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한우 육가공 업체에서 일합니다..
최근에 직원 하나가 갑자기 그만둬서 그 자리 메꾸느라
하루 종일 정신없이 일합니다..
일할때는 휴대폰 꺼내볼 시간도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전두환 사망 소식을 저녁에 집에 와서야 알게 됐네요..
뭐랄까..진짜 만감이 교차하는 그런 감정이었습니다..
사실 어서 죽기를 바라던 사람이었는데
막상 죽었다고 하니 우리나라 전직 대통령중 한명이 또 갔구나..
그런 건조한 생각도 들었구요...
잘 죽었다 싶기도 했습니다..
저는 고향이 전라남도 목포입니다..
1982년생 올해 마흔입니다..
또한 저희 외삼촌께서는 제가 태어나기 2년전에 광주에서 돌아가셨습니다..
전두환이 죽였다고 생각하고 40년을 살았고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이 없습니다..
지난 세월동안 제 머리속에 전두환은 세상에서 가장 나쁜 인간이었습니다..
어느정도 나이가 들어서부터는 그 인간이 왜 본인 잘못을 인정하지도 않고
저렇게 뻔뻔하게 이야기 할까 의문을 가졌습니다..
뭐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본인 여생의 안락함과 본인 자식들을 비롯한 주변 인물들을 지키고자 하는게 아니었을까
짐작하고 있습니다..
아까 포털 뉴스를 보니 전두환을 보좌했던 민정기 보좌관이라는 사람이
그런 말씀을 하셨더라구요..,
전두환이 광주 재판에 출석했을때 재판정에서 졸았었는데
그 이유가 전두환이 어떤 소리를 할지 몰라서
미리 수면제를 먹여서 그런거라더군요..
본인들 말하는 뜻은 치매에 가까운 노인이
사실도 아닌 일을 사실처럼 이야기할까봐 그랬다는 뉘앙스였는데..
정말 그럴까요?
혹시 치매에 가까운 노인이 할말 못 할말 가리지 않고
그냥 본인이 기억하고 알고있는 내용을
사실 그대로 말해버릴까 두려웠던것을 아닐까요?
결국 전두환은 그 어떤 진실도 털어놓지 않은채로 죽었습니다..
하지만 그 인간이 했던 행동들은 죽지 않았습니다..
그 어떤 정황과 증언을 보더라도 전두환은 학살자입니다..
본인은 끝까지 인정하지 않고 죽었고
그 학살자를 이순자는 회고록에서 애국자로 칭합니다..
전두환은 죽었지만 전두환이 했던 일을 알고 있는 측근들은 아직 살아있는 사람이 많습니다
진실을 가깝게 알고 있는 가족들도 있구요..
그 측근들과 가족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과연 본인들이 함구하고 거짓말로 막아낸 그 진실들을..
정말로 본인의 후손들이 모르고 지나쳐도 괜찮겠습니까?
본인의 손자,.,또 증손자..그 이후에 후손들도
전혀 앞 뒤가 맞지않는 당신들의 증언을 역사라고 배우고 살아가도 괜찮겠습니까?
지금이라도 사실을 이야기하고 용서를 구하면
당신들은 후손들 앞에 용기를 낸 선조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결국 나중에 밝혀질 진실에 의해
당신들은 뻔뻔한 거짓말로 일관한 부끄러운 ..
어디가서 말하기도 싫은 그런 선조가 될겁니다..
내가 죽은 이후의 일이니 상관없다 싶습니까?
당신들은 고위 군인이었고 정치인이었지만
당신 후손들은 당신의 핏줄임을 부정하고 숨기고 살겁니다..
수백년후의 일이 아닙니다..
불과 10~20년이면 현실이 될겁니다..
일제시대 친일파였던 이완용 송병준 같은 인간들의 후손들을 보면 답 나옵니다..
전두환이는 죽었지만 그 망령의 흔적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뭐 사실 그렇게 죽기를 바랬고 죽이고 싶은 인간이 죽었지만
별다른 기쁨보다는..
이제 누가 진실을 말해줄까 하는 답답함이 앞섭니다..
전두환이 진실이라면 5,18현장의 모든 사람들의 증언이 거짓이어야 말이 됩니다..
그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환청을 듣고 헛것을 보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그래서 저는 그 분들의 희생어린 증언에 힘입어
전두환이 거짓이라고 자신있게 말합니다..
전두환 측근과 가족들이 제발 이제라도 진실을 이야기 하고 사죄한다면.,.
더이상의 처벌이 없더라도 받아들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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