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넷ㆍ시민…260㎞ 떨어진 20살 청년 목숨 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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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인터넷에 ‘자살하겠다’는 글을 남긴 뒤 자살을 시도한 전북 남원시의 A(20) 씨를 45분만에 구조했다고 17일 밝혔다.
A 씨의 인터넷 자살 예고 글을 발견해 경찰에 알린 사람은 남원시에서 260여㎞ 떨어진 서울 여의도에 일터를 둔 한 한 회사원이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후 12시 16분께 A 씨는 전북 남원시 자신의 아파트에서 한 중고차 매매사이트에 “오후 2시에 자살을 하겠다”는 글을 남겼다. 이 즈음 서울 여의도에 있던 회사원 B(33) 씨는 12시30분께 이 메모를 발견하고, 30분 뒤인 오후 1시께 “자살 예고 글을 봤다. 경찰이 수사를 해달라”면서 112에 신고했다.
B 씨의 신고로 인터넷 기록을 수사하던 영등포경찰서 실종수사팀 백혜순 경위는 A 씨 페이스북에서 휴대폰 번호를 발견했다. 10여통의 전화 끝에 통화에 성공하게 된 백 경위는 “사는 것이 힘드냐. 우리 모두 힘들다”는 말로 A 씨를 설득했다. 집 주변의 한 공장에서 일한 지 한달 정도 된 A 씨는 회사적응에 어려움을 겪으며 생활고에 시달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갑자기 “죽겠다”며 전화를 끊었고 백 경위는 A 씨를 주소를 파악해 전북 남원경찰서에 공조를 요청했다. 오후 1시 45분께 경찰이 도착했을 때 A 씨는 아파트 화장실에서 면도칼로 왼쪽 손목을 긋고 다량의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었다.
A 씨 어머니도 아파트에 있었으나 아들이 화장실에 간 줄만 알았던 어머니는 이같은 상황에 대해 전혀 몰랐다. A 씨는 병원에 후송돼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백 경위는 “신고 접수부터 발견까지 45분 가량이 걸렸는데 조금만 늦었어도 과다 출혈로 사망에 이를 수 있었다”며 “인터넷과 시민의 신고가 20살 청년 목숨을 살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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