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 5일장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1시가 넘어갈 시간쯤 되나봅니다.
대부분의 난전이 노점 형식이라 식탁도 의자도 없습니다.
그냥, 난전에 바구니들 깔아놓고 박스에 적어둔 글씨로 가격표를 대신합니다.
그리고는 욕실의자 형태의 앉을것에 앉아 추위와 더위를 마주하시는 모습입니다.
지난번 순천 아랫장 뒷골목에서는 깜짝 놀라서 다시한번 돌아보게 된 야채가게가 있었습니다.
아무리 봐도 고등학생 정도로 보이는 아이가 작은 우산그늘에 의지해 파를 다듬고 있더군요.
"아가씨~
엄마는 어디 가시고, 혼자 있어요?"
"아, 아니요.
할머니가 속이 안좋으셔서 들여보냈어요.
마칠때쯤 오실거에요~"
"그래, 할머니 도와주러 나왔구나?"
지나칠 수 없어서 필요도 없는 대파를 한단 들고서야 돌아설수 있었지요.
오래 얘기를 할 수 없었던건, 눈이 시큰그려서 어쩔 수 없었습니다.
오늘, 광양장에 도착하니, 여기저기 난전에 앉아계신 어르신들이 때로는 혼자, 저기는 서넛이 작은 간이탁자에
음식들을 놓고 식사를 하고 계십니다.
그 모습을 보고있자면, 내 코가 석자라도 참 짠한 기분이 드는건 어쩔수 없습니다.
불편하게 등을 굽히고 삼키는 그 한술이, 어쩌면 생존을 위한 의무일 뿐이라 생각하게 됩니다.
누군가에겐 즐겁고 행복한 한술이 되기도 하지만 말입니다.
한바퀴 눈에 담으며 지나치는데, '맛있는 상추, 2,000원' 이라고 적힌 빨간색 바구니가 보입니다.
그 난장의 주인인 어머님이 상추잎 두장을 손에들고 밥을 올리시더니, 앞에선 저를 봅니다.
"아이고?
뭐, 하실라고?"
"예, 어머니, 상추 맛있겠죠?"
"맛있지. 맛있어~
근데, 잠깐만, 미안한데 요거 한쌈만 먹어도 괜찮겠어요?"
"아유~
어머님, 급한거 없어요.
천천히 드시고, 담아주세요."
차림으로 봐서 집에서 음식을 싸서 오신듯 합니다.
투명한 랩에 담아진 멸치조림을 밥위에 두어마리 올리고, 쌈장을 올리시네요.
다시 그위에 매운고추 한조각 톡~ 잘라서 올리십니다.
너무 맛나 보이는데, 갑자기 벌떡 일어섭니다.
자그마한 몸을 번개처럼 움직여 옆 과일파는 어머님의 입으로 넣어 주시네요.
아무 생각없이 멍 하니 계시던 과일가에 어머님은 양볼이 터질듯 부풀었지만 웃음이 터졌습니다.
"언니도 먹어가면서 해라...."
사람 사는게 이런거 아닐까 싶습니다.
친언니는 아니지만, 오일마다 만나는 사람들이 가족만큼 가까워 졌습니다.
삶이 이런거란 생각에 순간 울컥하는 감정이 생기네요.
'나도, 조금 더 사람들에게 정겨운 사람이 되 보렴니다.
감사합니다. 어머님~'
휴일오후, 좋은시간 보내세요~
가급적 전통 시장을 이용하는 편이라 ..
이런맛에 시장을 찾아 다닙니다~
남은휴일 잘 보내세요~
눈앞에 광경이 펼쳐지듯..
여러가지 재주가 있으신듯
추천드립니다
삶이 힘겹거든 시장을 돌아보라고 했던 이유를 찾아보곤 합니다.
기분좋은 저녁시간 보내세요~
도넛 만원어치 먹는게 넘 힘들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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