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산책 중에 폰을 하나 주웠어요.
흙도 묻고, 액정도 깨져서 누가 버렸나?
전원이 안 들어오네?
망가졌다고 버렸나? 요즘은 모든게 하도 흔한 세상이라...
잡다한 생각을 하며 집에 가져와서 물로 씼고, 말려서 충전을 해 봤더니 충전은 되더라구요.
전원을 켜서 설정창을 열었어요. 다행히 비번이나 패턴은 없었어요.
삼성계정이 뜨는데, 사람 이름이랑 지메일 주소가 나오네요.
메일 주소가 전화번호 같아서 전화를 거니, 본인이랍니다.
액정이 나가서 전화기를 버린 거냐, 아니면 잃어버린 거냐 물으니,
버린게 아니고, 술취해서 어떻게 된 건지 모르겠다...더군요.
본인이 배타는 사람이라 나중에 다시 연락을 주겠다고 하고 끊었어요.
일주일여 시간이 지나서 조금 전에 연락이 왔는데,
사례를 하고 싶다고 하며, 얼마나 드리면 되겠냐고 물어보네요.
생각도 없었는데 돈 얘길 하니 아니 왠 부수입? 하는 맘이 들더군요.
사례라는게 주고 싶은 사람이 그 마음을 표현하면 되는 거니 그건 알아서 하시라고 해도,
구체적인 금액을 얘기하시라고 하네요.
그래서 아유, 그럼 10만원이요. 그랬더니 목소리 톤이 바뀌네요.
그러면서 지금 지갑에 돈이 없어서 그러는데, 돈 준비해서 다시 연락하겠다고 하고 끊었어요.
제가 돈을 먼저 달라고 한 것도 아닌데 괜히 맘이 씁쓸하다 싶네요.
그냥 박카스나 한 박스 사 주소~ 할걸 그랬나요?
아우~ 이놈의 속물근성...값 따지고 있네요.ㅋ
저도 아주 오랜만에 갔던 길이구요.
괜한 것에 신경쓰게 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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