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생 김지훈은 어려서부터 여자의 삶을 동경해왔다.
누나의 립스틱을 바르기도 하고 치마를 입어보기도 했다. 힘들게 살아가는 가장인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남자의 인생은 여자보다 못한 것이라 생각했다. 김지훈은 이미 어려서부터 여자의 삶을 동경했다. 하지만 생물학적으로 남자인 김지훈은 군대를 가야했다. 군에서 만난 고참의 성학대로 그는 만신창이가 된다. 오로지 남자이기 때문에 겪어야했던 운명의 길이었다.
김지훈의 똥구멍은 나무로 만든 절구방망이에 의해 처참한 지경에 이른다. 김지훈은 정신병과 치질 등으로 군병원으로 이송되고 거기서 만난 조목사에 의해 구원의 길을 가고자 한다.
이상윤 작가는 시작부터 끝까지 선과 악의 장난인지도 모를 한 남자의 인생을 추적한다. 김지훈이 왜 미쳐갔는지? 왜 김지훈의 인생이 그러했는지 끊임없이 독자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작가는 쉼 없이 김지훈이라는 한 명의 고유명사를 20대 한국남자로 일반명사화해서 그렇게 우리에게 묻는다. 동시에 이 시대를 살고 있는 20대 한국남자 중 한명인 김지훈의 삶에 대한 조망을 통해 남녀혐오의 끝을 쉴 새 없이 고민한다.
나는 자궁을 부러워한다는 김지훈이 남긴 말은 악마의 속삭임일지도 모를 사이먼과 가펑클의 더사운드오프사일런스 노래 가락에 맞춰 끊임없이 독자의 마음속을 파고든다. 스스로 여자가 되고자했던 김지훈은 자궁이 없다는 이유로 처음부터 남자의 인생을 강요받았던 것은 아닐까? 90년생 김지훈은 결국 악마의 유혹에 넘어간 것인가? 아니면 김지훈 스스로가 악마의 길을 간 것인가? 진정한 구원의 길이란 과연 무엇인가? 누가 김지훈을 그렇게 만든 것인가?
김지훈은 끝내 울부짖는다. 내가 자궁만 있었다면 사랑 받았을 거란 말이에요. 자궁만 있었어도 군대에서 그렇게 안 되었을 거고. 자궁이 없으니 남혐, 남자혐오대상이 된 거에요. 이 메갈년 제니퍼가 워마드에 그럴 수 있었듯이. 일베타령 쿵쾅년 엔젤라 그년부터. 일베니 워마드니 내가 여혐나혐의 충돌 피해자란 말이야! ×발!
90년생 김지훈은 과연 우리에게 어떤 의미일까? 자궁을 부러워한다는 김지훈의 말은 그에게 있어 무엇이며 우린 어떻게 받아들여야할까? 작가는 마지막 순간,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개돼지의 삶은 결국 아무도 관심조차 없다는 인생에 대한 거친 화두를 던진다. 소설 속 등장인물은 다음과 같다.
김지훈: 90년생 스타벅스 아르바이트생. 신발사이즈 290mm,
제니퍼: 스타벅스 점장. 80년생. 키 152cm, 몸무게 39kg,
엔젤라: 96년생. 대학휴학생. 당돌한 성격,
다이아나: 9급 공무원준비생. 키 158cm, 몸무게 85kg, 앨리스: 전라남도 곡성군 출신. 바닥에 오줌을 싸고 혼절,
여자친구: 김지훈의 전 여친. 걸걸하고 허스키한 남자목소리,
황광명: 외제차를 타고 다니는 건물주 아들. 사기꾼일수도.
남자순경과 여자순경: 첫 출동한 경찰들. 총을 쏨.
김지영: 82년생. 36세. 지원이라는 5살 아이의 엄마. 엄마부대: 맘충이라 불리는 김지영의 카페 회원.
손석희: JTBC방송국 사장이자 앵커. 김지훈과 인터뷰.
스님: 손석희에게 김지훈의 절 생활에 대해 제보. 문재인대통령: 현장의 경찰청장과 실시간 통화하며 상황파악.경찰청장: 현장의 실질적 책임자. 저격수를 배치.
이상윤: 부경대 교수. 김지훈과 대화.
조상호: 목사. 십일조와 교회헌금에 목숨 거는 자.
군대고참: 김지훈의 군대고참. 나무절구방망이를 사용.
유시민 부부: 74년생 유시민. 보험금을 타서 생활영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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