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만에 쓰는 글인지..
우선 저는 모 대형 여행사에서 인솔가이드로 근무중이며...
불과 3주전 부다페스트에서 동일한 배는 아니지만 비슷한
규모의 배를 탑승했었고..지금까지 사고난 곳의 유람선을
평균 한달에 한번이상 탑승했었고..당장 다음달에도 동유
럽에 배정받는다면 인솔자로 따라나가게 되고 사고가 난
곳에 방문해야 합니다..
아침에 일어나 뉴스를 보고 부다페스트 현지가이드분들께
연락을 드리며 혹시나 저랑 친한분이 사고가 나셨을까 조
마조마한 마음으로 하루를 보냈네요..
우선 사고를 당하신 모든 분들 중 유명을 달리 하신분들..
삼가 명복을 빕니다..정말 너무 가슴이 아프네요..
그리고 실종자분들..정말 무사히 구조되셔서 사랑하는 가
족의 품으로 돌아오셨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현지 사정을 너무나 잘 아는 제 입장으로선...하..
특히 6살 아이가 있다는 소식에..너무너무 가슴이 아팠습
니다
하지만 현직 인솔자로서 특히나 더욱 가슴이 아픈것은..
그 배에 같이 탑승하셨을 참좋은여행 인솔자님..그리고 현지
가이드님..지나가며 보고 인사했을 그 분들이 너무나 안타
까워 가슴이 답답해 지네요..제가 그 일을 당했을수도 있다
는 생각에 근데 언론에선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았다는 내용
을 마치 가이드와 인솔자가 탑승전 착용시키지 않아 사고가
더 커졌다는 뉘앙스에..그 분들 생각하니 너무 억장이 무너
지네요..
하다못해 뉴스에선 인솔자나 가이드의 생사조차는 관심도 없이
오로지 여행객들만 사고를 당한것처럼 보도를 하니..
너무나 가슴이 아픕니다.....
수십번이 넘는 제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 드리자면 사고가
커진 원인은 첫째! 사고를 유발한 대형 크루즈선의 운전미숙
입니다.
다뉴브강엔 독일 오스트리아 헝가리를 지나는 대형 강 크루즈
선들이 항상 운행합니다. 크기도 바다를 떠다니는 크루즈처럼
배에서 약 일주일간 숙식을 하기에 사고가 난 유람선의 열배
에 가까운 대형 선박이구요..그런배가 갑자기 선회하기 위해
기수를 돌렸다 그럼 유람선은 미쳐 피할겨를도 없이 충돌했을
겁니다
두번째는 패키지일정 상 빼놓을 수 없는 코스가 다뉴브 야간
유람선이기에 그 악천후에도 무리하게 일정을 진행한 문제입
니다. 실제로 3주전 제가 동유럽을 갔을때 그리고 이번에
서유럽을 갔을때 이상하게도 올해는 유럽이 기후가 좋지않다..
어떻게 5월에 이렇게 계속 비가 오고 바람이 불까..생각을
했었습니다..3주전 제가 부다페스트 있을때도 비바람이 불었
었죠..가이드님과 지구종말이 다가온다 우스겟소리로 농담을
했는데..그때도 오스트리아 짤츠캄머굿에 태풍급의 비바랑이
불어 저도 예정되있던 케이블카 탑승을 포기해야 했었습니다..
아마 사고가 난 팀들도 여기까지 왔는데 하며 비바람이 불
어도 탑승하였을 것이고 여행을 담당한 인솔자와 가이드도
단 한번도 비바람이 분다고 배를 안탄적이 없기에..그냥 아무
생각없이 진행 했을겁니다..특히 참좋은처럼 홈쇼핑 상품같은
경우는 무슨 특전 무슨 특전해서 부다페스트 다뉴브 야간유람
선을 특전으로 제공하고 티비 방송에도 그렇게 홍보를 하기에
비가 온다고 바람이 분다고 그 특전을 취소시킨다..? 분명
그 뒷감당을 여행사는 감당못할 것이기에 강행했으리라 생각
듭니다..
그럼 이걸 왜 그렇게 특전으로 집어넣어서 강제했느냐...
홈쇼핑은 제한된 시간내에 최대한 좋은 이미지로 많은 고객을
모객해야 하기에 과대광고는 어느정도 있을 수 밖에 없고
한국인 특성상 최대한 많은것을 서비스해준다는 인식을 심어
줘야 좋다고 받아들이기에..또한 원래 부다페스트 야간유람
선은 선택관광으로 진행 되었었으나 한국 관광객들의 선택관광
에 대한 인식이 좋지 못하고 여행사에서도 경쟁업체에 비해
더 좋은 서비스를 하는것처럼 보여야 함으로 어느부턴가 필수
코스로 포함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단언컨데! 인솔자로서 말씀드리지만 사고가 난 팀의 인솔자가
만약 저 였다면..그리고 저게 상품에 포함된 필수 코스였다면
저 역시 똑같이 야간유람선 투어를 진행했을것입니다..그러나
저것이 선택관광이였다면..저는 탑승을 포기했을 것입니다..
