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車 시트용 '알칸타라'.. 천연가죽 아니라고?
이승용 모터매거진 편집장 입력 2017.11.22 03:02 댓글 5개
내구성 강하고 가벼운 기능섬유 소가죽은 1%도 들어가지 않아
가장 흔한 건 '커넥티드 그레인' 흠집 있는 가죽 표면 연마해 제작
편안하고 고급스러운 실내 공간을 추구하는 고급 자동차의 인테리어 장식에 결코 빠져서는 안 되는 재료가 바로 가죽이다. 부드럽고 따뜻한 감촉의 가죽 시트, 코를 자극하는 알싸한 가죽 냄새가 그윽한 공간을 만든다. 이처럼 호사스러운 자동차의 실내 장식에 쓰이는 가죽의 종류는 생각보다 다양하다. 가죽이라고 해서 다 같은 가죽이 아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커렉티드 그레인(CORRECTED GRAIN)'이다. 어지간한 자동차 브랜드의 가죽 시트에 많이 쓰이는 가죽 등급이지만, 좋은 품질의 가죽은 아니다. 벌레에 물렸거나 상처가 나 흉터가 생긴 가죽 표면을 연마하는 버핑(Buffing) 과정을 거친 후 인위적으로 색을 입히고 주름을 잡아 소가죽 무늬를 집어넣는 가공법을 사용한다. 이보다 높은 등급은 '아닐린 가죽(ANILINE LEATHER)'이다. 버핑 연마 작업을 최소화한 커렉티드 그레인에 합성염료인 아닐린(Aniline)을 입힌 가죽이다. 천연 소가죽의 표면이 그대로 보이기 때문에 애당초 최상급 가죽에만 사용하는 가공법이다. 하지만 쉽게 얼룩지고 내구성이 약한 편이다. 최근 최고급 자동차에 많이 쓰이고 있다. '알칸타라(ALCANTARA)'는 비싼 제조 단가 때문에 프리미엄 자동차에 주로 쓰이는 가죽이다. 하지만 소가죽은 단 1%도 들어가지 않은 화학섬유로 진짜 가죽이 아니다. 폴리에스터가 68%, 나머지 32%는 폴리우레탄이다. 1970년 일본 화학회사 도레이그룹 연구원 오카모토 미요시가 알칸타라를 만들었다. 질감이 스웨이드와 비슷해 눈으로 구별이 힘들지만, 만져보면 차이가 확실히 다르다. 가죽을 연마해 만든 스웨이드는 물과 불에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화학 성분의 알칸타라는 반대다. 또 내구성이 강하고 가벼워서 레이싱카나 수퍼카의 인테리어에 많이 쓰인다. 최근엔 자동차 업체의 자존심인 플래그십 모델의 카탈로그에 어김없이 '나파 가죽(NAPPA LEATHER)'이 등장한다. '나파(Nappa)'는 동물의 이름이 아니다. 1875년 미국 캘리포니아 나파밸리 가죽 가공업체 소여 태닝 컴퍼니(Sawyer Tanning Company)에서 일하던 이매뉴얼 마나세(Emanuel Manasse)가 새롭게 발견한 가죽 가공법을 칭한다. 지역명을 따 나파 가죽으로 불렀다. 아닐린, 세미 아닐린처럼 작업 공정이 까다롭다. 고급 가죽 가공법 중 하나다. '브리지 오브 위어(BRIDGE OF WEIR)'라는 시트 가죽도 있다. 1905년 설립된 스코틀랜드 가죽 전문 업체의 이름이다. 여름에도 날씨가 선선한 스코틀랜드는 파리나 모기가 거의 없어 가죽 원단에 생채기가 안 생긴다. 수작업으로 마무리한 최상급 가죽은 60개국으로 수출돼 최고급 자동차 시트에 씌워진다. 링컨 올 뉴 콘티넨털의 가죽 시트와 인테리어에 사용됐다. - Copyrights ⓒ 조선비즈 & 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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