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대구 식당 이슈로 보배가 아주 핫하네요.
반면 제게는 식당과 관련해서 좋은 기억이 남아서 정리해봅니다. 가뜩이나 안좋은 소식들만 가득한데 훈훈한 분들도 분명 많이 있으니까요.
2년 전 집앞 낙성대역 노숙자를 6개월 동안 수요일 20시에 만나서 근처 식당을 돌면서 밥을 사드렸었습니다. 들어가면서 늘 염려했던 건 노숙형님을 보고 나가라고 문전박대 당할까봐 걱정했는데 10여 곳의 식당을 갔어도 그런 적은 없었네요. 단지 기존 손님들에게 민폐를 끼칠까봐 멀리 떨어져서 앉을려고 했구요. 노숙형님과 같이 3분만 같이 있어도 냄새 때문에 두통이 심했거든요. 체구도 작으신 분이 밥 3공기를 가득 담아 드시고, 뚜껑에 붙은 밥까지 떼어 먹고, 뼈다귀 해장국을 먹을때는 살하나 남지 않도록 발라 먹는 모습을 보며 제 스스소를 반성했던 기억이 나네요.
작년에는 동네 샤로수길 초입부에 샤브샤브 집을 지나가는데 70~80대로 보이는 폐지 줍는 어르신이 제 옆을 지나갈때 식당 사장님이 가게 안에서 보시고 나오셔서는 "오셔서 자판기 커피 한잔하고 가셔요" 라고 건네는 모습이 얼마나 훈훈했는지 모릅니다. 초등학생 어린 아이들이 부모님 장사하는 식당 구석에서 핸드폰만 보고 있는 모습이 짠해서 어느 삶도 쉽지 않구나 싶었던 가게인데 남자 사장님이 건넨 그 한마디가 그 가게를 다시 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네요. 맛있는 집인데 더 좋은 기억으로 남을 수 밖에요.
작년 5월에 죽을려고 했던 후배를 90분 통화하면서 살려냈는데 지금은 열심히 살고 있죠. 최근 통화하니 목소리가 많이 좋아졌더군요. 작년에는 나이 40에 부모님과 20평대 친누나 집에 얹혀살고 주식으로 모아둔 돈도 다 날리고, 학원강사하는데 코로나 터져서 한달 간 죽을 준비했던 후배거든요. 지금은 매월 4백만원의 수입이 생겨서 많이 좋아졌다며 웃는 후배를 보니 작년에 참 잘한 것중에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역시 19년 3월 중순에 죽을려고 했던 경험이 있었기에 제 경험이 후배를 살릴 수 있었구요. 은행 vip에서 지금은 신용불량, 상위 100% 신용점수를 기록하며 체크카드만 쓰는 인생이지만 내일은 더 좋은 날이 있을거라 생각하며 달려봅니다.
무심코 던진 한마디가 사람을 살리고, 죽이는 세상인데 모두들 힘내시고, 좋은 날 기대하며 힘내시죠 화이팅 (^o^)/
ㅊ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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