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대학 자취시절~~
뭔놈의 술을 그렇게 많이 퍼 마셨던지~~~
나의 자취방은 동아리 친구들의 아지트였어~~
허구헌날~~ 삽겹살에 소주한잔이 그렇게 즐거웠지~~
우리뿐만 아니라 옆집 그옆집 학생들의 생활도 비슷 하지
않았을까?
자취방들로 둥그렇게 둘러쌓인 밭이 하나 있었어~~
상추며 풋고추며~~ 대파 등등 야채로 가득한 밭~~
이근처 자취생들은 이곳에서 고추나 상추를 몰래
뜯어다먹곤했는데~
암묵적인 룰이 있었지~~
당당히 뜯어오면 안되고 몰래~~~
최소한의 예의랄까~~~
고장난 가로등의 불이 언제 들어올지 모르니~
깜깜할때 잽싸게 후두둑~~~
날도 후덥지근한 깜깜한 밤~
뒷문밖에서서 담배한대를 피고 있노라면 ~~
오늘도 영락없이 캄캄한 밭한가운데 인기척이~~~
여대생 두명이 풋고추와 상추를 뜯으러 왔더군~~
담배 연기를 하늘에 내품으며~~한마디 날리지~~
"오늘 고기 먹나봐~~~"
저쪽 자취방에서 모르는 남자도 담배를 피우며~~
" 적당히 따가~~~"
들은척 만척 깜깜한 밭에서 조용히 고추를 따고 있던
그때~~
지지직 거리며 가로등 불이 켜졌지~~
자주 있는 일이라 뭐~~
여대생 두명은 나몰라라 얼굴을 땅에 쳐밖고 가로등이
꺼지기를 기다리지~~
그때 저편에서 다른 남자가~~
"야~~야~~다들켰어"
나도 한마디 거들지~~
"적당히 들 따가~~~"
지지직~~ 다시 가로등이 꺼지고~~~깜깜한 밤 ~~~
이때다 싶어~~후다닥~~
잽싸게 달려 나가지~~
아마 계절상 이쯤 되었을거야~~
문득 생각나서 지껄여 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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