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왜 그런지 참 다양한 죽음을 목격했습니다.
대표적으로 계곡으로 가족 물놀이 갔다가 소용돌이에
익사한 아가씨를 봤고
고등학교 때는 버스 옆을 걷던 학생이 하필 넘어지면서
머리가 바퀴 밑으로 들어가 터ㅈ...는 경우도 봤고
군대에서는 총기 자살한 병사, 야간에 전차 뒤에 5명이
A 텐트 치고 자다가 몸의 두어 뼘씩 사라진 것도 봤죠.
심야에 막차 잘못 내려서 몇 시간 걷다가 가슴에 칼 꽂혀
누워 있는 정장 입은 아저씨도 봤습니다.
깔끔한 죽음은 말할 것도 없고요.
그런데 비교적 최근에 겪은 죽음은 쉽게 마음에서
떠나지를 않습니다.
현재 사는 건물이 1,2층은 상가에 3,4층은 각 9호씩
돼 있는 건물이고 저는 4층에 거주 중입니다.
5월경, 언젠가부터 건물에서 이상한 냄새가 나기 시작하더니 한 이틀 사이에 복도를 지날 때 숨을 쉬기 힘들 만큼
심해지더군요. 음식물 쓰레기가 심하게 썩은 냄새 + 된장이
심하게 썩은 냄새. 사실 그때도 조금 의심은 들었지만 아니겠지 했습니다.
6년째 동거 중인 여자친구 (사실상 아내죠) 가 어느 날 오전에
일을 보러 나갔다가 들어오더니 놀라 얘기합니다.
건물 주변에 경찰차가 몇 대, 국과수 차량도 왔고
복도랑 계단에 경찰과 하얀 가운을 입은 사람이 가득하다고.
우편배달이 왔는데 출입을 통제하는지 내려가서 받아야
했습니다.
네 맞습니다. 사람이 죽었고 짐작건대 그저 고독사가 아닌
살인사건인 거였죠. 후에 알았지만 중국인 (교포인지는 정확히 모름) 이 한국인을 수차례 찔러 살해한 사건이었습니다.
냄새가 시작되기 1~2주 전쯤 새벽에 건물 내에서
성인들 싸우는 소리가 나기에 나가볼까 하다 말았는데
그때 벌어진 사건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만약 그때
나갔다면 어떻게 됐을까 싶더군요.
제가 사는 호 옆으로 한 집, 그리고 계단 바로 건너 집
이었습니다.
기억이 나는 분이더군요. 밤이나 새벽에 건물 내에서
몇 번 지나치던 50대쯤 되신 분. 두어 번 제게 먼저
인사를 건넸지만 제가 먼저 말을 건네거나 하진 않았습니다.
뒤늦게 후회가 되더군요. 친해지고 싶으셨던 것 같은데
알은체 좀 하며 지내 드릴 걸 하고요.
얼굴을 아는 분이다 보니 마음이 더 안 좋더군요.
전혀 모르는 사람의 끔찍한 사후 모습을 본 것보다
뇌리에서 더 떠나지를 않았습니다.
더 놀랐던 건 그분이 발견되기 바로 사흘 전에
3층에서도 고독사 한 분이 발견됐더라는 사실입니다.
사흘 간격으로 그것도 같은 9호 위 아래층에서...
그 후로 한동안 환기가 안 되는 복도를 돌다가 집안까지
들어오는 끔찍한 시취와 어마어마한 굵은 파리들 때문에
고생도 많았습니다.
여기에 이 건물 관리인의 행태가 또 어땠냐면 그 집을
전문 업체를 불러 소독하고 청소할 생각을 않고
오래전부터 건물과 동네에서 재활용 수거를 하시는 노부부중
할머니께 '냄새 거의 빠졌으니 3만 원에 청소좀 해달라'
고 했다는 겁니다. 여전히 끔찍한 시취가 진동을 하는데...
그래서 제가 그 말을 듣고 할머니께 이러저러하니 절대
청소 하겠다 마시라고 말씀 드렸죠.
그렇게 일주일 이상을 겨우 시신만 빠진 그 호 입구를
닫아둔 채로 지내다가 결국은 업체를 불러 소독하더군요.
청소하기 전까지 늘 오갈 때 문이 잠긴 그 집 옆을 지나야 했는데 (계단 바로 옆집이다 보니) 그 기분이란 참...
더군다나 경찰들이 왔을 때 도어락을 뜯어놔서 그 구멍으로
집 안도 보이고 냄새도 솔솔 빠자져나오고 있었죠.
당시 그 냄새때문에 3층이나 4층이나 사망자가 살던 호
주변이 다 이사를 가버렸습니다. 옆집, 앞집 모두.
그런데 청소를 하고 며칠 되지도 않아 세입자를
모두 채우더군요. 복도를 통해 아직도 냄새가 느껴지는데...
어떤 사연이 있는 집인지 말해주고 싶지만 괜히 관리자
귀에 들어가 피곤해 질까봐 말도 못 해줍니다.
그러고서 얼마 되지 않아 근방의 모텔에서 살인사건이 또
터졌죠. 뉴스에도 크게 보도가 된 사건이었는데 하필 지나다
피해자 실려 나오는 걸 또 제가 봐버렸지 뭡니까.
뭔 얘기를 하고싶었던 건지 잊어버렸네요. 여하튼 지금도
그 호를 지날 때마다 속으로 인사를 드립니다. 좋은 곳으로
가시라고...
존곳으로 가라고ㅜ
초등학생때
기찻길에서 땡땡소리에
빨리가라고 손짓하는 엄마손에
다시 오라는 손짓으로오해한건지
돌아오다 사고난거요.
막내동생 짝지라서 유달시리 충격에 아직도 가끔 꿈에나오긴해요
저도 19살때인가 물에빠져 돌아가신분 살짝 본 기억이..아직도 그 모습이 생생한데..
빨리 안좋은 기억들은 훌훌 털어버리세요
정 맘에 걸리신다면 국화꽃 한송이 사다 평소 드나드는곳에 한송이 놔드리세요
좋은곳으로 가셨을거에요
본 적이 있었는데 그때 사람이 사람이기 위해서 필요한 게 단지 육체만이 아니구나라는 것을 느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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