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친 느낌과 좋은 몸가짐이 절묘하게 균형잡힌 가와사키 혼신의 빅 네이키드 Z1000

 인젝션 특유의, 과격함 없이 부드럽게 구동력이 발생하는 매너가 좋은 바이크. 누구나 타기 쉽고 빠른 우등생 바이크가 당연한 시대가 되었다. 하지만 모든 라이더가 그것을 바라고 있는 것일까? 파워나 토크가 강하지만 다루는 데엔 약간의 요령이 필요하다. 이런 성깔 있는 바이크에 미소를 보내는 라이더도 많지 않을까?
 

 이번 시승한 Z1000은 확실히 그런 바이크다. 임팩트있는 비주얼과 라이딩 감각을 위해 외장 파트는 물론, 엔진과 모든 부품이 새로운 것이다. 101.5 kW(138PS)/9,600 rpm, 110 Nm(11.2 kgf.m)/7,800 rpm(유럽사양)이라는 수치도 훌륭한 것이지만, 그보다 더 중시된 것이 스펙으로는 알 수 없는 「자극과 쾌감」이었다고 한다. 이런 시대에 빅 네이키드를 처음부터 다시 만들어낸 가와사키의 마음가짐도 굉장하지만, 그렇게 완성된 Z1000이 거친 느낌과 다루기 쉬운 느낌이 절묘하게 조화되었다. 이 모델의 주목할만한 부분이라 말할 수 있다.

새로 태어난 가와사키 Z1000은 조종하는 즐거움이 남아있는 온순한 준마였다

 발 착지성이 좋은 편한 포지션이라고 간단히 속으면 안된다. 대담한 배기음을 내뿜는 Z1000은 마치 오른손에 스로틀이 아닌 스위치가 달려 있는 것 같이 민첩한 반응으로 지면을 박차기 때문이다. 엔진에서 뿜어져 나온 강력한 토크가 팍 뿜어져 나와 발진가속은 물론이고 기어가 어떤 단수에 있던지 그 강력함은 변화가 없다. 엔진 브레이킹을 걸면 백토크가 강하게 걸려 가속이든 감속이든 시프트다운을 할때마다 꿈틀댄다. 오랬만에 만난 야생마…그것이 Z1000의 첫인상이었다.
 

 하지만 고속 순항을 해 보니 그 판단은 실수라는 것을 깨달았다. 부드럽게 달리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하며 Z1000과 대화를 시도하면서, 어느새 자연스럽게 스로틀의 유격을 맞춘 뒤 천천히 오른손을 조작하게 되고, 코너 첫 시작의 가속에서는 약하게 리어브레이크를 잡아 가속시 체인에 전달되는 충격을 줄였다. 생각해 보면 애초에 리터급 빅 바이크라는것은 원래 그렇게 다루어야 하는 것이다. 최근 늘어난 타기 쉬운 바이크에 길들여져 대충 조작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Z1000이 가르쳐 주었다. 정확히 변속하는 것만 주의한다면 나머지는 걱정이 없다. 안심하고 레드존까지 올려도 되고, 사실 부산히 시프트를 조작하지 않아도 높은 기어를 넣은 채 오른손만 조작하고 달려도 충분히 빠르다. 일부러 3,000 rpm 정도의 저회전까지 내린 후 오른손을 풀 스로틀하여 토크감의 변화를 느끼는 것도 재미있다.

 핸들링은 직렬 4기통답게 기본적으로 안정성이 높은 편이지만 중심이 약간 높게 느껴지는 운동성 중시형이다. 코너에서는 진입시나 탈출시에 이상한 버릇이 없다. 강력한 저속 토크와 충분한 핸들 조향각을 가져 도심에서도 다루기 쉽고, U턴도 쉽다. 다만, 고속에서는 미터 바로 위에 얼굴을 대야 할 정도로 앞으로 숙여야 경쾌하고 뉴트럴한 핸들링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허리를 쓰지 않고 상반신의 액션만으로도 충분한 선회성을 발휘하기 때문에, 의외로 장거리 주행 피로감은 적다. 브레이크는 ZRX1200 DAEG등과 공통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프런트의 제동력은 강력 그 자체이지만 첫 시작은 온순하다. 움직임이 좋은 프런트 포크와 매칭도 좋다. 리어는 제동력이 좋고 컨트롤하기 편해 시가지 주행에서도 사용하기 쉽다. 다만, 세세한 부분을 보면 아쉬운 부분도 있다. 그다지 편하지 않은 시트와 반응속도가 느린 윙커다. 특히 윙커는 운동성이 높은 모델인 만큼 스위치를 넣자마자 점등하는 타입이 좋을 것이다.

