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제가 느낀 생각과 감정이 물밀듯이 밀려왔습니다.
저도 여자치곤 늦게 사회생활을 했고 늦게 돈을 벌었거든요(알바제외. 28살에 사회생활 처음 시작함. 지금은 서른살이에요)
늦게 사회생활을 하게 된 이유는...
제 개인적으로 아픈 과거때문에 그렇습니다.
23살 때 대학 동아리 선배로부터 성폭력을 당했거든요.
그때 정말 가혹하다 싶을 정도였습니다.
본인에게 다리를 벌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서너대 정도의 싸대기를 맞고 본인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제 머리채를 잡은 상태에서 변기에다 머리를 넣었죠...
참...여기에다가 다 서술하진 못하지만 너무 충격적인 일을 겪었어서 그런가 공황장애,불안장애와 더불어 PTSD 진단까지 내려졌었네요.
의사분께서 그러길 참전군인이 겪는 PTSD랑 동급이라고 했었으니 얼마나 고통으로 힘든 나날을 겪었던건지 아실거라 생각합니다.
근데 웃긴건 가해자는 그때 당시 해외취업을 앞둔 상태였었고 범죄사실이 드러나면 본인 비자가 말소될까 두려웠나 봅니다.
어떻게 제 집주소를 알게 된건지 모르겠지만 하루가 멀다하고 계속 찾아와서 합의해달라고 깽판을 친 덕에 저희 어머니,아버지도 결국은 아셨더라고요.
하루는 새벽3시에 목이 말라서 깼는데 아버지가 소주를 마시며 제이름을 부르면서 가슴을 주먹으로 치는걸 보고 정말 얼마나 울었는지....
난 잘못한 게 없는데 왜이리 나와 내주변 사람들이 고통받는건지....정말 하늘이 원망스러웠었죠.
그리고 성폭력을 당했다는 그 충격이 너무 심했어서 그런가 제자신이 너무 더럽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원래라면 하지 않았을 무절제한 폭음,폭식 등 제자신을 가혹하게 몰아붙였고요.
근데
사람은 사람으로 잊는다는 말이 있고 사랑으로 상처를 치유한다는 말처럼 가족들과 주변지인들의 변함없는 사랑이 저를 버티게 해주었습니다.
3년전 헤어진 전남친까지 저한테 연락와서는 넌 잘못없다고 다독여주고 참....ㅋㅋ
여하튼 고소에 재판에 정신없는 나날의 연속이었고 가해자측의 끈질긴 회유가 있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밀어붙였습니다.
결과가 어찌되었든 해볼건 다 해보고 싶더라고요.
그래야 먼훗날 과거를 돌아보았을 때 후회하지 않을 거 같았거든요.
판결문이 나온 날 눈앞이 안 보일 정도로 펑펑 울었고 그날 이후로는 워낙 큰일을 겪었어서 그런가 웬만한 일이 아니고서는 눈물이 나오지 않더라고요. 좋은건지 나쁜건지
ㅡ_ㅡ
여하튼 그렇게 마무리를 짓고보니 나이는 먹어가는데 직장은 못구한 채로 살아가더라고요.
아무 경력도 없지만,나이 많고 맨땅에 헤딩하는 수준이지만 과거를 돌아보며 찬찬히 생각을 해보니 아무것도 무섭지 않았습니다.
나랑 합의 해주지 않으면 재미없을줄 알아라는 가해자 말에도 눈하나 깜짝하지 않았어서 그런가 서류광탈이니 면접탈락이니 하는걸 당해도 의연하더라고요.
여하튼 결국은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되었고 제 동년배들보다 경력도 월급도 적겠지만 기나긴 어둠을 벗어나 빛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정말이지...절대로 자신의 것이 될 수 없을거라 믿었던 웃음과 행복이 제 마음을 항상 밝혀줌에 감사함을 매순간 느낍니다.
내가 쏘아올린 작은 용기가 크나큰 기적으로 돌아옴에 행복을 느끼며 수많은 인파가 쏟아지는 지하철역으로, 세상으로 나갑니다.
피해자분이 이 글을 보실진 모르겠지만....제가 해줄 수 있는 말이 있다면....그때는 세상이 무너져내렸을거고 고통스러웠겠지만 지금은 피해자분을 응원하는 사람들이 더 많고 진심으로 당신이 행복하게 지내길 바라는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아직 세상은 살만 하더라고요.
저도 진짜ㅋㅋ지금도 글 쓰면서 진짜 눈물이 앞을 가릴 정도로 고통스러웠고 힘들었지만 그래도 사람들의 응원과 사랑으로 열심히 살아갑니다.
내일의 나는 오늘의 나보다 더 찬란하게 빛날거란 믿음을 지닌채.
내일의 나에게 미안해하지 않을 오늘의 내자신을 향해서.
+)재판 위자료로 받은 금액으로 k3뽑았어요!
첫차고요! 아직 뭘 모르는 초보인지라 종종 질문하러 올테니 많은 관심과 따뜻한 조언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조금 다른 사건이지만 17여년 전의
억울함 풀지 못하고
아픔에서 아직도 허우적 거리는 사람을
옆에서 지켜보기란 참 마음이 쓰라리네요
몇번의 법정 다툼 모두 패소하고
그 많은 수술비
변호사비도 불과 2년전에 다 갚았더라구요
글에서 희망이 느껴져 좋습니다.
정말정말 힘들었지만 그래도 지금 이렇게 웃으면서 행복하게 살고 있단거에 만족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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