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이탈리안의 피

 스포츠 바이크와 스쿠터를 중심의 라인업을 가진 이탈리아의 바이크 메이커 아프릴리아. 아프릴리아는 레이스 활동도 활발하게 참가하고 있다. 2010년 시즌엔 월드 슈퍼 바이크에서 챔피언을 획득했다. 또한 모토GP의 하위 클래스인 GP250, GP125 경량 클래스에서 압도적인 파워를 자랑하여, 한 시대를 풍미한 것은 레이스 팬이 아니라도 알고 있을 만큼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전통적으로 아프릴리아는 레이싱 테크놀로지를 마음껏 쏟아 넣은 스포츠 모델을 간판으로 내세우고 있다. 스포츠 주행을 철저히 고집한 만듬새는, 일제 슈퍼바이크에서는 볼 수 없는 매력이 있어, 스포츠 라이딩을 사랑하는 라이더들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그런 아프릴리아가 만든 라이트 웨이트 스포츠의 최신 모델이 바로 RS4 125이다. 이전 모델인 RS125는 34 마력을 발휘하는 2스트로크 엔진을 탑재한 과격한 머신이었지만, 후속차종인 RS4 125는 환경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4스트로크로 바뀌며 이름에 "4"가 붙었다. 4스트로크로 변경됨에 따라 최고 출력은 낮아졌지만, 퓨어 스포츠를 추구하는 정신은 조금도 쇠퇴함이 없다. 아프릴리아가 자랑하는 라이트 웨이트 스포츠 모델중 최전선에 있는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알루미늄 프레임에 전용 엔진 채용
125cc를 넘어선 하이 스펙

 아프릴리아의 스포츠 모델의 이름인 RS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 만큼 RS4 125의 차체 구성은 실로 본격적이다. 본격 레이서다운 페리미터 프레임*을 채용했고 그 소재는 알루미늄이다. 125 클래스의 머신에서 페리미터 프레임을 채용한 예가 없지는 않다. 하지만 그 대부분은 스틸로 제작되어 있다. 고가의 알루미늄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RS4 125가 진심으로 레이서 레플리카를 지향했다는 것이 느껴진다. 또한 도립식 프런트 포크나 스틸제의 좌우 비대칭 형상의 스윙 암 등 섀시는 실로 호화스러운 파츠로 제작되어 있다.

 RS4 125에는 기본 컴퍼넌트를 공유하는 머신이 있다. 같은 피아지오 그룹에 속하는 데르비의 125 스포츠 GPR125 4 T4V가 그것이다. 이 두 바이크의 엔진이나 섀시는 외형으로 보면 꽤 비슷하니잠 내용물은 크게 다르다. 특히 손이 많이 간 것이 엔진이다. 캬브레터 방식을 사용하는 데르비에 비해, RS4 125는 전자제어식 인젝션을 채용했다. 또한 실린더, 피스톤, 실린더 헤드, 트랜스미션도 RS4 125 전용 부품이 사용되어 실질적으로보면 새로운 엔진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RS4 125의 스타일링에서 큰 포인트가 되는 것이 바로 카울이다. 아프릴리아의 플래그쉽 리터급 슈퍼 바이크 RSV4 가 생각나는 카울링은, 어퍼카울, 사이드카울, 시트카울의 디자인뿐만 아니라 치수도 RSV4와 동일하다고 한다. 배기량이 거의 10배나 차이나는 머신의 카울을 그대로 가져와 장착하면, 디자인이 엉망이 되어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그런데 RS4 125의 외관은 실로 자연스럽다. 카울의 하부나 테일 부분은 매우 날씬한데 너무 과한듯한 인상이 전혀 없는 것이 훌륭하다. 그 형태는 최신 슈퍼스포츠 그 자체다.

 머신에 않아 보면, 핸들은 낮고 상체도 나름대로 심하게 기운다. 하지만, 탱크가 짧아 착석 위치와 핸들 위치가 가깝기 때문에 상반신은 비교적 편하다. 스텝 위치는 꽤 뒤쪽으로 배치되어 있지만 높이는 비교적 낮아 하반신도 그다지 거북하지 않다. 스포츠 라이딩만을 생각한다면, 조금 더 스텝 위치를 높게 해도 괜찮았겠지만 일상적인 사용을 생각하면 좋은 느낌의 포지션이다. 시트고는 820 mm로 리터급 바이크수준이지만 차체가 날씬해서 발 착지성은 양호하다. 레플리카 머신 치고는 핸들 조향각이 커서 다루기도 쉽다. 과격한 스타일링과 다르게 RS4 125는 생각보다 라이더에게 친숙하게 다가온다.

