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쉬고 원기회복해서 왔습니다.^^
환경쪽에 대한 얘기는 거의 다 해서 더 해봐야 중복일듯 싶고, 차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서 제가 아는 한도내에서 써볼까 합니다. 다만 화학쪽에 비해서 차에 대한 지식은 많이
부족하니 틀리거나 보충하실 점이 있으시면 고수분들의 많은 충고 부탁드리겠습니다.
일단 휘발유와 유사휘발유의 차이점부터 짚어야겠지요. 휘발유의 주성분은 헥산, 헵탄
등의 솔벤트, 그리고 옥탄가를 높히기 위한 MTBE, 청정,산화방지 작용 등의 여타 첨가제
입니다. 유사휘발유는 솔벤트와 톨루엔, 그리고 간혹 메탄올을 넣으시는 분도 있는 모양
입니다. 여기서 간단히 보면 유사휘발유를 사용해서 차에 손상을 주는 것은 톨루엔과 메
탄올에 기인함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것으로 해서 야기되는 문제점을 정리하면
1) 톨루엔의 강한 용해성
2) 톨루엔의 높은 발열량
3) 메탄올의 흡습성
4) 불결한 환경에 따른 높은 오염가능성
입니다. 하나씩 차근히 짚어보겠습니다.
1) 톨루엔의 높은 용해성
톨루엔의 특징을 한마디로 얘기하면 '왠만하면 녹인다'입니다.^^ 실험실에서 플라스틱이
나 고무 등 뭔가를 녹일 때 잘 안녹으면 "톨루엔은 써봤어?"란 말을 종종 하거나 듣게 됩
니다. 보통 용제를 비극성(친유성과 유사), 극성(친수성, 즉 물과 친한~)으로 구분하는
데 비극성 용제는 비극성 물질을 잘 녹이고, 극성 용제는 극성 물질을 잘 녹이는데(즉, 끼
리끼리 놀죠^^), 톨루엔은 그 녹이는 범위가 비극성과 극성에 걸쳐 꽤나 광범위합니다.
헌데 차에 들어가는 플라스틱, 고무류 등의 부품은 솔벤트에 저항력이 있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원래 쓰는 연료가 솔벤트니 당연한 것이죠. 여기다 톨루엔을 집어넣으면 그러
한 부품들이 견디지를 못합니다. 물론 섞어쓰니 어느 정도 버티지만 시간이 지나면 녹아
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재수좋게 톨루엔에도 내성이 강한 부품을 사용하는 경우도 물론
있을 수 있습니다.
연료펌프류 같은 것들이 잘 나가는 이유가 바로 이것에 기인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연
료와 모터 사이를 차단해주려면 일반 고무나 실리콘고무 등을 사용해서 밀봉해줘야 하는
데 실리콘 고무라면 모를까 일반 고무를 사용한 경우라면 버티기 힘듭니다.
2) 톨루엔의 높은 발열량
톨루엔은 솔벤트에 비해 발열량이 월등히 높습니다. 따라서 똑같은 양을 사용해서 똑같
은 효율로 연소시키면 톨루엔쪽이 연비가 훨씬 좋습니다. 그러면 좋은 것 아니냐 할 수
있을텐데, 아쉽게도 차라는 것은 상품이다 보니 최소한의 돈을 들여 필요한 내구도 조건
을 맞추기 때문에 톨루엔 같이 발열량이 높은 연료에 대해서까지 견딜 수 있게 휘발유엔
진을 만들지는 않습니다. 솔벤트가 100의 열량을 내면 120까지 견딜 수 있게 만들거나 하
는 식이죠. 튼튼하게 만들었다면 좀 더 잘 버티고, 설계에서 돈 아낀 차라면 금방 고장나
고 합니다. ^^ 플러그가 녹았다거나 하는 실린더 내부의 문제는 이것에 기인할 확률이 높
습니다.
3) 메탄올의 흡습성
세녹스에서 메탄올을 사용했었죠. 제가 설계자가 아니니 사용이유를 추정해보면 높은 발
열량을 가진 톨루엔을 사용하기에 낮은 발열량의 메탄올을 섞어줘서 그 영향을 줄여주
고, 톨루엔의 비등점(끓는점)이 솔벤트보다 높기에 시동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것으로 추
정됩니다. 자체는 연소시 이산화탄소와 물만 발생시키기에 액화천연가스와 더불어 청정
연료라고 불립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것이 극성(친수성)이라는데 있습니다. 이넘 자체는 솔벤트와 섞이질 않
습니다. '왠만하면 녹인다'라는 톨루엔이 있기에 솔벤트 혹은 휘발유와 섞이는 것이 가능
합니다. 헌데 연료통 내부에 수분이 있다면 메탄올은 그쪽으로 이동해갑니다. "솔벤트,
니들하고는 같이 못놀겠다~"라는거죠.^^ 겨울철에 수증기가 연료통 안에서 응결될 수
있다는 것은 왠만한 분들은 아실 겁니다. 그래서 약간의 계기만 주어지면 연료에 포함된
메탄올은 연료 vs 수분의 양상을 확대시킵니다. 차의 연료계통에 전혀 좋지 않은 수분
쪽의 세를 불리는 것이죠. 값싼 메탄올을 사용한다면 연료 주입초기부터 다량의 수분을
함유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이로부터 야기되는 문제는 각 금속부품을 부식시키는 것부터 시작해서 아주 많습니다.^^
4) 불결한 환경에 따른 높은 오염가능성
이건 관리하는 사람에 따라 많은 차이를 줄겁니다. 주유소 저장탱크도 많이 지저분하다
고 하니 도낀개낀일듯 싶기도 하고... 아무튼 깔끔 떠는 사람이 섞어서 쓰지 않는 한은 그
만큼 녹이나 먼지 등 더러운 것이 연료탱크 안으로 유입될 수 밖에 없습니다. 연료필터
가 걸러주긴 하지만, 일단 필터가 빨리 막힐 수 있고, 걸러주지 못한 더러운 것들이 엔진
안으로 들어간다면...
이상이 제가 생각하는 유사휘발유가 차에 미치는 영향입니다. 환경이나 인체에 미치는
영향 등을 떠나서...
'나는 써보니 아무 문제없더구만' 하는 식의 리플은 지양해주시고(반면에 문제가 생긴 경
우도 많으니 운이 좋으신 쪽에 해당되겠죠), 기술적인 분야에 관련된 이야기가 오고 갔으
면 합니다. ^^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