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호어묵-
애초에 이 일의 시작을 누가 했나?
정부가 했나 의사가 했나?
의사들에게는 이게 무척이나 절박한 문제다.
그들이 지금 감옥갈 거 유급될 거 불사하고
국민들한테 욕 들어먹으면서 싸우고 있는거 봐라
근데 공공의대를 만드는게
정부한테 그렇게 절박하고 시급한건 아니었단 말이다.
윗분들 가정마다 당장 내년에 대학가야 되는 왕자 공주님이라도 계신가?
공공의대 안 만들면 윗분들 녹봉이 깎이기라도 하나?
윗분들한텐 전혀 급한 문제가 아닌데
그렇다면 하필 왜 지금 했어야 할까?
왜 코로나로 의사 한명이라도 아쉬운 지금 이런 일을 벌였을까?
과연 누가 자기들이 원하는 걸 이루기 위해서 환자의 생명을 볼모로 잡고 있는가?
의사인가 정부인가?
나는 여태껏 아파서 병원에 많이 다녔다.
수술도 여러번 받았다.
개중에는 친절하지 못한 의사도 있었지만
최소한 그들 모두가 나를 최선을 다해 고쳐주고 싶어했다.
의사들이 딱히 대단히 인성이 훌륭한 사람들이어서가 아니라
의사가 원래 그런 직업이라는 건 알수 있었다.
지금 환자 못봐서 제일 힘든 건 의사들이라는데 나는 내손가락도 걸 수 있다.
반면 정부는?
의사가 환자 못 봐서 지금 정부가 힘들까 안 힘들까?
신앙인들이 의사를 공격하는 건 이해할 수 있다.
이 사람들은 그게 누가 됐든 정부와 반대입장이라면 공격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게 자기 부모형제라도
예수님 부처님이 살아 돌아와도
정부와 반대편이라면 반드시 돌을 던질 사람들이다.
하지만 그게 아닌 사람들이 어떻게 정부 편을 들 수 있는 건지 모르겠다.
머리가 달려있는 이유는 생각을 하라고 있는 것이다.
가슴이 있는 이유는 약자를 배려하라고 있는 것이다.
머리가 있고, 가슴이 있다면
제때 치료받지 못하는 환자들의 아픔을 안타까워 하면서
이게 누가 벌인 일인지 똑똑히 보고 비난해야 할 것 아닌가?
이 사태를 누가 시작했고, 어떻게 이용하고 있는지 똑바로 봐야할 것 아닌가
개인적으로 의사에게 원한이 있거나 반감이 있거나 질투를 느낄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이 일에서 의사놈들 괘씸하다고 같이 돌을 던져선 안된다.
결국 다들 아프면 의사 찾아갈 거 아닌가?
아이고 선생님 저 좀 살려주세요 하고 싹싹 빌 거 아닌가?
그럴 거면서 왜 이럴때는 모른 척을 하나
왜 의사들 일이 남의 일인가
지금 동네병원 파업 참가했다고 부들대는 당신들 조차도
언젠가 당신의 아이가 아프면
'잘 하는 소아과 좀 추천해주세요 공공의대 의사는 빼고요'
이럴 거 아닌가?
나는 공부도 잘 못하고, 피 무서워해서 감히 의사 될 생각조차 해본 적 없고
집안이고 친구가 아는 의사 1도 없는 사람이다.
그냥 이게 옳지 않으니까 옳지 않다고 말할 뿐이다.
이해관계 그딴거 없다.
자기 맘에 안드는 소리한다고
자꾸 나더러 부동산 얘기만 하라는 사람들이 있는데
내가 이 아이디 만들때 부동산 얘기만 하겠다고 말하고 가입한 아이디 아니다.
나는 대한민국 국민이고 내가 쓰고 싶은 걸 쓸 자유가 있다.
그 자유를 위해 신변의 위협도 무릅쓰고 글쓰는 사람이다.
아무쪼록 나의 모든 생각이 본인과 똑같아야 한다는 생각을 좀 버려주기 바란다.
의사 선생님들 힘내세요
당신들은 잘못한 게 없습니다.
존경을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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