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5.18을 헌법전문에 수록’할 의사가 있음을 밝힌바다 있다. 사실 나야 이 문제를 이 시점에서 굳이 이의제기를 할 이유나 생각이 별로 없다. 다만 5.18 정신을 헌법전문에 수록하는 것이 타당한지 여부를 논하기 전에 분명히 짚고넘어가고픈 문제가 있다.
솔직히 보수우파 운동가들 대다수는 5.18을 극혐하는 것이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시간이 지나면 이런 정서가 자연스레 사그라들겠지 내심 기대했으나 그 부분이 달라진게 별로 없다. 솔직히 5.18을 비난하는 시각이래봤자 그전까지는 결국 특정지역의 폭력시위 혹은 특정 대선후보를 내란음모로 잡아가둔것에 대한 해당지역의 불만 정도로 평가절하하는 수준이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일부 강경보수파들이 5.18때 북한군이 대다수 개입했다는 이른바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하기 시작하면서 5.18에 대한 극혐 분위기는 점점 더 커져갔다.
한편으로는 또 이런말을 하기도 한다. ‘헌데 정작 12.12-5.18 책임자를 잡아가둔 것은 보수정권이었던 김영삼 정권때 아니냐 ?’고. 특히 얼마전 12.12를 소재로 한 모 영화가 개봉되어 화제가 되면서 진보좌파진영에서 현 보수정권도 결국 ‘전두환 정권의 연장선’이라는 식의 비난이 일자 여기에 대한 반박으로 나오는 논리가 대략 그와같다.
헌데 실제로 보수우파 운동가들 상당수는 바로 ‘5.18 특별법’을 제정하여 12.12-5.18의 책임이 있는 이른바 전두환,노태우등 하나회와 5공 핵심인사를 처벌했다는 이유 때문에 김영삼을 더 극렬하게 비난한다. 바로 그런점 때문에 김영삼을 보수정권 대통령으로 인정도 하지 않는게 그 사람들 아닌가. 따라서 이 시점에서 분명히 해두고픈 문제가 있다.
원래 한나라당 시절부터 보수정당의 기본노선은 이른바 반핵반김 집회(지금의 ‘태극기 집회’의 원조격)니 뭐니 이런 사람들과 손잡아봐야 극우 이미지만 강화되니 (그리고 어차피 보수우파 운동 하는 사람들이야 보수정당 찍을 사람들이니) 좀 더 중도적이고 합리적 노선과 손잡을 필요가 있다. 그래서 한나라당 시절에도 전향한 운동권등이 주도한 뉴라이트라던가 보수언론들도 상대적으로 젊고 합리적인 노선을 가진 정치,시사 논객들을 띄워주려는 분위기가 있었다. (* 따지고보면 필자 역시 그 시절 일정부분 그와같은 보수언론과 한나라당의 수혜를 입은 셈이다.)
어떻게보면 지금 5.18을 헌법전문에 수록하겠다는식의 주장을 하는 윤석열 대통령이나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노선도 그 시절 한나라당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보수우파 운동진영 대다수는 여전히 5.18을 매우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는게 딜레마다. 따라서 이 부분에 대한 보수우파 운동가들의 정서를 달랠 필요가 있다.
가령 좌파들로부터 보수정당이 결국 (5.18의 책임이 있는) 전두환의 후예라고 비난받을때는 ‘정작 5.18 특별법으로 전두환,노태우를 처벌한 것이 김영삼 정권때였다’는 식으로 반론하면서 뒤돌아서는 여전히 김영삼을 (전두환-노태우를 처벌했다는 이유로) ‘천하의 재수없는 X’ 취급한다면 이런 사람의 저와같은 말의 진정성을 믿을수 있을까. 또 가령 예를들면 지난 지방선거때 광역단체장 출마의사가 있던 어떤 인사는 과거 ‘5.18 북한군 개입 의혹’을 주장하는 사람들을 국회로 불러들여 세미나를 열었다는 점 때문에 경선에서 컷오프 될 위기에 처하자 그제서야 ‘5.18 유족과 광주영령들에게 사죄한다’는 식의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덕분에 컷오프가 취소되어 그 사람은 결국 광역단체장에 당선되긴 했지만 이런 사람의 진정성을 믿을수 있을까 ? 솔직히 ‘5.18 북한군 개입 의혹’ 세미나때 ‘5.18과 관련해서 보수우파가 한발자욱도 양보해선 안된다’며 (세미나에 직접 참석하지 않았지만) 동영상으로 응원 메시지까지 보내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한 필자의 입장에선 이 사람이 자신이 광역단체장 경선에서 컷오프 될 위기에 처하자 그제서야 내놓은 사과성명에 벌로 신뢰가 가지 않았다. (* 솔직히 개인적인 예상으로는 이 사람이 ‘그까짓 강원지사 자리 하나에 연연하느니 5.18에 관한 내 소신을 결코 굽히거나 꺾지 않겠다’고 당당하게 나올줄로만 알았다.)
