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가끔 눈팅만 하다가 보배형님들께 부탁드릴게 있어 가입했습니다.
전 신림동에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중인 수험생입니다. 2월 29일 5급 공채 및 외교원 그리고 지역인재 7급 시험이 있습니다. 며칠 전 확진자가 30명쯤 될때 인사혁신처에서는 2월 29일 시험을 예정대로 치른다고 공지하였습니다. 대신 방역대책을 마련하여 안전하게 시험을 치를 수 있게 준비한다고 하였고요. 그땐 확진자가 더 발생하지 않고 사람들도 점차 상황이 좋아지고 있다고 생각할때였으니 시험 강행이 크게 문제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시험강행을 발표하고 나서 갑자기 신천지 대량감염 사태가 발생하여 30명에서 50명, 50명에서 100명으로 확진자가 늘어나더니 이젠 하루에도 수백명씩 확진자가 생겨 지금은 602명이나 되는 확진자가 발생하였고 사망자도 6명이나 됩니다. 사태가 점차 악화되어 결국 정부에서도 감염병 위기단계를 경계에서 심각으로 격상했습니다. 이제 코로나19 사태 해결을 위해 국가가 선제적으로 총력대응을 하겠다는 것이죠. 전국의 학교들이 개학을 일주일 연기하는 초유의 상황도 발생했습니다.
즉, 시험강행을 발표하던 때와는 상황 자체가 달라진 것이죠. 지금 얼마나 많은 확진자들이 있는지 아직 모릅니다. 속보로 수백명씩 발생하는 확진자들은 새롭게 감염된 사람들이 아니라 이미 며칠 전 감염이 되었고 이제서야 '확인'이 되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현재 검사진행이 약 8000명이고 대구의 신천지 교인중 유증상자만 1248명이나 됩니다.
이런 심각한 상황 가운데 시험을 강행했다가 신림동 및 노량진에 감염자가 발생한다면 새로운 지역감염의 위험이 존재합니다. 특히 수험생이 많이 거주하는 두 지역의 특성상 독서실, 고시식당, 학원 같은 수백명이 밀집한 장소가 많아 순식간에 바이러스가 확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대구경북에 이은 지역감염 사태가 벌어지는 것이죠.
아직 심각단계로 격상 전인 22일 토요일 9급 법원직 시험이 진행되었으며 이중 1명이 고열로 시험을 포기하고 보건소로 이송되었습니다(https://n.news.naver.com/article/421/0004478784). 다행스럽게도 검사결과 음성이 나왔지만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뻔 했습니다. 더욱이 29일 치러지는 PSAT시험은 2시간 동안 시험을 보는 9급 공채와 달리 아침부터 저녁까지(9시 10분까지 입실해서 최종 시험종료가 18시) 오랜 시간 같은 교실 안에서 머무르게 됩니다. 그래서 확진자와 같은 교실을 쓴다면 감염될 위험이 매우 높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인사혁신처의 대비책은 크게 3가지입니다. 첫째, 시험시간에 마스크 착용하기. 이건 전형적인 탁상행정의 결과물로 보여집니다. 마스크는 답답하기도 하고 안경을 착용한 수험생의 경우 김이 서리기 때문에 인사혁신처에서는 코를 빼놓거나 턱에 걸친 상태로 시험을 봐도 된다고 합니다. 또한 위에서 말한 것처럼 PSAT시험은 시험시간도 길고 3과목이나 보기 때문에 중간중간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도 길게 주어지는데 이때는 마스크를 벗어도 됩니다. 수험생 입장에서는 답답하고 불편한 마스크를 쉬는 시간동안 벗을 것이고, 당연히 점심시간에도 마스크를 끼고 도시락을 먹진 않겠죠. 즉 마스크를 착용하는 의미가 없다는 뜻입니다.
둘째, 교실당 시험인원 줄이기. 기존에는 한 교실당 25~30명 정도의 인원이 시험을 쳤으나 감염을 막기 위해 공간을 띄우고 교실당 15명 정도로 인원을 배치한다고 합니다. 아까 말한 것처럼 이것도 오랜 시간 같은 교실에 있으며, 쉬는 시간 돌아다니면서 가까이 지나가는 경우도 많을텐데 큰 의미가 없습니다.
