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아래쪽 끝의 작은나라, 작은 도시에 있는 작은 오두막에서 온 한 노인과 오래된 바이크

 - 세상에서 가장 빠른 기록을 남기기 위하여

 바이크를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더 빠르게 달리고 싶어한다. 인간의 자연스러운 본능이다. 문제는 한번 자신의 바이크의 한계를 맛보아도 그보다 더 빨리 가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이 역시 인간의 본능이다. 하지만 대부분은 애프터마켓 파츠를 구입해 마력을 올리고, 일부는 그보다 약간 더 심하게 개조하는 정도다. 그리고 버트 먼로는 그보다 더, 한참 더 개조해 버렸다.   

 1920년, 먼로는 최고속도가 약 80km/h정도인 나오는 인디안 스카우트를 구입했다. 그는 자신의 오두막에서 바이크를 개조하는데 46년의 세월을 쏟아부었다. 그리고 63세의 할아버지가 된 뒤 구닥다리가 되어버린 그의 바이크로 보너빌 소금 평원을 341km/h의 속도로 질주했다. GSX-R1000을 쥐꼬리만한 예산을 가지고 직접 파츠를 디자인하고 만들어 1000km/h 의 속도로 질주하는것이나 마찬가지인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버트 먼로를 "세상에서 가장 빠른 인디언"이라는 영화를 통해 접했을 것이다. 이 영화에서는 버트 먼로 역으로 앤소니 홉킨스가 연기를 했다. 하지만 진짜 먼로는 어땠을까? 무엇이 보너빌에서 속도를 기록하기 위해 작은 오두막에서 25년이 넘는 시간을 보내게 했을까? 우리는 뉴질랜드에 살고있는 그의 아들, 존을 만나 먼로가 정말로 그랬는지, 왜 속도의 신으로서 그의 인생을 쏟아부었는지 알아보았다. 여기에 있는 먼로의 가족 사진은 대부분 이전에는 공개되지 않았던 것이다.

 허버트 J. '버트' 먼로는 뉴질랜드 남섬의 남쪽 끝에있는 인버카길 근처에서 태어났다. 버트의 아들은 "원래 철자는 Bert였어요. 하지만 미국인들이 그를 Burt라고 불러서 우리도 그에 따랐습니다." 라고 말했다.

 15세 무렵, 먼로는 그의 첫 바이크를 구입했다. 1917년 18세 무렵 그는 사이드카가 달린 클리노(Clyno)를 50파운드를 주고 구입했다. 사이드카의 시트를 떼어버린 후, 먼로는 그 바이크로 지역 레이스에 참가하고 인버카길 인근의 포트로즈 서킷에서 지역 최고속을 달성했다. 하지만 1920년 버트 먼로가 새로운 머신을 마주했을때, 그의 인생은 완전히 바뀌어 버렸다. 그것은 1919년식 인디안 스카웃이었다. 600cc 사이드밸브 V-트윈 엔진에 손으로 변속하는 3단 변속기와 발로 조작하는 클러치가 달린 바이크였다. 리어 서스펜션도 없었고, 앞 서스펜션도 2인치 정도 움직일 뿐이었다. 먼로 스페셜의 페어링에는 버트가 직접 도색한 "1920 Scout" 이라는 문구가 있기 때문에 이 바이크는 최근까지 1920년식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존 먼로는 이것을 바로잡았다. "그 모델은 1919년식입니다. 하지만 버트가 구입한 것은 1920년이라 그는 언제나 1920년식이라고 말했어요"

 처음 큰 개조를 한 것은 1926년이었다. 이때엔 주로 무게를 줄이기 위해 불필요한 부품을 떼어냈다. 그리고 라이딩 포지션을 바꾸기 위해 약간의 변경이 있었다. 1940년대 후반부터 1950년대 초반까지, 먼로는 순정 2캠을 대체하기 위해 자신이 직접  4캠 시스템을 디자인하여 제작했고, 푸시로드방식을 오버헤드 밸브로 바꾸었다. 몇년에 걸쳐 먼로는 피스톤, 실린더, 플라이휠, 캠에 독자적인 윤활 시스템까지 제작했다. 먼로는 돈이 없었기 때문에 정통은 아니지만 그의 공학적인 기지를 발휘해 놀라운 방법으로 제작했다. 그는 가스 회사에서 교체하고 버린 주철 가스 파이프를 용케 찾아내 실린더를 만들었다. 먼로는 오랜시간 지하에서 시간을 보낸 쇠가 "잘 숙성됬을 것이다"라고 생각했다. 낡은 트랙터 축을 수가공해서 컨로드를 만들었고, 슬릭 타이어를 만들기 위해 주방용 칼로 순정 타이어의 트레드를 전부 잘라냈으며, 해변에 구멍을 파서 주조 피스톤을 만들었다고 한다!

 먼로를 둘러싼 이런 소문들에 대해 그의 아들은 부정했다. "사실은 아닙니다. 아버지에 대해 너무나도 많은 소문이 있습니다. 이 이상한 이야기들이 전부 사실이었다면 보너빌에서 촬영을 할 때 사람들이 소문에 대해 끊임없이 물어봤을 겁니다. 뉴질랜드에서도 그랬을 거고요"

 버트 먼로에게 있어 가장 힘든 작업은 "시간을 알차게 쓰는 것"이었다. 먼로는 1970년에 이렇게 썼다. "최근 22년간은 거의 풀타임이었다. 거의 십년동안 매일 16시간을 투자했지만, 크리스마스 날 오후에는 쉬었다." 영화를 찍기 위해 먼로 스페셜의 복제 모델을 2대 제작한 브리튼 모터사이클의 웨인 알렉산더는 먼로가 그의 계획에 들인 노력과 시간에 놀랐다. "버트는 밀링 머신으로 30분 걸리는 조각 하나를 만들기 위해 40시간동안 손으로 깎았습니다" 또한 알렉산더는 먼로가 도면을 그리지도 않고 복잡한 구동 부품을 디자인하고 만드는 실력에 놀랐다. "그는 정말 대단합니다. 그는 손안에 커다란 이미지를 그릴 수 있었어요"

 먼로의 아들에 의하면 그는 공학적 재능을 타고났다고 한다. "아버지의 기술은 전부 독학입니다. 우리집안은 기계에 소질이 있는 편이에요. 삼촌 중 한사람은 전세계에 판매되는 농업용 기계를 발명했습니다. 나도 그 재능을 약간 물려받았어요. 몇가지 발명을 하고 특허를 받았습니다."

먼로는 바이크에 대한 집착 때문에 결국 가족과 떨어져 모든 시간을 바이크와 함께 보냈다. "어머니와 아버지는 1945년부터 별거하셨습니다. 아버지는 도시 반대편에 콘크리트 창고를 지어 바이크를 만지고 그곳에서 잠을 자며 생활했습니다."

- 보배드림 바이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