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빔의 원래 용도는 가로등도 상대방 차도 없는
깜깜한 도로에서 더 멀리 보기 위한 기능이 가장 첫번째 용도입니다.
그 다음 쓰이는 것이 말을 할 수 없는 도로에서
운전자가 자신의 의지를 나타내기 위한 일종의 언어의 수단입니다.
운전할 때 하이빔이 가지는 의미가 외국, 쉬운 예로 가까운 일본에서는 상당히 다릅니다.
우리와는 진행방향이 반대인 일본에서는 특별히 우회전(한국의 좌회전과 같죠)
할 때 우회전 신호 이외에 직진 신호에서도
상대방 차가 없다면 비보호로 우회전이 가능합니다.
주행중 맞은편 교차로에서 상대차가 우회전을 하려고 대기하고 있을때
하이빔을 켜면 먼저 지나가라는 신호입니다.
하지만 한국에선 이 상황에서 너 들어오면 확 박아버린다는 의미죠.
대체로 일반도로에서는 그런 양보의 의미도 있으며
물론 고속도로에서는 빨리가겠다는 의미도 됩니다.
일본이든 미국이던 유럽이든 1차선을 달리고 있는 차 뒤에 붙어서
하이빔을 준다는 것은 너 빨리 안가면 확 박아버리겠다는 위협의 의미가 아닌
좀 더 빨리 가던지 아니면 먼저 지나가도록 해달라는 의미 입니다.
상대차는 그런 의미로 해석을 하기 때문에 전혀 기분나쁘지 않게
좀 더 빨리 가던지 아니면 2차로로 자연스럽게 들어갑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어떻게 된 판인지 운전중의 그런 수신호를
감정을 실어서 해석을 해버리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왜 그걸 빨리 안가면 박아버리겠다는 위협의 의미로 해석을 할까요?
상대쪽에서 먼저 가겠다고 하는 양해를 구하는 의미로 해석을 한다면
기분좋게 비켜줄 수도 있었을텐데...
어쩌면 상대를 배려하지 않고 질서를 무시하는 국민성에서
나왔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좀 착찹하네요.
우리도 조금만 더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면 일본에서 처럼
하이빔 이라는 '무기'를 양보를 나타내는 '친절'로 바꿀수도 있을텐데 말입니다.
원래는 친절의 용도 및 자신의 의지를 나타내는 좋은 용도의 하이빔이
우리나라에서는 난폭운전의 용도로 치부되어 버리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p.s 참고로 재미있는 것은 일본에서는 하이빔을 켜주고 상대에게 양보를 해주면
상대는 '빵' 하는 경음기로 답을 합니다. 고맙다는 의미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