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저는 최근 보배드림에서 이슈된 전남 완도 모닝 차량 보복살인 미수 사건의 피해자 변호사입니다. 동영상의 피해자가 제 사촌 작은 아버지이고, 저 역시 사건이 발생한 인근 섬에서 태어났습니다.
제가 제 고향의 이미지가 실추되고, 제보로 인해 어쩌면 한다리만 건너면 알 수 있는 경찰을 비롯한 공무원들이 곤란해질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인간적인 번민이 있었지만 결국 제보를 하게 된 이유는 다른게 아닙니다. 제가 어렸을때 보고 자란 저희 사촌 작은아버지, 이 세상 누구보다 가난하고 못배운 환경에서 자기 몸 하나로 성실하고 열심히 살아왔던 저의 가족을 지키기 위함이었습니다. 저희 가족들 역시 한 인간이기에 허물이 있고, 사건이 공론화되면 어쩌면 우리를 욕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걸 알면서도 절박함이 컷기에 용기를 냈습니다.
많은 분들이 같이 분노해주셨고, 그 관심으로 몇몇 언론에 기사가 나가면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주고 계셔서 불안하지만 버틸 수 있는 힘이 생기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변호사이기 이전에 피해자의 가족으로써 정말 감사드립니다.
지난 4년간 제가 이 사건을 담당하면서 느꼈던 감정은 무력감 그 자체였습니다. 검찰은 사건을 뭉개다시피 했고, 가해자에 대한 수십억의 횡령배임 혐의가 있음에도 계좌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하나 조차 신청한 적이 없습니다. 가해자가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기에 마치 검찰이 대단히 수사를 잘해서 그런 결과가 나온 것처럼 보여질 수 있지만, 가해자에 대한 범죄의 객관적인 입증이 상당부분은 피해자의 변호인들의 피땀어린 노력의 결과입니다.
계좌를 확인할 충분한 정황이 있었음에도 검경은 영장을 청구해 계좌를 확인하지 않았고, 너무 답답하여 저희 쪽에서 법원에 금융거래정보제출명령을 신청했던 것입니다. 그 조차도 법원에서 채택을 미뤘고, 동시에 진헹 중이던 다른 민사사건 재판부에 같은 신청을 하여 운좋게 회신을 받게 된 것입니다.
그 결과 수많은 차명계좌가 발견되었고, 도저히 pdf 파일로는 돈의 흐름을 알 수가 없어서(법원의 회신은 엑셀이 아닌 pdf 파일을 볼 수 있는게 현행 전자소송 시스템의 한계입니다), 같은 내용의 신청을 하며 편집이 가능한 엑셀 파일을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다행이 이를 법원이 받아들여, 엑셀 파일에 대한 제출명령을 내려주었습니다.
문제는 은행들의 일부가 소송당사자에게 엑셀 파일을 준 전례가 없다며 엑셀파일 제공을 거부하였고, 온갖 사정을 해가며 결국에는 모든 엑셀파일을 받아냈습니다. 그런데 각 은행마다 회신 포맷이 달라 이를 다시 통일된 포맷으로 합치는 노가다를 하였고, 최종 파일을 만들어 시간순서로 정렬을 하였습니다. 그렇게 만든 계좌내역을 저희가 가지고 있는 결산서 장부와 대조하였고, 지루한 작업 끝내 가해자의 범죄행위를 낱날이 밝혀내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를 검찰에 제공했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수사는 답보상태였고, 그래도 그렇게 명백한 계좌내역이 있으니 공정하게 수사가 진행되리라는 믿음으로 기다렸습니다. 시간이 지나도 검찰에서 고소인 조사 조차도 이뤄지지 않았고, 그 과정에서 저희 작은어머니가 극심한 스트레스로 정신과 치료까지 받게 되는 상황이 생겼습니다.
그러한 기다림 끝에 검찰이 결국 적극적으로 수사를 시작했고, 2019년 7월경에 가해자와 가해자의 아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그간 가해자의 명백한 증거인멸 정황이 있었기에 아무리 부자지간이라고 해도 최소한 가해자는 구속될 것으로 믿었으나, 결과는 가해자와 가해자 아들 모두 구속영장이 기각되었습니다.
엄청난 충격을 받았고, 변호사로서 자괴감이 들었습니다. 솔직히 말해 제가 돈만 있다면 먹여살릴 가족이 없다면 변호사를 그만두고, 다른 일을 해보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습니다.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가해자 부자는 더더욱 당당해졌고, 그렇게 1년간의 재판을 거쳐 2020. 9. 2. 자에 가해자의 아들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이, 가해자에게 징역 4년이 선고되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설마설마 했지만 결국 가해자가 법정구속이 되지 않았습니다.
같은 날 가해자를 이사 및 대표이사에서 해임하는 결정이 선고되었고, 2주 뒤에 가해자에 대한 이사 및 대표이사 직무집행정지가처분 결정이 선고되었습니다.