셋째, 고사장 소독 및 입구에서 체온 측정하기. 그나마 제일 실효적인 대책이지만 뉴스에도 나온 것처럼 무증상 감염자나 잠복기 감염자가 있을 경우 예방이 불가능합니다. 또한 주말 치러진 시험에 대한 기사를 보니 입구에서 체온을 측정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는데 그 사이에 감염자가 있다면 매우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확진자의 체온이 높아 예비고사장으로 분류된다고 해도 이미 줄을서 있을때 주변 사람이 감염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아무 일도 발생하지 않고 무사히 시험이 치러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솔직히 그럴 확률이 더 높고요. 그러나 설마가 사람잡는다고 며칠 전까지만 해도 조만간 종식될 줄 알았던 코로나 사태가가 지금처럼 심각해질줄은 누구도 알지 못했습니다. (설마는 아니고) 신천지가 사람잡고 있는 것이죠. 감염병 방역대책은, 특히 코로나처럼 초기 감염력이 높은 바이러스에 대해서는 항상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선제적인 조치를 취해야합니다. 지금 정부에서 위기단계를 심각으로 격상하고 총력대응을 하는 것도 모두 그러한 인식 하에 이루어지는 것이고요.
그러므로 에이 설마 그러겠어 하는 안일한 대처가 아니라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과도해보일 정도로 강력한 대책이 요구되고, 그러한 대응이 결과적으로는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시험을 강행하였다가 발생할 수 있는 신림동 및 노량진의 지역감염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주일간의 시험 연기(연기한다면 3월 7일 시험 시행)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왜 일주일이지? 하는 의문이 들 수도 있을거라고 보입니다. 주관적인 판단이지만 근거를 들자면 그 기간이 앞으로의 상황을 판단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현재 얼마나 많은 확진자가 더 있을지 아직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상당히 빠른 속도로 검사를 하고있기에 며칠 내로 신천지 대량감염 사태의 확진자 규모가 파악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규모가 수백명이 될 수도 있고 운이 나쁘면 천 명이 넘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이미 발생한 확진자들이고 중요한 것은 확진자를 더 이상 늘리지 않는 것입니다. 즉, 정부의 총력대응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져 새로운 감염자가 거의 사라진다면 며칠 동안은 수백명씩 확진자가 더 늘어날 수 있지만 지금 존재하는 확진자들을 확인하고 나서부터는 확진자의 증가추세가 대폭 감소 또는 정체될 것입니다. 이 기간이 앞으로의 1~2주라고 보는 것이고요.
따라서 그때 확진자의 발생이 대폭 감소하거나 멈춘다면, 어디에 얼마나 확진자가 있는지 불확실한 지금보다 훨씬 안전하게 시험을 치를 수 있을 것입니다. 이미 이천의 확진자가 고시촌에 있는 관악교회에 들렀다고 합니다(https://n.news.naver.com/article/032/0002993262). 고시촌도 염려되는 것이죠.
그리고 만약 연기가 되었음에도 그때까지 확진자가 계속 증가하고 정부의 방역을 뚫고 새로운 감염경로가 발생한다면 더 이상 공무원 시험이 문제가 아닐 것입니다. 모든 사회, 경제, 문화적 부작용을 감수하더라도 코로나 사태 해결을 위해 전국민이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것이니까요.
지금도 질병관리본부를 비롯한 여러 부처의 공무원들 그리고 의사, 간호사 등 관련 인원들이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밤낮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조속히 코로나 19 사태가 해결되기를 바라며 새벽에 글을 남겨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여기까진 서론이었고......이제 본론입니다;;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Temp/BepyU1
청와대에 올린 연기청원에 십시일반 힘을 보태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제껏 보배형님들이 보여주신 화력이라면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독감 사망율 0.1%
미쿡서 이번 겨울에 독감으로 사망한 사람 1만명이 넘고 (http://woman.chosun.com/client/news/viw.asp?cate=c01&nNewsNumb=20200264165)
교통사고로 숨지는 사람숫자 그리고 기타 질병으로 숨지는 숫자도 아마 코로나바이러스 사망자보다 클겁니다.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인생일대의 중대사 잘 치르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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