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 : 황금막창
주소 : 대구광역시 남구 대명 3동 1724-6
상호 : 053-654-5034
막창의 도시 대구
하지만 진짜 막창은 없다.
서부정류장 막창골목에도 각 동네마다 난다긴다 하는 막창집들에도 진짜 막창은 없다.
막창은 질기다.
포유류의 내장기관은 늘어났따 줄어들었다하는 차이가 많기 때문에 엄청 질기다.
하지만 요즘 막창집들의 막창은 질기지 않다. ㅋ 왜그럴까
물어보면 대답한다. "우리집 막창은 숙성.. 어쩌구 저쩌구", "우리집은 특제 양념... 어쩌구"
대형주방공간을 가지거나 숙성공간이 없는 일반 자그마한 영세막창집에서 어떻게 이런 숙성을 할수 있는지는 모를일이다.
아무래도 전문업자가 알아서 해주지 않았을까...
모두가 부드럽고 쫄깃한 막창을 찾기에, 보이지 않는 손이 부드러운 막창을 찍어내고 있다.
불꺼진 간판옆을 켜켜이 지키고 있는 불 두개
황금막창이 영업중을 알리는 팻말과 같은곳이다.
언제나 꺼져있는 간판과
주당들에게는 초저녁이나 진배없는 9시30분의 이른 폐점시간
그래서 잊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황금막창은 계속되고 있다.
문을 열고 실내로 들어가면 시간이 멈춘 공간이 나온다.
벽지하나 손대지 않았을법한 그 곳
그 옛날 무쇠주물로 만든 갈탄난로가 이곳에는 있다.
테이블은 여섯개지만 다섯개만이 영업을 한다.
사장님이 몸이 좋지않았을때 손님중 한분이 손수 벽에 그려넣어주었다는 달마도
머랄까 딱 이곳에 어울린다.
원래부터 있었어야할 달마도 같다.
영남일보와 매일신문 기사가 보인다.
2003년에 30년막창구이집이었으니 이제 40년을 바라보고 있는 중이다.
세월이 흘러 사진속의 주모는 허리가 제법 숙이고 계신다.
물된장이라고 해야할까
다른 조미료 없이 된장에 고추장 조금 넣고 물을 부어만든 장이다.
조제를 하면 이렇게 된다.
다른 맛이 강하진 않다. 그냥 밋밋한 막창맛이 조금더 돌게 만들어주는 장이다.
이게 전부다.
한테이블에 한명이오건 네명이 오건 한번에 일인분씩만 내어주신다.
소막창 일인분 12,000원이다.
이 막창은 질기다.
근데 진짜 막창이다. 요즘 부드러운 막창과는 다른 질긴 진짜 막창이다.
그래서 사장님은 항상 주차장을 보고 있다가 손님이 오면 쫒아내기에 여념이 없으시다.
"우리집은 식사는 안판다.", "우리집은 소막창밖에 없다"
실제로 본인도 한번 쫒겨난적이 있다.
사장님이 말씀하신다.
"막창은 맥주나 양주안주가 아냐. 소주안주지"
소주한잔 쭉 들이키고 질긴 막창을 질겅질겅 씹다가 그냥 넘기면 된다.
원래 막창 그대로기에 그렇게 씹어넘겨도 소화가 잘되고 다음날 숙취가 없단다.
알아두자. 이집은 아무것도 없다.
40년가까이 맛과 세월을 지킨 허리구부정한 주인장과 소막창 그리고 소주 그게다다
돼지막창을 주문해도 이것적서 내오는 여느막창집들과 달리
막창찍어먹을 장과 상추,깻잎 그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올곧이 주객들을 위한 장소다.
손님을 반기기보다 손님을 내쫒는것이 일상이 되버린 할머니와
막창, 소주, 맥주가 적힌 간결한 메뉴판
그 흔한 콜라조차 없는 이곳.
그러기에 더욱더 내 발길이 이끌리는 곳이다.
소주한병, 맥주한병에 막창 1인분이 자취를 감췄다.
딱 기분좋다. 더마시면 더 기분 좋을거 같지만, 여기서 관두기로 한다.
9시 30분인 폐점시간이 다가오거니와, 왠지 이집에서는 취하면 안될거 같다.
손님이 없는 틈을 타 할머니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화원산다고 말씀드리니 할머니도 아직 주소지는 화원읍 천내리라는 것
그리고 가까운 곳에 또다른 향수를 담아내고 있는 "남산동 도루묵" 이야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길을 나선다.
할머니는 항상 이 창문 넘어로 들어오는 사람들을 본다.
그리고 그 손님들을 쫒아낸다.
"우리집은 식사는 없다"
"일인분에 만이천원하는 소막창이다."
막창이 흔해지면서 누구나 생각하는 그런막창집이 아니라는걸 항상 이야기한다.
식사와 음료수 그리고 기본안주가 더 많다면 새로운 손님이 생길것이다.
하지만, 헌 손님들의 발길은 줄고, 옛 향수에 취할수 있는 이곳도 변해갈것이다.
우리 어른들이 들르시는 곳
요즘처럼 2차, 3차, 4차 죽도록 먹고 쓰러지는 것이 아니라
하루동안 처자식 생각하며 열심히 직장에서 일을하고 집으로 돌아오던 아저지들이 걱정과 시름을 놓아두고 집으로 가던 간이역 같던 공간
<남산동도루묵> 과 <황금막창>이 좀더 오래도록 있었으면 한다.
할머니의 고집만큼이나 오랜세월 이곳이 튼튼하기를 바래본다.
男子 (블로그)
0/20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