세번째!..이건 분명히 사고를 키운 가장 큰 원인일 것입니다
사고가 난 배 뿐만 아니라 부다페스트 야간유람선의 99프로는
동일한 구조입니다. 1층은 실내객실로 이루어져 있고..2층
혹은 더 큰 배일경우 3층은 야외 테라스처럼 만들어져 있습
니다. 당일 날씨가 좋았다면 모든 관광객들은 다 야외에 나와
서 사진을 찍으며 야경 구경을 하였을테고 강에 대한 설명을
하는 현지 가이드와 인솔자는 1층 실내에 있었겠죠..1층에
마이크 시스템이 다 되어있고 작은 바도 있으니 손님들 사진
찍고 구경할동안 저희는 실내에서 쉬거든요..하지만 사고가 난
당일은 비바람이 부니 대부분의 승객들이 1층 실내에서 체류
했을 것이고..순식간에 사고가 나 배가 전복 되었으니 미쳐
빠져나올 겨를도 없이 실내에 같혀 물속으로 침몰했을 것입
니다. 배들이 대부분 1층실내가 앉아서 외부를 관람할 수
있게 통유리로 되어 있어 침몰하며 유리가 깨지지 않은 이상
아마 대부분의 실종자들은 그 실내에 같혀있을 겁니다..
제 동료 인솔자님과 야경 설명을 위해 함께 배에 오르셨을
현지가이드님..그리고 많은 손님들..특히 6살 아기두요....
그곳은 워낙 유속이 빠르고 중간 중간 소용돌이 치는 곳도
있고 특히 바닥이 뻘이라..만약 외부에 계시던분들 중 충격
으로 물에 떨어져 실종되신 분은..정말 찾기 힘들겁니다..
강이 평소에도 굉장히 색이 탁하거든요...
하...너무 안타깝습니다..그리고 너무 무섭네요..항상 농담
으로 목숨 내놓고 일한다고 우스겟소리로 이야기 했었던 동료
가 정말 그리 될줄은...
부다페스트는 보통 반나절에서 하루투어라 현지 가이드님도
사고 당일 그 팀과 합류하여 정말 일정 마지막으로 그 배에
탑승 하셨을텐데..이제 다 했다 트램타고 집에 가야지 생각에
내릴 준비하고 계셨을텐데..
30명의 손님들도 각자 즐거운 추억을 만들고자 힘들게 시간
맞춰 가족끼리 친구끼리 멀리까지 여행오셨을텐데..
너무 너무 슬픈 밤이네요..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빠르면 이번달..늦어도 다음달엔 또
저 역시 그곳으로 가게 될텐데..어찌 그 강을 바라볼지..
부디 모든 사람들이 돌아올때까지 누구탓하지 말고 기도해 주
셨으면 합니다..꼭 돌아 오시기를..
그리고 한 분이라도 더 살아 계시기를..
참 사람일이라는게 아이러니 하네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그리고
조금전 뉴스에서 보기로는 사고 유람선이 구소련 시절에 건조된 70년이 넘은 배라고 합니다.
엔진만 교체되어 운행되고 있었고..
사고 목격하신 현지 교민분과의 전화통화에서..
배가 두동강이 나면서 가해 크루즈선 믿으로 빨려 들어가듯 침몰 했다고 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그리고
조금전 뉴스에서 보기로는 사고 유람선이 구소련 시절에 건조된 70년이 넘은 배라고 합니다.
엔진만 교체되어 운행되고 있었고..
사고 목격하신 현지 교민분과의 전화통화에서..
배가 두동강이 나면서 가해 크루즈선 믿으로 빨려 들어가듯 침몰 했다고 합니다.
앞으로 배 타면 실내에 있지 못할것 같아요 ㅠㅠ
참 사람일이라는게 아이러니 하네요..
글 쓰신 분도 업계 종사자로서 받는 충격이 짐작됩니다. 하루빨리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시기 바라겠습니다.
(추가) 망설이다 추가합니다.
“한국인 특성상 최대한 많은것을 서비스해준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좋다고 받아들이기에..” 라고 쓰셨는데 이건 한국인만 그런건 아니라 인류 공통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보도를 보고 알았지만
70년 넘은배에다가 안전장비 하나없는 그런배를
타도록 한 여행사가 나쁜놈이네요.
사람의 안전을 조금이라도 생각했다면 최소한 구명조끼라도 갖춰져 있는 배를 태워야 하는거 아닙니까?
일부 몰지각한 몇명빼고는 그날의 사건이 머리속에 국민적 트라우마가 되어있는거 같아요.
자꾸 그날 생중계로 나오던 거대한 선채의 기억이 오버랩되면서 그날의 기분마저 오버랩되는...
무기력하고 숨이 턱하니 막히는... 답답함....
삼가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이제부터라도 사회 전반에
평상시와 달리 위험성 우려되는 것에 "돈아까우니...난 문제 없을거야" 라는
생각이 사라지고 안전을 우선하는 문화가 정착되었으면 합니다.
선박유형에 관계없이 구명조끼는 필수.
갑자기 든 생각인데 한강유람선은 구명조끼 착용하고 타나요?
서울 살아도 타본적 없어서 -_-;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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