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아버지는 39년생입니다.
한국전쟁 때 할아버지께서 전사하시고 가계가 기울어들자 무너져가는 집안을 일으키려고 70년대 사우디아라비아의 젯다에서 오랫동안 건설근로자로 고생도 하셨지요.
이 때 번 돈으로 논도 사고, 밭도 사서 이후 평생을 농사만 지어 오셨던, 하나라면 하나인 줄, 둘이라면 둘인 줄만 아셨던 분이십니다.
최근에 아버지께서 서울에 오신 적이 있으신데 제가 차도 없고 이동거리가 택시를 타기에는 너무 부담돼 지하철을 이용했습니다.
만원 지하철은 아니지만 자리는 다 차 있었고 신풍역에서 청담역까지 30분 가까이 서서 가는 것을 봐야만 하는 제가 참 미웠습니다. 지팡이를 짚고 있는 흰머리 아버지에게 누구 한 명 자리를 양보하지도 않는...
그러다 거의 다 도착할 무렵에 교복입은 한 여학생이 저의 아버지를 잡아당기더라고요. 학생 앞에 난 빈 자리 앉으시라고...
그 어린 여학생에게 허리 깊이 숙여 인사하고는 자리에 앉으시는 아버지...이마에는 땀이 맺혀 있었습니다.
울컥...
저도 덩달아 그 여학생에게 인사했답니다.
“감사합니다...”
시나브로 점점 야위어가는 부모님을 보면 자꾸 마음이 아파옵니다.
자랄 때는 몰랐습니다. 부모님 마음을..
저도 자식을 키워보니 알겠더라고요. 부모님의 사랑과 희생을...
주말이 다가옵니다.
부모님께 안부 인사라도, 전화 한 통이라도 드리면 어떨까요?
유령회원 외롬지기 올림.
자식이 잘 사는 게 효도입니다.
저도 속상하더라구요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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