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지금 30대 후반..곰 같은..아니 그냥 곰인 사랑스런 아내와 더 사랑스런 딸하나...
돌아가신 아버지는 제 나이때 아들만 셋..
그렇게도 엄하시던 아버지의 나이가 되어보니..
암만 생각해도 아직 전 철이 없어 보입니다..
방금 밖에 나가 담배하나 피고 있는데 누군가 큰소리로 술에 취해 노래를 부르더군요..
아파트 단지가 떠나갈 정도로 큰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는 한 남자..
하나 둘 단지안 세대의 불이 켜지는걸 지켜보며 담배를 끄는데..
노래의 끝자락에 흐느끼는 목소리가 들리더군요..
젠장 젠장..빌어먹을 세상..내게 대체 왜 이러는 거야... 라는 울부짓음..
잠시 켜졌다 꺼지는 아파트 불빛들...모두들 그 사람의 고성방가를 모른척 해주는 모양입니다
어두워서 잘 보이진 않았지만..
멀리서 주저 앉아 신세한탄 하는 남자를 보니..
집에 들어온 지금 왠지 맘이 편치가 않네요..
제가 고딩때 길을가다 땅에 주저 앉아 울부짓는 어른을 본적이 있었죠..아마도 지금 제나이 정도..
그땐 " 다 큰 어른이 사람들 보는데 챙피하게 뭐하는 짓이야 울 시간 있으면 열심히 일이라도 해야지.." 라고 생각했었더랬죠..
그런데 지금은..
얼마나 감당하기 힘든일이 생기셨기에...
부디 내일이면 다시 털고 일어나셨으면 얼마나 좋을까..
괜히 오지랖이 생기게 되네요..
힘든 시기 이죠..
그놈의 코로나로 인해.. 생각도 많아지고..밤잠을 설치며 내일은 어찌 견뎌야 하나 걱정으로 억지로 눈을 감지만..
따스한 봄날이 오듯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웃는 날이 오겠죠..
무슨 일이 벌어진들 아버지의 모습은 언제나 든든했었죠
돌아가신 아버지를 닮기 위해서...그 어른이라는 것이 되기 위해서
내색하지 않고 담담히 가장이라는 이름으로.. 우리 잘 견뎌 보아요..
안녕히들 주무세요..
고성방가 남자도 들어간 모양이네요..
이심전심 인지상정 착한형덜 엄지척
고슽형 봄타지말구 하이팅
로또꿈꾸세유
못하겠네요
제발이사태가 조용히빨리지나가서
주워사람들이 예전처럼 행복하기를
바랄뿐입니다
0/20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