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장르를 구축한 선구적인 퍼포먼스 크루저 바이크

 크루저 = 느긋한 정속 주행을 즐기는 모델. 다시 한번 생각해 보면, 원래 이러한 개념을 만든 것은 1900년대 초부터 V트윈을 계속 숙성시켜 온 할리 데이비슨이지만, 2002년에 할리가 발매한 V-ROD는 그 개념을 깨부수는 모델이었다. 물론, V-ROD에 크루저로서의 자질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슈퍼바이크 레이서나 드래그 레이서의 기술을 도입해 개발된 이 모델에게는 기존의 크루저와는 확연히 구분되는 운동 성능이 주어진 것이다.

 V-ROD가 시작한 “퍼포먼스 크루저”라는 분야에는, 이후 야마하(XV1700 워리어)나 스즈키(인트루더 M1500/1800), 두카티(디 아벨)등도 가세했다. 한편 할리 데이비슨은, 나이트로드나 스트리트로드, 시판 드래그 레이서인 VRXSE 등의 파생 모델을 추가해 나가지만, 5종이 라인업에 있었던 2006년을 정점으로서 최근의 V-ROD 패밀리는 축소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2012년도 V-ROD 라인업에는 애니버서리 에디션이 추가되어 모델수가 2종에서 3종으로 늘어났다.

독자적인 위치를 관철하면서도 다루기 편한 2012년형
 

 V-ROD의 특징에 대해서 말하자면……, 다른 할리 데이비슨을 기준으로 생각해보면 이 바이크는 특징 투성이이다. 우선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인 엔진은, 전통의 OHV2 밸브 공냉 45도 V트윈이 아니고, 로드 레이서인 VR1000(90년대 AMA 슈퍼바이크에 참가한 모델)을 베이스로 하는 DOHC4 밸브 수냉 60도 V트윈. 프레임 형식은 다른 할리 데이비슨과 같은 더블크레들이지만, 다른 할리 데이비슨이 옛날부터 이어져온 전통적인 수법으로 만들어지는데 비해 V-ROD는 수압을 이용한 하이드로포밍 공법으로 제작했다. 또한 흡기 스로틀 보디가 설치된 위치가 엔진 우측면이 아니고 위쪽이고, 클러치는 과다한 엔진 브레이크를 억제하기 위한 슬리퍼 클러치(2008년부터), 브레이크 캘리퍼/마스터는 브램보(2006년부터)를 장착했다. 하나하나 꼬집어 보면, V-ROD를 구성하는 부품은 대부분 다른 할리 데이비슨과 다르다.

 그런데 V-ROD의 2012년형에는, VRCDX 10th ANV(탄생 10주년 애니버서리 에디션), VRCDX(나이트로드), VRSCF(V-ROD 머슬)의 3종으로, 이 3종 중에서 컬러링 이외엔 동일한 구성을 가진 애니버서리 에디션과 나이트로드가 사양이 변경되었다. 할리 데이비슨 본사에서는, 테일 카울의 디자인을 변경, 프런트 포크가 정립식에서 도립식으로 바뀌고, 신형 휠을 장착(전후 모두 약 1400 g의 경량화를 실현)하는 등의 내용이 발표되고 있지만, 아시아인에게 있어서 가장 고마운 변화는 핸들 그립 위치가 약 76 mm, 좌우 스텝 바가 약 25 mm앞으로 이동한 부분일 것이다. 손발을 전방으로 쭉 뻗는 기존의 라이딩 포지션은 무리한 자세로 사나운 말을 타고 있는 듯한 느낌이라 그건 그것대로 재미있다고 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일상적을 타기에는 좀 불편했다. 하지만 2012년형은 핸들 그립과 스텝 바가 앞으로 이동하여 일단 라이딩 포지션이 상당히 좋아졌고, 승차중 손발에 쓸데없이 힘이 들어가지 않아서 그런지 핸들링도 더 좋아진 것처럼 느껴진다.