정말 개고생을 해서 3년이 넘는 재판 끝에 직무집행정지가처분 결정까지 받았는데, 불구속된 가해자는 법원의 결정을 무시하고 여전히 회사에 출근하여 직원들에게 업무지시를 하고, 회사 돈을 본인 개인회사에 이체하는 등이 행위를 지속하였습니다. 그것만 했다면 다행이겠지만 피해자 측이 회사에 출입하는 것조차도 일방적으로 막으며, 도저히 상식으로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을 지속하였습니다.
이에 어쩔 수 없이 추가로 업무방해금지가처분 및 간접강제 신청을 하였고, 일부 패소하였지만 최소한 피해자 측의 사무실 출입을 막아서는 아니되고, 이를 위반할 경우 위반행위 1회당 200만원을 지급하라는 결정이 2021. 2. 중순경에 선고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해자 측은 여전히 피해자 측의 사무실 출입을 막았고, 피해자 측의 차량을 막아버리고, 피해자들이 설치한 컨테이너를 포크레인으로 부셔버리는 막무가내 행동을 지속하였습니다.
그렇게 가해자의 행동이 점차 과격해진 것에는 수차례 피해자 측이 112에 신고하여 출동한 경찰에게 최소한 본인들의 눈앞에서 벌어지는 범죄행위는 제지를 하고, 정도가 심하면 현행범 체포를 해달라고 요청했음에도 경찰은 그저 수수방관하며 고소장을 제출해라는 취지의 말을 했을 뿐입니다.
그런 방관 속에서 2021. 4. 5. 오전 8시 20분 경에 저희 작은아버지가 가해자의 차에 치인것입니다.
다행히 크게 안다쳤지만, 재수없는 놈은 뒤로 자빠져도 코가 깨진다는 말처럼 만약에 머리를 다쳐 뇌출혈이 생겼다면 죽거나 불구가 되었을 것입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그래도 그렇게까지 불행한 일이 발생하지 않있기 때문에
저런 일이 있었음에도 출동한 경찰은 cctv 등의 증거를 확보했다면서 가해자를 현행범 체포하지도 않고 집으로 돌려보냈고, 다음날 오전 11시에 조사를 하였습니다. 그렇게 하루를 번 가해자는 지금 살인의 고의를 부정하고 과실을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을 보면 알겠지만 당연히 살인미수로 영장을 쳐야하겠지만, 특수상해로 영장을 청구하는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였습니다.
다짐을 했습니다. 이번에 또 구속영장이 기각된다면 우리 작은아버지가 죽을 수도 있겠다는 공포를 느꼈기에, 절대로 구속영장이 기각되어서는 안된다.
그래서 언론에 제보하고 보배드림에 글을 쓰게 된 것입니다.
이런 일이 처음이라 공론의 장의 나간다는 것이 두렵지만, 제가 아무리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이건 좀 너무한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고, 그나마 저희 작은아버지는 조카가 변호사고, 어느 정도 경제적 자력이 있으니 버티는 것이지, 돈이 없고 힘이 없는 많은 사람들이 당했을 억울함이 얼마나 컸을지 감이 잡히지 않습니다.
상식이 통하는 세상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저희가 보배드림에 올린 글을 보고 많은 분들이 경찰만의 잘못인 것으로 생각하시는거 같지만, 제 생각에는 검찰과 법원도 자유로울 수 없다고 보입니다.
이 글을 통해 제가 가해자들로부터 보복을 당할수도 있고, 비난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지만, 저는 제 사촌작은아버지를 지키기 위해 용기를 냈고, 여러분들의 관심에 저희를 지켜주리라 소망합니다.
더불어 댓글 중에 전라도에 대한 비하의 발언을 하시는 분들이 종종 계시는데, 과연 이 문제가 전라도에 국한된 문제일까요? 경상도, 충청도, 강원도, 제주도, 경기도에서는 이런일이 없을까요? 제 생각에는 지역의 문제가 아닌 우리 사법시스템이 가진 한계의 문제라고 보입니다.
자신의 환경과 철학 그리고 경험 등이 달라 정치적 견해가 다를 수 있지만, 그런 편견으로 죄 없는 많은 호남인들을 비하하지 말아주세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내일 토요일 오전에 구속영장실질심사가 있을 것 같네요. 결과를 확인하면 공유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추가글 : 가해자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었습니다. - https://www.bobaedream.co.kr/view?code=freeb&No=2252386
우려 했던 일이 벌어졌습니다. 죽이겠다고 사람을 치고 실제로 죽여버릴려고 했다고 말했음에도 경찰은 현행범 체포도 하지 않고, 살인미수가 아닌 특수상해로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은 그 영장마저도 기각을 하네요. 변호사로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고, 주변 여러 변호사들에게 의견을 구해도 같은 의견입니다.
도대체 영장판사는 왜 영장을 기각시킨건지 알아야겠습니다. 저희가 싸울 수 있게 힘을 주세요. 아래 국민 청원에 함께 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 국민청원 링크 :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Temp/4jRZKq ###
|
깨끗한 게시판 문화를 위해 음란광고, 화상채팅 등 불법 광고를 꼭! 신고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