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배드림

 국내 모터사이클 시장이 갈수록 쪼그라드는 가운데 수입 모터사이클이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에 이어 모터사이클도 수입산이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것이다.

 19일 모터사이클업계와 한국이륜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모터사이클 시장 규모는 8만7천대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기 전인 2008년의 14만5천대에서 40%나 주저앉았다.

 이륜차협회 회원사가 아닌 업체들의 판매 실적이나 병행수입 실적이 제외된 이륜차협회의 통계를 봐도 2008년 11만377대였던 것이 지난해 7만2천712대로 34.1% 줄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8만7천대로 위축된 시장 규모는 2010년 9만5천대로 반짝 회복했다가 2011년 9만대, 2012년 8만7천대로 다시 움츠러들고 있다.

 이런 와중에도 배기량 125㏄ 이상 대형 모터사이클은 고속 주행이나 동호회, 모터사이클을 이용한 여행 등 레저·취미 수요의 증가로 외려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다.

 2008년 7만1천대로 정점을 찍었던 대형 모터사이클 시장은 2009년 4만3천대, 2010년 4만2천대로 바닥을 친 뒤 2011년 5만3천대, 2012년 6만1천대 등으로 회복하는 중이다.

 이에 힘입어 BMW의 모터사이클 부문인 BMW모토라드와 할리데이비슨 등 고가의 프리미엄 모터사이클을 판매하는 업체들은 지난해 국내 진출 후 처음으로 연간 판매량 1천대를 넘겼다.

 지난해 BMW모토라드는 1천107대, 할리데이비슨은 1천72대를 팔았다. 특히 할리데이비슨이 2007년 868대에서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는 사이 BMW모토라드는 2007년 339대에서 빠르게 판매량이 늘고 있다.

 혼다코리아 역시 2010년 스쿠터 기종인 PCX를 들여오면서 판매량을 급격히 늘렸다. 2009년 1천920대였던 혼다의 판매량은 지난해 6천177대로 껑충 뛰어올랐다.

 반면 학생들의 통학 수단이나 중국음식점, 치킨집, 슈퍼마켓, 신문, 우편물 등의 배달 용도로 쓰이는 스쿠터나 커브형 모터사이클은 계속 판매량이 줄고 있다.

 생활형 또는 영업용 소형 모터사이클 판매량은 2007년 13만9천대로 최다를 기록한 뒤 2008년 13만8천대, 2009년 8만3천대, 2010년 9만1천대, 2011년 8만5천대, 2012년 8만1천대의 판매 실적을 거뒀다.

 이는 고스란히 토종 모터사이클 업체들의 고전으로 이어진다. 국내 1위 업체로 소형 이륜차 시장의 강자였던 대림자동차는 2008년 내수 시장에서 7만8천437대를 팔았는데 작년엔 4만3천944대에 그쳤다.

 대림과 함께 시장을 양분해온 S&T모터스[000040]도 같은 기간 판매량이 2만4천429대에서 1만5천21대로 줄었다.

소형 모터사이클이 주력인 토종업체는 입지가 좁아지는 반면 고출력·대형 중심의 수입업체는 불황 속에도 시장을 키워가는 중이다.

 업계는 모터사이클 시장의 위축에 일단 경기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영업용 모터사이클 비중이 절대적으로 큰데 경기가 워낙 안 좋다 보니 교체 시기를 뒤로 미루면서 판매가 줄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시장을 공략하는 쪽인 혼다코리아 관계자는 "스쿠터 PCX의 판매 추이를 보면서 고객들의 요구에 맞는 좋은 제품을 들여오면 분명히 수요가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슈퍼커브 등 새 제품 출시는 기존 고객을 빼앗아오겠다는 것이 아니라 파이를 키우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성호 기자 sisyphe@yna.co.kr

출처-연합뉴스

<본 기사의 저작권은 연합뉴스에 있으며,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