 하지만, 달리기 시작하면 그 스파르탄한 성격이 드러난다. 엔진은 한마디로 고회전형이다. 하지만 단순한 고회전 특성인가 하면, 그것도 좀 아니다. 저중속 회전 영역에서도 그만큼 토크가 있어 출발시 곤란한 일도 없다. 하지만 회전하는 느낌이 그다지 기분좋지는 않다. 6,000rpm이하의 회전수에서는 진동도 많고 리스폰스도 별로다. 하지만 고회전 영역으로 들어간 순간, 성격이 확 바뀐다. 엔진이 부드럽게 돌기 시작하고 RPM은 훨씬 샤프하게 상승한다. 파워 밴드는 7,000rpm부터 시작하고, 그순간부터 레브 리미트가 작동할때까지 실로 상쾌한 감각을 보여준다.「고회전밖에 사용할 수 없다」가 아니고 「고회전이 재미있다」라는 의미에서 고회전형인 엔진이다.

 피크 파워는 10,500rpm에서 발휘되지만 그보다 높은 rpm에서도 엔진은 여전히 돌고 있다. 타이트하게 설정된 크로스미션을 살려 자주 기어를 바꾸며 고회전을 유지하며 달린다. 이것이 RS4 125를 즐기는 방법일 것이다. 옵션으로 퀵 시프터를 선택할 수 있는 점도 좋다. 풀 스로틀을 유지한 채 시프트 페달을 올리면 기분좋게 기어가 올라간다. 이 퀵 시프터는 아프릴리아의 최상위 모델인 RSV4 APRC의 기술이 그대로 들어가 있다고 한다. 장착을 추천하고 싶은 아이템이다.

 차체를 살펴보면 실로 스포티하다. 섀시의 세팅 자체가 안정성보다 운동성을 중시한 아프릴리아의 스포츠 모델과 비슷하여 지극히 경쾌한 핸들링을 보여준다. 차체가 가볍다는 점을 빼고 생각해도 가벼운 느낌이다.다만 전후 서스펜션은 좀 더 침착한 느낌이었으면 좋겠다. 피칭을 일으키기 쉬워 코너링의 계기를 만들기 쉬운 세팅이지만 코너링 도중에는 좀더 움직임을 잘 잡아주었으면 하는 느낌이다. 프런트에 확실히 하중을 걸어 선회하는 최신 라이딩 스타일과 매치하는 세팅이다. 광적인 엔진 특성, 차체 세팅이면서도 일상적으로 다루기 쉬운 부분은 잊지 않은 부분이 좋다. RS4 125는 그런 양면성을 공유하고 있는 바이크다.

-보배드림 바이크

아프릴리아 RS4 125 제원

엔진 = 4 스트로크 수냉 시스템단기통 DOHC 4 밸브
보어＆스트로크 = 58×47 mm
총배기량 = 124 cc
압축비 = 12.0±0.5:1
크랭크 샤프트 최대 출력 = 11 kW(15 HP)/ 10,500 rpm
크랭크 샤프트 최대 토크 = 10.9 Nm(1.1 kgm)/8,250 rpm
이그니션 = 전자 제어식 연료 분사 시스템(38 mm스로틀 보디)
트랜스미션 = 6단
클러치 = 습식 다판 클러치
샤시 = 알루미늄리메타후레임
프런트 서스펜션 = 텔레스코픽 물구나무 서기 포크 41mm
리어 서스펜션 = 모노샥, 비대칭 스윙암
프런트 브레이크 = 300 mm스테인리스 디스크　4 피스톤 래디얼 마운트 캘리퍼
리어브레이크 = 218 mm스테인리스 디스크　1 피스톤 캘리퍼
타이어 = 프런트：100/80-17　리어：130/70-17
치수(mm) = 길이：1,968 / 폭：760 (핸들 바)/ 높이：1,135 /시트고：820 /휠 베이스：1,353
차량총중량 = 145 kg (장비 중량)
탱크 = 14.5리터(리저브 3.5리터)
칼라 = 레이싱 블랙, 레이싱 화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