다른 바이크에서는 맛볼 수 없는 가속감과 의외로 충실한 코너링 성능

 V-ROD를 산다는 것은 몹시 용기있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쓰면 이미 구입한 분은 기분나쁘게 생각할질지도 모르지만, 2천만원이 넘는 큰 돈을 내고 할리 데이비슨을 산다고 하면 보통 전통적인 OHV2 밸브 공냉 45도 V트윈을 탑재한 빅 트윈을 선택할 것이다. 이상한 표현이지만, 할리 데이비슨다운 부분이 넘쳐나는 빅 트윈이지만, V-ROD는 잘 모르는 사람이 보면 할리 데이비슨이라고 생각이 들지 않는 외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로서는 시가지나 투어링에서 V-ROD를 타는 라이더가 보이면, “멋지다”, “뭘 좀 아는 사람이군”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빅 트윈의 매력을 부정할 생각은 없지만 V-ROD에는 이 바이크에서만 맛볼 수 있는 즐거움이 있다.

 내가 생각하기에 V-ROD에서 가장 큰 매력은 뭐니뭐니해도 가속감이다. "가속감"에서 "감"을 빼고 "가속"이라고 말하자면 V-ROD 이상의 가속을 하는 바이크는 얼마든지 있다. 하지만 스로틀을 과감히 열었을 때의 이 바이크의 가속감은 강렬하고, 시트 스톱퍼에 엉덩이가 짓눌려오며 시야가 서서히 좁아져, 머리가 뒤로 제껴지는 그 감각을 알게 되면, “이런 감각은 역시 V-ROD에서만 맛볼 수 있다”라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 즐거움은 빅 트윈으로 여유있게 흐르듯 주행할 때의 즐거움과 비교해도 더 좋다거나 나쁘다고 할 수 없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하고 있다.

 헌데, 너무나 가속감을 강조해 버리면 V-ROD를 직빨 바이크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것 같다. 내가 생각하는 V-ROD의 2번째 매력은, 공공 도로에서 코너링 성능이다.물론 예를 들어 최근의 슈퍼스포츠나 네이키드처럼 V-ROD가 부드럽게 코너에 진입해 칼같이 방향을 바꾸어 주는가 한다면, 전혀 그렇지 않다. 하지만 V-ROD는 이른바 “조종하는 맛”이 분명해서, 라이더의 조작에 대해 차체는 빈틈없이 반응을 나타내고, 반대로 차체 쪽에서는 생생한 정보가 전해져 온다. 그래서 길이와 무게를 염두에 두면서 코너를 공략하는 것이 꽤나 즐거운 것이다.

 하지만 기존 V-ROD의 차체는, 때에 따라서는 컨트롤이 곤란하거나 믿음직스럽지 않은 느낌이 들때가 있었기 때문에, 앞서 말한“조종하는 맛”을 느끼기 위해 라이더가 그에 대해 어느 정도의 감안하고 접근할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2012년형 애니버서리 에디션과 나이트로드는 라이딩 포지션의 변경이나 전후 서스펜션 변경, 휠의 경량화, 휠 베이스의 단축(1715→1705 mm) 등 라이더에게 편리하도록 변화가 있어 2011년형 이전과 비교하면 꽤 다루기 쉬운 특성으로 바뀌었다. 물론 다루기 쉬워졌다고 해도 해서 기본적인 특정 자체가 바뀌었다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올해 사양 변경으로 V-ROD는 확실히 입문하기 쉬워졌다고 생각한다.

-보배드림 바이크

 VRSCDX 브이로드 10th 애니버서리 에디션(10주년 기념 모델) 사양

사이즈(mm) = 전체 길이 2,440 × 전체 폭 890 × 전체 높이 1,065
휠 베이스(mm) = 1,705mm
최저 지상고(mm) = 115mm
탑승시 시트고(mm) = 650mm
보어×스트로크 = 105.0 × 72.0mm
최대 토크 = 105Nm/7,000rpm
탱크 용량 = 18.9L
연비 = 17.9km/L(항속주행) 14.5km/L(시가지주행)
엔진 = 레볼루션 엔진 (인젝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