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 고양이 키우실 분 없나요??
이틀 안에 나타나셨으면 좋겠습니다.
어제 저녁, 결혼 9년 만에 얻은 딸램을 윰차에 태우고 밤마실을 나갔었습니다.
와이프가 햄버거를 take out 해오겠다 해서 저는 윰차를 굴리며 가게 앞에서 왔다 갔다 하고 있었습니다.
이사람 저사람 사람들 구경하고 있는데 20대로 보이는 한 청년과 그의 친구가 맞은 편에서 걸어오는데
한 손에 태어난지 몇 주 되지도 않아 보이는 새끼 고양이를 들고 지나가길래
저는 '음~ 고양이를 분양 받거나 얻어서 키우려고 데리고 가는 구나...' 하고 생각 했었습니다.
그런데 약 10여분 뒤, 와이프와 다시 집 쪽으로 돌아오던 중... 어디선가 새끼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리는 것이었습니다. 와이프와 저는 두리번 거리다가 찾았는데 맞습니다.
아까 무심코 지나치며 보았던 그 새끼 고양이었습니다.
참고로 저희 동네는 왕복 8차선 이상의 큰 대로변을 끼고 있고 인도 폭도 상당히 좁습니다.
그런데 그 새끼 고양이가 인도의 끝자락에 있는 나무 숲(인도와 차도의 경계를 짓기 위한 키 작은 나무숲)속에서
벌벌떨며 울고 있던 것이었습니다.
아무 것도 모르는 새끼 고양이 인지라 차도로 내려갈 듯 말듯 위태위태 해보였고,
저도 위에 언급했듯이 딸램을 어렵게 얻은 처지라 그냥 지나치지 못하겠더라구요...ㅠ
그래서 와이프가 바로 옆 동물 병원(1층-동물 종합병원/2층-동물 호텔 및 고양이 전문 병원)에 데리고 갔습니다.
그런데 그 곳에서는 아마 어미가 찾으러 올테니 다시 그 자리에 두는게 좋을 것 같다고 하였습니다.
저는 '아니.. 차도에 들어가기 직전인데 어떻게 그냥 그자리에 두며, 또한 한 청년이 들고 가는 것을 봤었는데
그 청년이 어디에서 부터 이 새끼 고양이를 데리고 왔는지 알고 어미가 찾으러 오겠느냐...'
하며 자초지종을 얘기했는데.. 결국 밤시간이기도 하고, 자기도 간호 당직자라 무어라 해줄 말이 없답니다.
그래서 그럼 일단 좀 맡아주면 안되겠느냐... 뜬금없을 수도 있겠지만 여긴 애완 동물 호텔이기도 하고 고양이 전문
병원이라 조금 신경을 써 줄 수 없겠느냐... 동물 보호협회 같은 기관의 전화번호를 알고 있으면,
내가 연락을 취해보고 싶지만 지금은 너무 늦은 시간이라 협회든 구청이든 연락이 안 되겠어서 그런다.
얘기가 길어졌네요...
결론은 제가 3일치 호텔비 결제를 해주고 나왔습니다. 말만 동물 호텔인 것이 아니라 비싸더군요...ㅜㅜ
어쨌든 3일치는 결제를 했으니 데리고 있겠지만 이 후에는 구청으로 보낼 것이다.
구청에 보내어지면 구청에서는 안락사를 시키게 될 것이니 분양을 받게 하려면 3일 안에 해야 한다.
이게 결론 입니다.
집에서 인터넷 검색을 조금 해보니, 새끼 고양이는 밖에서 혼자서는 살기가 힘든가 보더군요..
저체온에 우유 먹는 것도 까다롭고...
여튼 간밤에 비가 많이 왔는데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3일 동안 만큼은 호텔에서 맛나게 우유를 얻어 먹고 있겠죠??
아직 세상 빛도 제대로 보지 못한 새끼 고양이가 안쓰러워 그럽니다.
제가 키우면 좋겠지만 저희 딸램도 아직 갓난 쟁이라...ㅜㅜ
3일 만에 죽임 당하지 말고, 부디 좋은 분 만나서 잘 컸으면 좋겠다는 바램에 글 남겨봅니다!!
솔직히 길고양이를 분야받을사람은 많지 않아요 애완용 고양이도 잘 안받으려고하는데
이런 글을 쓰려고 하니, 사진이라도 찍어 놓을 걸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런데 그 날 우리 아가도 신경써야 하고 하다보니 경황이 없어 사진을 못 찍은게 정말 아쉽네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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