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배드림

안녕하세요 형님들

4살 아이를 키우고있는 초보아빠 입니다.

올해 초, 전에 다니던 직장이 멀리 이사를 가버리는 바람에 실업급여를 탈지, 이직을 할지 고민하다가

괜찮은 조건의 직장이 나와 면접을 보고 이직을 확정했습니다.

면접보러 30분 이상 이동해서 2시간씩 2회 면접을 봤으며, 연봉 등 처우를 계약해 근로계약서까지 작성했죠.

제가 이전에 하던 업무에 +@로 많은 업무를 담당하게 되었지만, 그들이 말하는 복지나 여건이 너무 괜찮았습니다.

식사미제공 회사는 다녀본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는데 식사미제공 제외하곤 정말 다 괜찮았어요.

근데 사건이 터집니다.. 경기권인데 서울로 주말까지 출장을 갈 일이 생겼는데 경험자가 없는 일이다 보니 전직장에서 이 업무를 해봤던 제가 입사 2주도 안된 시점에 배정을 받습니다. 해봤던 일이라지만 종목이 달라서 서투를 수 있다고 말을 했지만 괜찮다고 했고, 신입 수준으로 들어왔기에(사원으로 왔습니다) 경력자의 퍼포먼스를 바랄거라곤 상상을 안했죠.

주말에 일을 마치고 월요일에 또 출근을 했지만, 대표가 저를 부릅니다. 제 업무가 너무 부족해서 같이 못하겠으니 회사에서 나가달라고 합니다. 수습기간이니 해고는 자유라고 하면서 말이죠. 녹음기는 당연히 안켜놨고 벙쪄서 제가 입사한지 2주밖에 안된 상황이고 회사 분위기도 파악하지 못할 기간인데 대표님께서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알겠다, 대신 이전직장 합산해서 실업급여를 타야하니 이직확인서를 접수해달라 했습니다.

알겠다는 답변을 듣고 저는 자리로 가서 짐을 싸고(짐도 얼마 없어서 금방..) 가려고 하는데, 전화로 저에게 사직서를 작성하고 가라고 했습니다. 저는 해고인데 사직서를 왜 작성해야하냐? 하니까 권고사직으로 처리해줄테니 실업급여는 탈 수 있을거다. 사직서에 해당내용 기재해라 라고 했습니다.

이때 제가 사직서를 쓰면 안되는거였는데.. 저는 그래도 이 대표를 믿고 사직서에 사유와 서명을 기재하고 9시 30분경 회사를 나와 집으로 갔습니다. 집으로 가면서 와이프한테 전화해 나 실업급여나 타면서 이직준비 해야겠다. 회사에서 내 능력이 부족해서 같이할수가 없대 하니까 와이프는 힘내라며 저를 다독여줬죠.

이직확인서 기간을 합산해서 고용보험센터를 방문해 가인정처리를 받은 후 이직확인서를 기다리는데, 저에게 전화가옵니다. 자기네들 지원금이 끊겨서 권고사직을 못해주겠고, 사직서 작성했으니 자진퇴사로 신고한답니다. 제가 따지니 당신이 사직서를 쓰고 나갔는데 나는 이걸 증거로 제출하면 된다 하는겁니다. 노무사에게 상담을 받았다고 자기네가 맞답니다.

실제로 그렇게 자진퇴사 신고 후 사직서를 근거로 저는 실업급여수급자격에서 박탈되었습니다. 해고를 한다고 말 한지 3주가 지난 시점에서 즉, 가인정기간 2주를 날린 상황에서 말이죠.

저는 부랴부랴 급하게 이직을 준비해서 현재는 직장에 잘 다니고 있지만, 너무 억울해서 실업급여를 받는건 둘째치고 이 회사에서 내가 자진퇴사를 한게 아닌, 해고를 당한것이고.. 권고사직으로 처리해준다고 해서 믿고 사직서 작성을 종용해서 한것이다. 사유에도 자진퇴사가 아닌 수습기간 능력미달 로 기재하지 않았냐 따졌지만, 제가 사직서를 작성했기때문에 어쩔수 없다고 합니다.

처분변경 1차, 통화녹음본 10개를 대본을 작성해서 녹음본과 대본을 보내고 카톡대화내용 등 접수를 했지만..

"너를 해고한다" 라는 직접적인 내용이 없다는 사유였죠

저는 어이가 없더라구요. 해고한다고 예상하고 녹음해야하는것도 아니고, 그 이후에 통화하고 하는것들은 노무사 상담받아서 언급자체를 안하는데 이걸 내가 어떻게 증명하냐 하구요..

그래서 1차를 종결짓고 2차를 보내야하나 하다가 아, 노무사 상담받고 전문적으로 응대하는데 내가 이길수 없겠다 싶어서 포기를 했었습니다. 근데, 1개월쯤 지나니 고용보험 심사관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당신 2차 안할거냐, 이 내용 조금만 보완하면 2차에서 처분변경이 가능할수도 있다 하더라구요.

그래서 자초지종을 설명하니 심사관님께서 "그럼 지금 실업급여를 탈 목적이 아니라, 공익 목적으로 하시는건가요?" 하시더라구요. 저는 제가 득될건 없으나 제가 아닌 다른 사회초년생도 이런 일을 겪지 않게끔 고쳐지는걸 바란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2차를 준비해서 다시 제출했습니다. 내용을 조금 더 보완해서 제출했죠.

상대편 역시 노무사를 대동해 대응을 아주 빡세게 했습니다. 기업 규모가 막 작은곳은 아니었거든요(매출100억대)

결과는, 제가 이겼습니다.

해고라는 직접적인 내용을 녹취하거나 대화내용은 없지만 수많은 정황들이 자진퇴사자들이 행하는게 아니라는 내용이 인정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를 해고한 해당 기업은 4명의 청년들을 상대로 고용지원금을 타던 것을 제가 해고된 일자를 기점으로 해서 환수조치가 들어가고, 향후 몇년간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들었습니다. 듣기론 최소 1억 이상 손해라고 하더라구요.

그 기업이 저를 자진퇴사로 몰고간 이유는 저 지원사업 때문이었습니다. 권고사직이던 뭐던 대상제외라고 노무사가 말해서 안된다고 하더라구요(이 내용도 녹취와 카톡내용 증거로 제출)

마치 제가 자진퇴사하는데 자기네들이 선의로 해준다고 했다가 변경한것처럼 말이죠(사실 이것도 문제입니다)

일개 개인이 기업을 상대로 무방비로 당할수밖에 없나 했지만, 고용보험 심사관님의 도움으로 정의를 보여준것 같습니다.

이 일이 있고 나서 지원금으로 채용된 4명 중 3명이 자진퇴사인지 해고인지 뭔지는 모르겠으나 퇴사하고, 회사에서 주요사업으로 진행하던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매출이 계속 떨어지는걸 보니 기분이 참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