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팅만 하다가 무거운 글을 적게 되어 죄송한 마음으로 몇 글자 적어봅니다.
아버지께서 암 수술 후 중환자실에 계십니다.
추석 때, 손주들 보러 집에 오셨다가 숨이 가쁘고, 피곤하다고 하셔서 본가로 가는 길에 병원 응급실에 가셨는데, 환자의 상태가 심각하니 빨리 보호자한테 연락하라고 하여 전화받고 급하게 응급실로 갔습니다.
심장에서 폐로 가는 혈관이 꽉 막혀 있어서 당장이라도 돌아가실 수 있으니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했습니다. 지방에서는 어떻게 할 방법이 없어서, 사설 구급차를 타고 서울로 이송했습니다.
필요한 검사들을 진행했고, 진단으로는 종양(암)이 심장 일부분과 양쪽 폐, 혈관, 임파선까지 전이되어 살아계신 게 신기할 정도의 상태라고 했습니다.
발생할 확률이 아주 희귀하며, 예후가 워낙 좋지 않아 결정이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아버지께선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자는 의지가 강하셨고, 수술을 진행했습니다.
10월 초, 급하게 주말에 수술 일정을 잡고, 10시간이 넘는 수술을 진행했습니다만 지금까지 의식이 회복되고 있지 않으십니다.
수술한 지 2주가 지난 시점에 연락받기를 심장에 또다시 종양이 자라고 있으며, 이 종양이 더 커지거나 떨어져 나가 혈관을 막으면 더 이상 치료는 크게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의식 회복이 안 되고, 다발성 장기 부전과 조금씩 떨어지는 혈압을 보면서 연명치료 거부에 대해 얘기하였고, 어머니와 동생과 함께 동의서를 작성하고 왔습니다.
자식들 얘긴 그렇게 안 들으시던 분이 손주들 위해 술과 담배를 끊는 모습에 기쁜 마음으로 이제 즐거운 날들만 보내시길 바라고 있었는데, 드라마에서나 볼법한 일이 현실로 닥치니 하루하루가 너무 괴롭습니다.
길지 않은 시간이어도 좋으니 꼭 의식 회복하셔서 가족들과 함께 따뜻한 시간을 보내는 기적이 일어나길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무거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힘내십시오..
무거운 사연도 사람사는 모습인데 개의치마시고 위로 받으시면 좋겠어요
진심 응원합니다!!
수많은 검사와 그결과를 기다리는 시간, 6시간이 넘는 수술시간... 피를 말리더군요. 방어님의 간절한 소망을 제 간절한 소망과 함께 빌겠습니다.
꼭 쾌차 하실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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