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33, 중국 상하이)의 주치의인 김진구 명지병원 병원장은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대표팀이 터키를 꺾고 준결승에 진출한 지난 4일 김연경의 눈물을 떠올렸다.
김 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그녀를 처음 진료실에선 본 건 15년 전 18세의 나이, 이제 막 고교를 졸업한 신인 선수, 연봉 5000만 원의 새내기인데 이미 스타가 된 이 친구는 점프, 착지를 할 때마다 아파서 뛰기 힘들 정도였다”고 회상했다.그는 “약도 처방해주고 강력한 소견서도 써주어 휴식을 취하게 조치를 했고 중대 부상으로 이어지지 않게 재활 치료를 최소 6주간 하길 권장했다. 그런데 며칠 후 TV를 보니 소리를 질러가며 멀쩡하게 뛰고 있는 게 아닌가?”라며 “그것도 그냥 뛰는 게 아니라 그 선수 하나 때문에 인기도 없던 여자 배구가 인기 스포츠로 올라가는 게 느껴질 정도”라고 했다.
김 원장은 “매 시즌 최소 두 세 번은 병원을 찾는 그녀는 내겐 응원하며 지켜볼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환자였다”며 “많은 사람들이 화려한 스파이크만으로 김연경 선수를 기억하겠지만 그녀는 공격수 중 가장 수비를 잘하는 선수이자 백어택이 가장 무서운 선수이기도 하다. 그리고 힘든 티, 아픈 티를 한 번도 내지 않고 계속 코트에서 소리를 질러대는 사기꾼 (선수들의 사기를 북돋는)이기도 하다”고 적었다.
이어 “한마디로 빈틈이 없어 상대 팀 선수들도 두렵고 존경하는 선수”라고 덧붙였다.
김 원장은 2008년 부상 중임에도 시즌을 모두 소화한 뒤 국가대표에 소집된 김연경이 진료실에 나타난 상황을 소개했다. 시즌 중 무릎 부상이 악화해 수술이 불가피한 상태에 놓인 것이다.
그는 “그 시기 구단은 국가대표로서의 경기를 포기하고 지금 수술을 받길 원했고 선수는 자기가 있어야 대한민국이 본선 진출을 할 수 있다는 책임감에 불타 있었다”며 “‘너 말고 훌륭한 공격수가 많아. 너는 부상이 심하니 치료를 우선으로 생각해야 해’라고 선수를 보호하고자 하는 주변의 말에도 김연경 선수의 답은 단순했고 단호했다”고 전했다.
그 답은 “아 식빵~ 뛰어야지요. 저는 선수인데… 대한민국 선수란 말이에요. 선수는 경기를 뛰어야 해요. 아픈 건 언제나 그랬단 말이에요”였다.
김 원장은 “결국 그녀는 혼잣말로 들리지 않게 ‘식빵 식빵’을 외치며 닭똥 같은 눈물을 조용히, 정말 조용히 흘리고는 수술 동의서에 사인을 했다”며 “그 후로 난 그녀가 눈물을 보이거나 누구 탓을 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녀가 며칠 입원한 덕에 대한민국 모든 여자 배구 선수들을 다 본 것 같고 그 후로 난 여자 배구의 팬이 되었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이번 올림픽 대표 팀은 최근 10년 중 최약체라는 평가를 받았고 예선 통과가 어렵다는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주공 김연경 선수가 팀의 최연장자가 되어 체력적인 한계가 걱정되었고 그녀와 함께 원투 펀치를 맡아야 할 공격수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전력에서 이탈, 최상의 선수진을 다 동원해도 대한민국은 세계 랭킹 14위. 4위 터키, 5위 일본, 7위 도미니카 공화국을 상대로 승리를 바라는 건 조금 무리였다. 김연경 선수의 어깨가 그 어느 때보다 무거웠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지금 우리는 커다란 감동을 보고 있다. 믿기지 않는 투혼”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길 응원하겠다. 결과는 이미 중요하지 않다. 마지막 국가대표 경기가 될지도 모르는 김연경 선수를 위해 박수를 아끼지 않겠다”고 전했다.
김연경은 김 원장이 밝힌 2008년 무릎 수술로 인해 베이징올림픽 예선을 포기해야 했다. 이를 포함해 김연경은 프로선수 초기 무릎 수술을 3번이나 받았지만, 철저한 자기관리로 세계 정상에 올랐다.
이번 도쿄올림픽 경기 중에도 김연경은 무릎을 테이프로 꽁꽁 싸맨 상태였고 한쪽 허벅지 혈관은 터져 붉은 상처가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박지혜 (noname@edaily.co.kr)
미담이 끊이질 않는 갓연경
마지막 국대 잘 마무리 하시길 ㅠ.ㅠ
갓 연경 화이팅@!!
세계급 배구선수
능력, 인성, 외모 모두 최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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