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글써봅니다
전 나름 착하게 산다고 "타인이 알수 없도록 나눠라.." 이라는 생각 아래..살고 있습니다
몇년전 돌아가셨지만 저희 아버지 께서는 제가 아주 어릴적
추운 겨울날 시장에서 추위를 막아줄 걷옷 하나 없이 떨고 있던 이름 모를 내 또래의 친구에게
아버지께서는 잠바를 벗어 그 친구에게 입혀주고 온적이 있었습니다
평생을 가도 잊혀지지 않는 아버지의 기억이지요
그때 당시 왜 아버지는 내가 아닌 전혀 알지도 못하는 아이에게 그 좋은 잠바를 줬을까??하며
아리송해 하던 저의 어린날이 있었지요..
그 기억 때문일까요?
길을 가다 우산없이 가는 아이를 봐도
뭔가 어른의 손길이 필요한 아이들이 있다면 지나치지 못하는 성격이 되었습니다
학교 앞 분식집에서 돈이 없어서 먹고 싶은 핫도그를 먹지 못하는 아이를 보면
기어이 나서서 온갖 핑계를 대며 사주고야 마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제 삶이 넉넉하지는 않습니다..
전 15년 가까이 극장에서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일의 특성상 많은 사람들을 대하고 말도 안되는 상황도 많이 겪었지요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 한다면 참 좋을텐데..
지역 특성상 제 근무지에는 유동적인 사람보다 고정적인 사람들이 자주 방문해주십니다
우리 모두 관람예절을 지킵시다~~ !!!!!!
매번 봐왔던 분들이 고객으로 다시 찾아 주고 계시지요..
저역시 근무지쪽 토박이라 어딜가든 아는 얼굴들이 많아 항상 행동도 조심히 하고 있답니다
각설하고
10년전쯤 전 이었나요?
제가 20대일때 한 아주머니가 어린 꼬마애들 다섯명을 데리고 영화를 보러 오셨죠..
영화도 기억이 나네요 슈렉 (우리말 녹음) 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른한명에 아이는 다섯명인데 티켓은 4장을 사갔습니다 어른 하나에 아이셋..
영화가 시작하고 로비좀 돌아 보는데 한 7살 (여아) 5살 (남아)가 로비의자에 앉아 있었습니다
다가가 물어보니 아줌마가 돈이 없으니 너희는 로비에서 영화가 끝날때까지 기다리라고 했다는 겁니다
사정이 어떻게 됬듯 화가 나더군요..
조금 늦었지만 전 팝콘과 음료를 가지고 두 아이들을 입장 시켜 주었죠..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로비에 나와 있더군요..
가서 물으니 자기는 보고 싶은데 동생이 무서워 해서 나왔다 하면서 감사합니다 하는데..
그 언니가 참으로 이쁘게 보였습니다
사정을 들어보니 아빠는 일나가시고 동네 아줌마가 잠깐 데리고 영화 보러 왔다는 겁니다
엄마는?
하고 물으니 언니가 저에게 쉿 하더니 의자에 앉아 팝콘을 먹고 있던 남동생을 한번 보더니
제 귀에 "엄마는 말하면 안되요".....
그 후로 전 우리 친구 하자며 제 명함을 언니에게 주었습니다
명함에는 "이 이쁜 아니는 나의 친구이니 명함을 보여주면 매표 매점 그냥 주세요" 라고 메모를 적어 주었습니다
언니에게 명함 잃어 버리면 영화관에서 삼촌 찾으라는 말과 함께 친구가 되었으니
앞으로는 언제든지 오라는 말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죠..
그 후로 아주 간간히 동생과 함께 영화관에와 영화도 보고 잠깐이지만 인사도 했죠
물론 티켓비용과 매점 비용은 제가 나중에 따로 계산을 했고요
알바생이 자주 바뀌기에 혹시나 해서 매표소에도 "제 명함 가지고 오는 아이가 있다면 무료로 해줄것" 이라는 메모도 적어 놨었고요
그렇게 몇년이 지나고 발길이 뜸해 지더니 언제부터인가 오질 안더군요..
이사 갔나? 궁금 하기는 했지만 연락처를 받아 둔것도 없고 이름도 가물 가물 하고..
벌써 초딩들의 세상에선 고학년이 되었을 것이고..
그렇게 점점 잊혀져 갔습니다
그 일 이후로 전 간간히 지역 아동센터에 연락해 어디 영화관인데 아이들 초대하고 싶다
매표소에서 인솔자 분이 누구 초대로 왔다 하면 티켓과 매점물품을 준비해 줄것이다
하며 아이들을 간간히 초대하게 되었습니다
아동센터 관계자를 직접 뵙지는 않고 직원들에게 다녀갔다는 보고만 받고 매표 매점 얼마치 드렸다 하면
계산만 채워 넣고...그렇게 지내고 있었죠...
그 후로 시간이 꽤 지나고..
저도 결혼을 해서 이쁜 아이도 낳았고..
늘 다를게 없이 평범하게 나날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얼마전 낮에 은행갈 일이 있어서 길을 가는데 한 교복을 입은 여자 아이가
멀리 맞은 편에서 걸어오는데 왠지 알것 같은 얼굴.. 자주 오는 학생 고객인가 하며 지나 쳤는데
좀 걷다 보니 그 여학생이 후다닥 하며 제 앞에 다시 와 저를 막아 서더군요..
그리곤 잠깐의 침묵이 오가고..
"감사합니다" 하며 고개를 숙이더군요...
뭐지..뭐가 감사하다는 거지 하고 생각할 찰나 휙 하고 다시 뛰어가더군요...
이상한 여학생이네.. 하며 은행 업무를 보는데 갑자기 그때서야 생각이 나더군요...
10년전 제가 명함을 주었던 아이였습니다
몇번 오다가 아이가 커갈수록 오는 날도 뜸해지고.. 발걸음이 끈겼던 그 7살 언니..
기억에서 완전히 잊혀졌던 그 아이..
기분이 묘하더 군요..
이름이 뭐였지????
교복... 교복을 입고 있었는데 어느 학교 교복이었지????
무엇하나 기억이 나질 않더군요..
아 좀더 유심히 볼걸하고 생각했지만 그것도 잠시.. 많이 컷구나... 잘 자랐구나.. 17살쯤 됬겠네...
무엇보다 " 감사합니다 " 그 말이... 뭔가 시나브로 처럼 지금까지 울림이 있네요....
몇일이 지났지만 계속 머리속에 맴돌아 자꾸 흐믓하게 웃게 되네요..
그냥 이런일이 내게도 있구나..하고 어디다 말하고 싶은데.. 제 성격상 주변에 말은 못하겠고..
첫 글 첫 내용을 이렇게 올려봅니다
글쓰신분 멋쟁이 !!!
추천 두개 드립니다.
아마 평생 좋은 기억으로 잊지 않고 살겠죠.
누군가 한테 댓가없이 사랑을 받은 기억은
흔치 않으니까요.
좋은 어른!이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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