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일 끝나고 날도 추운데 다들 고생했다고 간만에 회식을 했습니다.

1차 2차...

3차에 노래방을 갔습니다.

노래방 점수에 따라 4차를 누가 쏘느냐 내기 노래 시합을 했죠.

한참 노래 하던 중에 왠 여경이 문을 열고 둘러보고 나가는 겁니다.

무슨 일인지, 왜 들어왔는지 얘기도 없이 열고 나가길래 노래방 단속인가 생각했죠.

하지만, 공무집행이라도 무슨 일때문인지 자초지종을 얘기 해야 하는것 아닌가요?

아무리 단속이라도 한참 흥에 겨운 분위기에 찬물을 쫙 부어버리는 분위기....

좋은게 좋은거라고,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 가자고 했습니다.

조금 있다가 사장님께 여쭤봤습니다. 무슨 일인지?

누가 도박한다고 신고 한 것 같다고 하시더군요.

이해가 안되죠. 무슨 노래방 불법 영업도 아니고 도박이라니???

이상한 사람이 신고 했나 보다 하고 깨진 분위기 억지로 살려가며 다시 분위기를 올리는데...

이번엔 때로 경찰들이 들어오는 겁니다.

신분증을 보자는 겁니다.

경찰이 직접 무슨 상황인지 얘기해 줘야 하는 것 아닙니까?

물론 사장님께 물어봐서 어떤 신고였는지 들었지만,

들어온 경찰들은 처음부터 자초지종을 설명해 주지도 않았습니다.

마치 당신들은 현행범입니다 하는 분위기 였습니다.

시간은 밤 11시 30분쯤, 우리 방에는 남자4 여자1 ...

다 같이 10여년간 알고 지내며 같이 일하는 동료...

당연 어디 내놔도 결격 사유 없는 사람들이니,

신분증 보여주고 신원 조회 해도 아무 문제가 될건 없었죠.

범죄 경력 조차 없는 깔끔한 시민이었기 때문에...

하지만, 마치 대학 다닐때 데모하는 수배범 찾는다고, 사복경찰이 신분증 조사 하면서

학교 들어가는 학생들 일거수 일투족 감시하는 느낌이랄까?

회식 분위기 다 깨진것은 물론이고, 설사 그 노래방이 무슨 도박범들 소굴이라고 하더라도,

무슨 단속을 그리 허술하게 하는건지? 정말 도박범들이 있었다면, 다 도망 가라는 분위기...

오히려 멀쩡한 시민들 꼬투리라도 잡히면 도박범으로 몰아 잡아가겠다는 심사가 아닌가 싶기도 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노래방에서 떳떳이 결재하고 노래부르는데 무슨 문제가 있나요?

더구나 노래방은 선불이잖아요. 무전 취식도 아니고...

이제는 노래방 이용 하는 사람도 다 범죄자가 되는 세상인건가요?

물론 추운 밤에 고생하시는 경찰분들 까고 싶어서 쓴 글은 아닙니다.

누구에게 해가 되게 하고 싶지도 않구요.

하지만, 딱봐도 일반인이라면 경찰이 아니라 그 누구라도 그렇게 무턱대고 범죄자 취급하는 것은 아니죠.

하도 열받아서 같이 있는 동료 폰으로 자초지종 양해도 없이 들어온 경찰들 사진을 찍어 놨습니다.

특히, 마스크 쓰고 눈 동그랗게 뜨고 주민번호 부르라고 다그 치던 여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