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버지
자식들한테는 진짜 무쟈게 인색하면서도
밖에서 만나는 남들에게는 호주머니 탈탈 털어주는 분이셨음
남들한테 보증서줬다 모은 돈 다 날려먹기도 했고
술도 겁나 좋아하셔서 술값 아까워하지 않으시고
나한테는 용돈 한푼도 안주면서 심지어 학교 수업비까지 주는 것 엄청 아까워하심
너무 심하게 눈치를 줘서 진짜 아부지에게서 납부금 달라고 하는게 너무 싫었음
어느날은 밤 늦게까지 공부하다 배고파서 먹을 게 없어서 라면 있길래 하나 끓여먹었는데
다음날 자기 라면 뺏어먹었다고 저한테 엄청 뭐라 하심
가족들이 하지 말라고 하는거 말 안듣고 기어이 자기 맘대로 추진했다 수천만원 빚지고 결국 죽을 때까지 그 빚 못 갚으심
낯선 대통령에게서 우리 아버지의 향기가 느껴지네요 요즘....
굥정개시키 야
지금 이십세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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