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원주에 갔다 와야 해서 간밤에 잠도 설치고, 간식으로 먹은 샌드위치 때문에 칼칼한 국물 생각이 나서 제천 하소동 청구아파트와 현대아이파크 사이길에 있는 짬뽕집으로 갔습니다.
잠시 후에 입구를 등지고 앉은 제 등 뒤에서 할머니 한 분이 말씀하시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점심을 못 먹어서 배가 고파 그러는데 사탕 있으면 하나만 줘요.'
할머니 말이 끝나기도 전에 사장님이 '짜장면 한 그릇 드릴게 들어오세요.' 하십니다.
그 후에도 할머니가 선뜻 자리에 앉기 주저하시는지 이리 와서 앉으시라는 말을 몇 번 이나 더 하신 사장님은 짜장면은 못 먹으니 차라니 밥을 달라는 할머니의 말씀에 친절하게 응대하시면서 상을 차려내는 소리가 등 뒤로 들려왔습니다.
제가 사는 동네는 유난히 파지를 주우러 다니시는 어르신들이 많고, 절대적으로 고령 인구 자체가 많은 곳입니다.
할머니 목소리가 귀에 익어서 식사를 다 하고 나오면서 언뜻 봤더니 밥이랑 반찬 몇 가지가 담긴 접시를 앞에 두고 할머니가 맛나게 식사를 하고 계시는데, 차마 자세히 보지 못 하고 그냥 나왔습니다.
아침에 원주에 갔다가 치악산을 지나 제천으로 오면서 하염없이 버스를 기다리고 계시던 할머니 두 분을 그냥 지나쳐 온 제 자신이 참으로 부끄러워 지네요.
제천 하소동 사시는 분들~
짬뽕, 짜장면, 탕수육 맛나게 하는 집이니 한 번들 가 보세요~
저도 예전에 학생시절에
교통카드에 돈이 부족한 할머니 교통비를 대신 내드린적이 있습니다.
얼마나 그 하루동안 기분이 좋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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