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보배 가입한지는 꽤 됐지만 그동안 눈팅만 하면서
웃기도 많이 웃고 울기도 많이 울고 분노도 하면서
이제 첫글 써보네요.
그때 아내가 제왕절개수술 받다가 잘못돼서
정신없던 와중에
https://m.bobaedream.co.kr/board/bbs_view/strange/4241703/1/1/2150539?cNo=911651
위글 만화 읽고 너무 슬퍼서 울다가 댓글을 썼었어요.
만화 내용보면 참 할아버지가 일부러 꿈에 나와서 정떼려다가
차마 모질게 못하고 보내달라는거 같고..
제 처한 상황에 너무 슬퍼서 댓글을 쓴거 같습니다.
보배야 뭐 육두문자 날라다니고 섹드립도 넘쳐나다가도
슬픈일에는 다 같이 끅끅거리면서 눈물흘리는 그 모습이
좋았는데 정말 다들 제 얘기에 내 일 같이 슬퍼해주시고
안 좋은 글은 하나 없이 좋은 내용의 댓글들만 넘쳐나더라구요.
그거 보고 더 울었습니다.
얘기가 길어지는데 결론부터 말씀 드리면
무사히 잘 깨어났습니다.^^
그때 병원에선 진정제 줄이고는 있었지만 깨어나는건
3월 2일부터지 않을까 얘기 했었는데
3월1일에 깨어났단 연락받고 점점 좋아져서
3월22일에 퇴원했습니다.
장모님 모시고 올라와서 장모님께서 병원에 상주하시고
둘째애기는 처음 산부인과에서 언제 데려갈거냐고
더 오래 봐주기 힘들단 얘기에 데리고 나와서
저희 어머니께서 봐주시고..저는 아내 필요한거 갖다주고
첫째 케어하고..다행히 그때 일을 쉴때라..
아..증상이 양수색전증이었는데 사망률이 60프로가 넘는대요.
심정지가 와서 뇌손상 후유증도 꼭 있다고.
근데 지금까지 ct며 mri며 검사 다 해봤는데
전혀 문제없다더라구요.깨어나고 나서 처음엔 예전일 기억
못하는 부분도 많았지만 지금은 기억도 다 찾은거 같고
중환자실에서 계속 있어서 그런지 앉지도 못하고 누워만
있었는데 빨리 재활해서 퇴원도 빨리하고 지금은 아무일
없었다는듯이 일상생활하고 있습니다.
엄청 드문 케이스라고는 하드라구요.순천향병원 교수님도
그러셨고 실비보험 관계자도 설명하러 왔다가 멀쩡히 걷는거
보고 저희가 계약자 아닌줄 알았답니다.
색전증 환자가 이렇게 멀쩡한 경우는 처음 봤다고.
의식 깨어나고나선 저도 모르게 다시 웃고 다니고..ㅎ
어린이집 원장님도 아버님 이제 웃으신다고 좋아하시고요.
아..근데 너무 좋았는데 아내가 퇴원하고 이제 집에
4식구 다 오고 장모님도 오시고나서 어느날 거실 욕실에서
샤워하는데 거실에 웃고 떠들고 소리가 들리다가
갑자기 조용해졌었거든요.항상 이게 꿈은 아니겠지 생각했는데
갑자기 조용해진 소리에 무서워지더라구요.
만약에 이게 현실이 아니고 내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망상에 빠진건 아니겠지?거실에 나가보면 아무도 없고
첫째 혼자 울고 있는건 아니겠지?하고 무서워졌어요.
지금은 당연히 현실이다 인식되고 하루하루가 행복합니다.
둘째도 혹시 뇌손상 있지 않을까 걱정 했는데 보기에도
문제 없어보이고 예방접종 맞으러 갔을때도 이상은 전혀
없어보인다기에 아직 안심하고 있습니다.
글 쓰는 재주가 없어 쓸데없이 너무 길어졌네요.
그래도 걱정해주셨는데 이렇게 잘 깨어났다고
바라주셨던대로 저희 지금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고
말씀은 올리는게 맞는것 같아 글 씁니다.
걱정해주셔서 정말 너무 감사드리고
모든분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그럼 이만 줄이겠습니다.^^
보배에서 가슴 아픈 글들 읽고 꼭 괜찮아지고나서 다시 글써달라고 댓글 달고 했었는데 제가 못본건지 그 이후로 관련 글이 안올라와서 아직도 신경 쓰이는 부분이 있어요.괜찮아졌을거야.바빠서 글쓸 시간이 없을거야.하면서 좋게 생각하는데도 불안한 마음이 드는건 어쩔수가 없더라구요.
저희야 너무 최상의 결과라서 기쁜 마음으로 걱정해주신 부분에 대한 최소의 보답으로나마 소식 전해드린건데 이렇게 축하해주시고 함께 기뻐해주셔서 생각지도 못하게 또 감동을 한아름 받아갑니다.
아내한테도 전에 보배에서 이렇게들 걱정해줬었다고 보여줬었는데 보고 울었고 이렇게 기뻐해주셨다고 보여주니 또 감동 받더라구요.ㅎㅎ
그 동안 보배 보면서 정말 사람 사는 냄새가 많이 나는 곳이다 느꼈어요.꾸밈없이 가식없는.ㅎㅎ
서로 치고 박고 싸우기도 하고 세상에 이런 욕이 있었나 싶은 욕들도 보고ㅎ성희롱을 넘어서 성추행에 가까운ㅋㅋ드립들도 많이 날아다니다가도 심각한 사건 사고 나면 서로 잡고 있던 멱살 놓고 합심해서 해결하고ㅎㅎ다시 싸우고.
슬픈 일에 드라마보고 우는 아줌마처럼 울고 기쁜 일에 내 일처럼 같이 춤추면서 기뻐해주는ㅎ
저야 뭐 글을 올리는걸 좋아하는 성격이 아니라서 앞으로도 눈팅만 하면서 있는 그대로 동네형들 누나들 같은 보배 모습 보겠죠.전처럼 웃고 울고 화나고 하면서요.ㅎ
기쁜 일로 글을 올릴 일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마음 아픈 일로 다시 글쓸 일은 없을거라고 믿어요.다른 모든 분들도요.힘든일,슬픈 일 없이 기쁜 일만 올라올수 있게 빌게요.
모든 분들 정말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모든게 절망적일때 주셨던 말씀들 한마디 한마디가 저에게 버틸수 있게 큰 힘이 돼주셨어요.
매번 알고 있었지만 이번에도 보배라는 곳은 어디보다도 마음 따뜻한곳이라고 느끼고 갑니다.
모두 댁에 힘든일은 없어지고 행복한일만 넘치시고 건강하시기를 간절히 바라겠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꽃길만 걸으시길 바랍니다.^^
평생 건강한 나날만 쭉 이어지시길
가족 모두 건강 잘 챙기시면 더 좋으실꺼에요 파이팅
고생하셨어요^^
축하드려요!
늘 긍정으로 살아가시길바랍니다.
0/20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