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배드림 형님들, 동생분들. 점심먹고 노곤노곤해지니 예전 백화점 보안팀에서 야간 근무 서던 시절이 문득 떠올라 넋두리 한 번 적어봅니다. 지금은 다른 일을 하고 있지만, 가끔 백화점 지나갈 때마다 그때 발바닥 불나게 뛰어다니던 생각에 헛웃음이 나오곤 하네요.
그때 저는 젊은 패기에 시작했지만, 시스템을 알면 알수록 '이게 맞나?' 싶은 순간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보통 백화점이 저녁 8시나 8시 반쯤 폐점을 하죠? 손님들 다 나가고 나면 그때부터 진짜 지옥의 스케줄이 시작됩니다. 밤 10시가 되기 전까지 쉴 틈도 없어요. 주간조랑 인수인계하고, 그 넓은 백화점 내부 셔터 하나하나 다 내리고, 에스컬레이터 동작 멈추는 작업까지... 이 넓은 건물 단속하는 것만 해도 이미 진이 다 빠집니다.
문제는 그게 끝이 아니라는 겁니다. 밤 10시쯤 대강 정리가 끝나면 이제 본격적인 '야간 순찰'이 시작되는데, 그 미로 같은 매장과 계단실, 창고 구석구석을 훑다 보면 새벽 2~3시는 기본으로 넘어갑니다. 손전등 하나 의지해서 몇 시간을 걷고 또 걷다 보면 무릎이랑 발바닥이 감각이 없어질 정도였죠. 그렇게 녹초가 돼서 돌아오면 겨우 한두 시간 쪽잠 자고 다시 일어나서 다음 업무를 준비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정말 답답했던 건, 이 고생이 과연 '보안'을 위해 필수적인가 하는 점이었습니다.
회사는 항상 두 가지를 강조합니다. 첫째는 은닉자(숨어있는 사람) 수색, 둘째는 시설물 하자 점검.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거 다 핑계 아닙니까? 시설물 하자는 영업시간 중에 주간 근무자들이나 시설팀이 순찰 돌면서 보는 게 훨씬 빠르고 정확합니다. 밤에 깜깜한 데서 손전등 비춘다고 배관 터진 게 보입니까, 전기 합선이 보입니까? 오히려 사람 눈보다 화재 감지기나 누수 센서가 훨씬 정확하죠.
은닉자 문제도 그렇습니다. 요즘 CCTV 성능이 얼마나 무시무시합니까? 지능형 감지 시스템이라서 영업 끝난 매장에 파리 한 마리만 날아가도 상황실 모니터에 빨간 불 들어오고, 침입 발생 시 즉시 경찰이 출동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 첨단 시스템을 수억 들여서 깔아놓고는, 왜 정작 젊은 애들 데려다가 그 넓은 건물을 무식하게 발로 뛰게 만드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가더라고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백화점 보안 파트는 퇴사율이 정말 어마어마합니다. 신입들 들어오면 한 달을 못 버티고 나가는 게 일상이에요. 기껏 뽑아놓은 젊은 인재들을 이런 비효율적인 '몸빵' 순찰에 갈아 넣으니 누가 버티겠습니까? 미래도 안 보이고 몸만 망가지는데 말이죠. 사람을 보안 전문가로 키우는 게 아니라, 그냥 밤새 걸어 다니는 '순찰 기계' 정도로 여기는 구조 자체가 문제라고 봅니다.
결국 '우리는 밤새 사람이 직접 돈다'라는 보여주기식 행정이거나, 보안업체 입장에서 "우리가 이렇게 열심히 사람 써서 관리한다"라는 걸 백화점 측에 증명하려는 구시대적인 관습 아닐까 싶습니다. 정작 그 과정에서 일하는 사람의 건강이나 효율은 안중에도 없는 거죠.
CCTV 한 대면 끝날 일을 사람 갈아 넣어서 해결하려는 그 무식한 시스템... 지금은 좀 나아졌을까요? 혹시 지금도 현직에서 고생하시는 보안 요원분들 계신다면 정말 건강 잘 챙기시라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보안도 중요하지만 사람 몸 상해가면서까지 할 일은 아니니까요.
긴 넋두리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형님들도 오늘 하루 좋은일만 가득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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