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 죽인 형 2년 만에 덜미…집 철거 직전 찾아낸 ‘결정적 증거’
친형인 63살 B 씨는 "자고 일어나보니 동생이 죽어있다"고 경찰에 신고
숨진 A 씨의 몸에서는 피멍이 발견됐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도 "타살이 의심된다"는 부검 결과
1년가량 수사를 진행했지만, 별다른 증거를 찾지 못하자 지난해 7월 불송치 결정
단순 변사로 사건을 종결시키려 한 겁니다.
지난 3월에는 사건의 목격자일 수도 있었던 형제의 어머니마저 사망했습니다. 형제가 살던 집은 재개발 구역에 포함돼, 주민 이주와 건물 철거 작업이 한창이었습니다. 이 사건과 관련 있는 모든 목격자와 증거가 사라지게 된 겁니다.
결국, 지난 5월, 검찰은 수사 기록 등 사건을 송치하라고 요구했고, 교체된 경찰 수사팀과 함께 보완 수사에 나섰습니다. 이후 주변인 탐문 등을 다시 실시한 결과, 사건 당일 술에 취한 B 씨가 집 마당에서 A 씨를 폭행하는 모습을 목격했다는 증언을 확보했습니다.
경찰은 이런 진술 등을 토대로 지난 1일 B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법원에서 영장이 발부되면서 재수사에 탄력이 붙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검찰과 경찰 과학수사대가 재개발 사업으로 철거 직전인 형제의 집에서 '스모킹건', 결정적인 증거를 찾아냈습니다.
집안에서 현장 검증을 하던 중, 외력에 의해 핏방울이 주변으로 튀는 '비산 혈흔'을 발견한 겁니다.
일반적인 혈흔과 달리 비산 혈흔은 폭행 등 강한 외부 충격이 있어야 생깁니다. 자해 등으로는 발생할 수 없는 만큼, A 씨가 누군가의 폭행으로 숨졌다는 사실을 뒷받침할 수 있는 결정적인 증거였습니다.
검찰은 비산 혈흔의 형태와 DNA 분석 등을 통해 B 씨가 A 씨의 머리를 여러 차례 때린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또 B 씨의 1년간 술 구매 내역과 이웃 주민 진술 등을 토대로 평소에도 술에 취한 상태에서 동생 등에게 폭력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것도 파악했습니다.
청주지방검찰청 형사2부는 이런 수사 결과를 토대로 오늘(26일) B 씨를 상해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겼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앞으로도 경찰과의 상호 협력과 사법 통제를 통해 억울하게 묻히는 사건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https://v.daum.net/v/20240726175358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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