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역 코로나전담병원 중환자병동에 온 지 이제 3주가 지나갑니다. 평소같은 일반 환자들은 산소포화도가 떨어지거나, 숨쉬기 힘들어하기만 해도 중환자실로 환자를 내려버립니다. 1분 1초 혈압감시에 산소포화도 감시할 수 있으니 기관삽관하고 인공호흡기 처치할 수 있는 준비가 돼 있는 장소로 환자를 이동시키고 상태를 지켜보면서 필요시 즉각적인 처치를 할 수 있는 환경이 환자안전에 제일이죠.
코로나환자는 해당병동 외 로 벗어날 수가 없으니 중환자실 간호사들이 일반병동으로 와서 환자를 봅니다. 그렇게 저는 원래있던 중환자실에서 코로나 병동으로 파견을 왔고, 내과계 중환자실, 외과계 중환자실 간호사만으로도 모자라 몇년을 신생아만 봐오던 신생아 중환자실간호사에게 몇시간 인공호흡기 및 성인 중환자 간호를 가르치고는 코로나병동에서 성인 중환자를 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인력이 모자라서요. 일반 병동 간호사를 1주일 정도 트레이닝시켜서 휴식시간 교대인력으로 두었는데 환자가 늘어나면서 트레이닝받은 병동간호사마저 중환자를 보고 있는 실정입니다. 내과/외과/신생아 중환자실은 간호사를 그만큼 뺐으니 베드수를 줄여서 환자를 덜 받고 있는데, 중증도가 높은 환자가 오면 초토화에요. 중간연차들이 다 코로나병동 파견 가있으니 4년차이상의 경력간호사와 1년내외의 경력인 신입간호사가 중환자들을 모두 보고 있고, 인력을 빼다보니 응급상황이나 입실환자나 수술 후에 중환자실 입실하는 환자를 봐야하는 경우에는 손이 모자란 경우가 너무 너무 많아서 중환자실은 중환자실대로, 코로나병동은 코로나병동대로 힘에 부칩니다. 중환자실에 필요한 카트부터 약물, 물품들이 병동에는 구비되어있지 않은 경우가 많아요. 지금은 조금 체계가 잡혔다고는 하지만... 중환자실처럼 꾸민다고해서 일반병동이 중환자실이 될 수는 없는 것이죠.
오늘은 중환자가 늘어나는 바람에 환자를 볼 간호사가 없어 조금 넉넉한 병원으로 전원을 보내기로했어요.
전원해주는 팀이 왔는데 오기 직전부터 환자가 깨면서 인공호흡기랑 호흡이 안맞아지고, 인공기도관을 혀로 내밀어 버려 다시 고정해도 산소포화도가 불안정해지기 시작하는데... 진정제를 쓰니 혈압이 떨어지고 흔히 말하는 바이탈이 흔들리는데, 그 상황을 목격하고 있던 전원팀에서 이 상태로 환자를 그 병원으로 이송할 수 없다. 땅땅땅해버리고 팀은 돌아가버리고.... 온전히 모자란 인력으로 환자를 보는데 미치는 줄 알았습니다.
급속도로 환자상태가 안좋아지면서 얼마나 방호복 입고 뛰어다니고 휴식시간도 없이 3-4시간동안 격리공간안에 갇혀있어서 그런지 너무 피곤한데 세포 하나하나가 살아 있는 느낌이 들어 퇴근하고 3시간이 지나도록 잠도 안오네요.
한숨이 깊이 담긴 넋두리이지만... 간호인력이 늘어나야하는데 병원내에 숙련된 중환자실 간호사가 없습니다... 그래서 이런 호흡기감염병이 3-4년에 한번씩 유행하는데 그에 맞춰 대비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중환자실 내 간호인력이 많아야 이런 재난상황에서도 유연히 대처할 수 있는데 없는 인력 끌어다 쓰고 끌어다 쓸 인력이 없으니 신생아중환자실에 있는 간호사까지 데려올 정도면... 정말 할 말없는 상황인거죠... 어렵습니다...
다른 감염병이 또 다시 온다면 언제든 환자 곁을 지키고 감염병과 싸울수는 있지만, 그때는 조금 더 나은 환경과 상황이길 바라봅니다.
고맙습니다. 건강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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