 누구라도 탈 수 있을 만큼 쉽지는 않지만, 다루는 방법만 익히면 지극히 온순하게 원하는 대로 달려주는 준마, 그것이 Z1000이라 말할 수 있다.

스펙으로는 알 수 없는 자극과 쾌감을 위해 신형 장비를 아낌없이 투입

 신형 Z1000의 개발에 있어서, 비주얼 임펙트와 라이딩 임팩트라는 두가지가 테마였다. 구체적으로는 슈퍼 스포츠의 카울을 벗겨내는 간편한 수법과 구분되는 독자적인 디자인과, 스트리트에서 스포츠 라이딩이라는 쾌감을 추구한 모델이다. 그것을 위해 온갖 부품과 장비를 처음부터 다시 만들었다.

 배기량을 2009년형 953cc에서 1,043cc로 확대하여, 강하고 큰 토크와 날카로운 리스폰스가 특색인 수냉 4스트로크 4밸브 DOHC 병렬 4기통 엔진이 되었다. 77.0mmX56.0mm 지름을 약간 줄이고 스트로크를 늘려 롱 스트로크화 했다. 직경 38mm로 커진 다운 드래프트식 스로틀 보디, 약간 길어진 에어퍼넬 등과 조합하여 스로틀 리스폰스의 절묘한 타이밍과 파워를 추구했다고 한다. 즉 조심스럽게 다루지 않으면 덜컹덜컹 움직일 정도로 공격적인 성향을 의도적으로 주었다는 것이다.
 

 강성감이 좋은 차체도 새롭게 만들었다. 회전하는 크랭크 샤프트의 존재감이 전해지는 맛은, 엔진을 차체의 한 부분으로 사용하고 마운트를 3곳에서 4곳으로 늘린 메인프레임에 의한 부분이 크다. 뒤틀림 강성을 약30% 올리면서도, 단순한 트윈 스파 타입이 아닌 메인 튜브가 실린더 헤드 위쪽으로 가로지르는 타입으로 한 것은, 수냉 엔진다운 조형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고, 그만큼 섀시가 얆아졌기 때문에 생각보다 훨씬 좋은 발착지성에도 공헌하고 있다. 또한 리어 프레임이 알루미늄 다이캐스트 3피스 타입으로 변경되어 이전 모델보다 질량 집중화를 도모할 수 있었다.
 

전후 하체는 41mm 이너 튜브를 가진 도립식 프런트 포크와 수평에 가깝게 누워 있는 가스 봉입식 수평 백 링크식 서스펜션의 조합이다. 리어의 컴프레션을 빼고 댐퍼와 프리로드를 모두 조절할 수 있다. 리어 서스에 리저버 탱크는 없어졌지만 레이아웃의 개선과 링크 방식으로 엔진 열의 영향이 적어져 성능을 안정화시킬 수 있었고, 질량 집중화 효과도 있다. 브레이크는 300mm 웨이브 디스크와 래디얼 마운트 복동식 4포트 캘리퍼가 조합된 더블 디스크 브레이크, 리어는 250mm 웨이브 디스크에 핀 슬라이드식 1포트 캘리퍼로 강력한 브레이킹을 보여주는 사양이지만 의외로 부드러운 반응으로 시가지 주행에도 적당한 것은 이미 위에 적은 것과 같다.

 그 외에도 절삭 가공 휠, 스텝, 각도 조정 가능한 미터 유닛, 특이한 방식의 체인 어저스터 등 각부 부품의 질감이나 기능성도 좋다. 탱크 양 사이드, 벌집 모양 그릴이 달린 쿨 에어 시스템은 흡입 공기 온도를 안정시키기 위한 부품이지만, 기분 좋은 흡기소리를 내 주는 효과도 있다. 세세한 부분까지 배려한 부분에서, 가와사키의 자세가 전해져 오는 바이크다.

가와사키 Z1000 사양

엔진 형식：수냉 4스트로크 4밸브 DOHC 병렬 4기통
총배기량：1,143cc
보아×스트로크：77.0mm×56.0mm
최고 출력：101.5 kW (138PS)/9,600 rpm
최대 토크：110 N·m(11.2 kgf·m)/7,800 rpm(EUR/MYS)
트랜스미션：상시 서로 맞물림식 6단 리턴
전체 길이×전체 폭×전체 높이： 2,095mm×805mm×1,082mm
시트고：815mm
휠 베이스：1,440mm
무게：218 kg(ABS 제외)
탱크 용량：약 15L
타이어 사이즈：120/70 ZR17M/C(58 W)(프런트)
타이어 사이즈：190/50 ZR17M/C(73 W)(리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