사실 5.18을 헌법전문에 수록하는 것은 결국 헌법개정 사안이기 때문에 개헌이 되기전까지 이와같은 주장은 윤대통령이 하건 한위원장이 하건 ‘선언적 의미’에 그칠뿐이다. 따라서 공연히 보수우파운동 진영 내에서 그와같은 논란만 불러일으키기전에 보수우파진영의 5.18 또는 문민정부 당시 ‘5.18 특별법’으로 전두환-노태우를 처벌한 문제에 대한 입장부터 분명히 하고 넘어가자는 이야기다.
사실 기왕 말이 나온김에 호남 유권자,지식인들에게도 하고픈말이 하나 있다. 솔직히 지금까진 쩨쩨하게 이런 문제까진 제기하지 않으려헀는데 기왕 여기까지 온 이상 분명히 좀 짚고 넘어가자. 정작 전두환의 5.18 광주학살이 있은지 얼마 지나지 않아 치러진 11대 총선(1981년), 호남 대다수 지역에서 민정당 후보가 1위로 당선되었다. 심지어 광주는 물론 김대중 선생의 고향인 ‘목포-무안-신안’지역에서까지 민정당 후보가 당선되었다. 12대 총선에선 정치규제가 풀려 과거 야권인사들이 대거 신민당후보가 되어 1위나 2위로 당선되긴 하지만 그래도 민정당 후보가 선전하는곳이 제법 있는 분위기 자체는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이러던 것이 김대중 후보가 대선에 출마한 13대 대선에서부터 평균 80-90퍼센트 이상을 김대중 선생이 이끄는 정당이 득표하는 몰표현상이 생기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 흐름이 어느덧 40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정작 전두환의 5.18 학살이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치러진 총선(11대,12대)에서는 민정당 후보들이 대다수 지역에서 1위로 당선되었는데 김대중 선생이 복귀하고 난 뒤에는 ? 심지어 이제 김대중도 세상을 떠난지 10년 이상이 지났고 국민의힘에 12.12-5.18 직,간접 책임자나 5공 핵심 참여자가 거의 남아있지도 않음에도 ? 그로부터 쭉 지금까지 평균 80-90% 이상 압도적으로 특정정당에만 편향적 지지를 보이면서 보수정당 후보에겐 눈길도 주지 않는 이 이해할수 없는 현상을 대체 어찌 이해하란 말인가 ? 이런 호남유권자들의 편향적 투표경향도 결국 5.18이 군부정권이 다시 들어서는데 반발한 민주화 투쟁이었다기 보단 그저 특정지역 출신 유력 야당지도자가 내란음모로 구속된것에 대한 서운함의 표출 그정도 수준 아니었나 하는 의심을 받는 이유중 하나에 해당된다.
사실 5.18과 호남을 혐오하는 보수우파 운동의 정서가 앞으로도 지속되면 이 문제가 자자손손 대대로도 우리사회 정치갈등의 치유되지 않는 갈등의 골로 남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무엇보다 근본적으로 보수우파 운동진영 대다수가 여전히 5.18을 민주화 운동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 현실인데, 보수정권의 대통령이나 차기 유력 대선후보가 일방적으로 ‘5.18 헌법전문 수록’을 약속하고 보수우파 운동가들이야 어차피 보수정당 외엔 찍을 사람이 없으니 어차피 따라오게 되어있다 이런식으로 생각하고 있다면 그런식의 태도는 매우 오만불손해보이는게 사실이다.
결국 중요한건 보수진영이 앞으로 5.18에 대한 입장정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다. 5.18 정신을 헌법전문에 수록하는 것이 타당한지 그렇지 않은지는 그런 다음에 가서 처음부터 차분하게 다시 논의를 시작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경상도 사람이 대통령이 되었고 광주에 공장이 별로 없었고 해서 지역적 편차에 대한 불만이 많았습니다.
대학생은 소수이고, 거의 대다수는 일반 시민이었습니다.
https://www.bobaedream.co.kr/view?code=politic&No=837380
유독 광주 사람들의 폭동이 심했고, 계엄군의 무기고를 털어서 총격전을 펼쳤기에 피해가 심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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