향상된다. 반대로, 직진주행이 중요한 투어러 등의 바이크는 U자 형으로 만들면 직진시 접지면적이 커져 안정성이 좋아진다.

 세번째 이유는 프로파일에 따라 바이크의 린 특성이 크게 변화하기 때문이다. 원형 프로파일은 기울임에 따라 접지면에 변화가 없기 때문에 차체를 기울여도 린 특성이 크게 변하지 않는다. 자연스러운 느낌이 장점이다. U형 프로파일은 넙적한 형태이기 때문에 차체가 쉽게 기울지 않는다. 반대로 V형 프로파일은 살짝만 기울여도 차체가 빠르게 반응한다. 빠른 린 동작은 빠른 코너링에 있어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코너링을 중시하는 타이어는 V형 프로파일을 사용한다.

 계속 한가지 타이어만 사용하여 프로파일에 따른 특성 변화를 느껴본적이 없다면, 새 타이어를 끼우는 순간을 떠올려 보자. 대부분 다 쓴 타이어는 중앙 부분이 많이 닳는다. 쓰면 쓸수록 U형 프로파일이 되는 것이다. 이것이 소위 말하는 "깍두기 타이어"다. 하지만 느린 변화이기 때문에 라이더는 프로파일 변화로 인한 특성 변화를 쉽게 알아채지 못하지만, 타이어를 새것으로 바꾸는 순간 급작스럽게 중앙 부분이 복원되면서 원래의 프로파일로 되돌아와 핸들링이 가벼워져 바이크 전체가 가벼워진 느낌이 들고 코너링시 생각보다 빨리 눕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사실 다 쓴 타이어라고 하더라도 접지력 자체는 새 타이어와 큰 차이가 없다. "새 타이어 낀 느낌"은 프로파일의 변화로 인한 것이다. 

목적에 따라 적합한 타이어를 선택하자

 시중에는 여러 타이어 메이커가 있다. 그리고 각 메이커에서도 여러가지 타이어가 나오고 있다. 같은 사이즈의 타이어라고 하더라도 여러가지 프로파일의 타이어가 생산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생각없이 타이어를 선택하면 원하지 않는 주행성을 보여 불편을 느낄 수 있다. 대체로 하이그립 타이어일수록 V형 프로파일인 경우가 많고, 투어링 타이어일수록 U형 프로파일인 경우가 많다. 이외의 스쿠터나 일상용 타이어들은 U자에 가까운 원형 프로파일이 많다. 투어링을 많이 다니는 사람이 "역시 비싼 타이어를 써야지" 라는 생각으로 하이그립 타이어를 선택하면, 엄청나게 짦은 마일리지(하이그립 타이어는 대체로 마일리지가 짦다) 와 약간만 움직여도 휙휙 누워 버리는 불안한 거동을 느끼게 될 것이다.

 사실, 유저가 직접 프로파일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제조사에서 목적에 맞는 프로파일을 연구하여 적용시켜 놓았기 때문이다. 유저는 라이딩 습관, 사용 목적에 따라 타이어를 선택하기만 하면 자신에게 적합한 프로파일을 가진 타이어를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직선 주행을 많이 해서 프로파일의 변화가 우려된다면, 멀티 컴파운드 타이어를 선택하면 된다. 보통 3층구조니 5층 구조니 하는 것들이다. 이런 타이어는 중심부는 딱딱한 재질을 써서 마모속도가 느리고, 측면부로 갈수록 부드러운 재질로 바뀌어 접지력이 좋아진다. 일상생활과 스포츠 라이딩 모두 같은 바이크를 쓰는 라이더라면 크게 환영할만한 타이어다.

-보배드림 바이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