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왕복선 엔데버호의 마지막 임무는 도요타 자동차 선전인가?'
4일 (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에 실린 기사의 제목이다.
우주왕복선 엔데버호를 옮기는 데 일본 자동차 제조업체 도요타의 트럭이 동원된다는 사실을 전하면서 이런 자극적인 제목을 달아 미국의 '자존심'을 건드렸다는 불쾌감을 슬며시 드러냈다.
지난 5월 퇴역한 엔데버호는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캘리포니아 과학박물관에 영구 전시될 예정이다.
엔데버호는 지난달 17일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의 케네디 우주센터를 떠나 텍사스 휴스턴과 캘리포니아주 에드워드 공군기지를 거쳐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까지 마지막 비행을 했다.
오는 20일 엔데버호는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 격납고에서 지방 도로를 따라 19㎞ 떨어진 과학 박물관으로 이동한다.
이 광경은 수많은 시민이 나와서 지켜보고 TV로 생중계될 예정이다.
문제는 엔데버호를 끌고 갈 차량에 도요타 픽업 트럭 툰드라가 낙점됐고 도요타는 툰드라가 엔데버호를 견인하는 모습을 광고로 활용할 계획이라는 사실이다.
캘리포니아 주립 과학박물관 윌리엄 해리스 부회장은 "도요타는 육상 이동에 필요한 차량을 무상으로 제공했고 무엇보다도 오랜 세월 동안 과학박물관을 후원해왔다"고 말했다.
도요타는 20여년 동안 과학박물관에 약 1천만 달러나 기부했다.
엔데버호를 전시하기 위해 새로 지은 전시 공간 조성 사업비 가운데 상당액이 도요타가 기부한 돈이다.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규모가 큰 픽업 트럭 분야에서 포드와 쉐볼레에 밀린 도요타는 엔데버호 수송을 간판 모델인 툰드라 픽업 트럭 홍보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태세다.
도요타 홍보전략 담당 제이미 로빈슨은 "툰드라와 도요타 브랜드에게는 더없이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기사에서 도요타가 엔데버호 수송을 홍보 기회를 삼는다는 사실을 논평없이 객관적으로 전달했지만 '세계 최강국' 미국을 상징하는 우주왕복선의 마지막 임무가 일제 자동차 선전에 활용됐다는 씁쓸한 뉘앙스는 감추지 않았다.
권 훈 기자 khoon@yna.co.kr
출처-연합뉴스
<본 기사의 저작권은 연합뉴스에 있으며,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0/20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