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변에서 불길이 일어난다.
낯 익은 장소..
이리저리 어수선하게 뛰어 다니는 사람들..
어린 자식을 품에 안은 사람..
또는 손을 움켜 쥐고 있는 사람..
마치, 무언가에 쫓기듯..
저마다 분주히 움직인다.
그 주변엔 오토바이..
그리고, 7 명의 사내들···.
'······.'
'짹짹..'
눈을 뜨니 좀 어두컴컴 했다.
아직 동이 트기 전인 것 같았다.
나는 좀 피곤 했지만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곤 집 밖으로 향했다.
'······.'
나는 문 옆에 놓인 나무 통 위에 앉았다.
'사아아아아~.'
시원하고 깨끗한 새벽의 바람이
내 뺨을 살포시 스쳐 지나갔다.
나는 이번엔 하늘을 올려다 봤다.
날씨가 좀 우중충 했다.
그래도, 기분은 마냥 좋았다.
'그 사내는 과연, 누구일까?
나는 앞으로 이곳에서 무엇을 해야 되는 걸까??'
'삐꺽'
할아버지가 나왔다.
"안녕히 주무셨어요?"
나는 할아버지를 보며 인사했다.
"그래, 일찍 일어났구나..
흠.. 뭔가 조짐이 심상치 않구나······."
할아버지가 하늘을 올려다 보며 말 했다.
"그러게요.."
'······.'
"이곳에서의 생활은 어떻니?
잭···."
할아버지가 의자에 앉으며 물었다.
"으음··· 글쎄요..
아직 뭐가 뭔 진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지내는 것에 있어서는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토마스와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 노는 것도 즐겁고..
그런데, 어제 잠깐 이상한 꿈을 꿨어요.
그건 토마스와 친구들과 함께 어딘가 놀러 갔다가 꾼 건데..
전에도 이런 비슷한 꿈을 꾼 적이 있었거든요."
"꿈?"
"네··· 꿈 속에서..
누군가가 앞으로 제가 해야 될 일에 관해 말 하더라구요.
그런데, 저는 그게 이해가 가질 않았어요.
제가 그런 일을 맡아 할 수 있을 지도 잘 모르겠고..
솔직히 자신도 좀 없구요..
그래서, 앞으로 나는 무엇을 해야 될 지..
뭘 어떻게 해 나가야 될 지..
그런 생각을 하니 막막해서;;"
"흐음.. 그런 일이 있었구나..
그렇지만, 잭···
네가 이곳에 오게 된 것도
분명 무슨 이유가 있어서 그런 것 일 게다.
모든 문제에는 그러기 까지의 원인이 있는 법이지..
그러니, 오늘 너와 우리들이 만나게 된 것도
다 무슨 뜻이 있어서 그런 거라고 생각 한단다.
그리고.. 뭐가 뭔 지 모르겠을 때는
그냥, 너 자신을 믿고,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풀어 나가렴······."
"네, 알겠습니다."
할아버지의 얘길 듣고, 심난 했던 마음이..
조금이나마 안정되는 기분이 들었다.
'······.'
나는 할아버지와 함께 서둘러 오전 일과를 마친 뒤, 주방으로 향했다.
그곳에 도착하자.. 할머니가 요리를 하고 계셨다.
나는 그 분께 아침 인사를 드렸다.
그러자, 할머니는 내게 잠 들어 있는 둘을 깨워 달라고 부탁했다.
그래서, 나는 그 둘을 깨우러 거실로 향했다.
'······.'
나는 우선 토마스 부터 깨웠다.
"안녕, 잭···
하암~ 일찍 일어났네?"
토마스가 비몽사몽한 채, 날 보며 인사했다.
"나도 방금 일어났어."
나는 그를 보며 대답했다.
그리고, 이번엔 엔비를 깨우려고 흔들었다.
"음냐음냐.. 이제 더 이상은 못 먹는다구······."
엔비가 자면서 중얼 거렸다.
"그렇게 먹을 것만 밝히다간..
언젠가, 돼지가 되어 버리고 말 거라구,
고양아···."
토마스가 그를 보며 말 했다.
"그러니까, 난 고양이가 아니래도······."
엔비가 잠꼬대를 하며 대답했다.
"풉.."
우린 그 모습을 보며 한참 동안을 낄낄 거리다가
엔비를 깨운 뒤, 함께 주방으로 향했다.
'······.'
고기 스프 5 개..
옥수수 식빵 조각 10 개..
(1 명당 2 개 씩 나눠 먹었다.)
우유 3, 물 2
아침 식사가 끝나고, 나는 토마스와 함께 시장으로 향했다.
(칫솔도 사고, 겸사겸사 입을 옷도 좀 둘러 보기 위해..)
'······.'
시장 중앙에 다다르자..
지난 번 처럼 사람들이 어수선 하게 모여 있었다.
우린 그곳으로 다가갔다.
"무슨 일 있나요? 아저씨??"
토마스가 한 사내에게 물었다.
"큰 일이야.. 큰 일!!"
그가 흥분한 듯 호들갑을 떨었다.
'무슨 일이지..?'
"어제 밤, 마을이 누군가들에 의해, 불 타 버리고..
어린 아이들은 다 잡혀 갔다고 하더구나...."
옆에 있던 다른 사내가 대답했다.
"네!?"
"도대체 누가 그런 일을 벌인 거죠?"
나는 그를 보며 물었다.
"오토바이를 탄 사내들이라고 하더구나···."
'오토바이를 탄 사내들..'
누군 지 대강 짐작이 됐다.
"잭, 어떻게 하지?
만약, 친구들에게 무슨 일이 생겼으면 어쩌지??"
토마스가 울먹 거렸다.
"괜찮아.. 괜찮을 거야..
친구들은 다 무사할 거야.."
나는 그의 어깰 토닥이며 안심 시켰다.
'뚝뚝뚝뚝..'
그 시점.. 하늘에서 비가 한 두 방울 씩 떨어져 내리기 시작했다.
그래서, 우린 칫솔만 구입한 채, 오두막 집으로 향했다.
'······.'
나는 간단히 샤워한 뒤, 주방으로 갔다.
그리곤 할아버지와 할머니께
그간 있었던 일에 관해 설명했다.
그러자, 할아버지는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할머니는 고개를 좌우로 내저었다.
"잭··· 너라면 어떻게 하고 싶니?"
반대편 자리에 앉은 할아버지가 내게 물었다.
나는 대답하길 주저했다.
왜냐면, 되레 짐작이 가는 상황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게 다 나 때문에..
내 잘못으로 인해, 생긴 일이라는 것을..
그로 인해··· 그러한 압박감으로 인해······
나는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
"잭.. 마을 사람들을..
그리고, 붙잡혀 간 내 친구들을 구해 줘!!"
옆 자리에 앉은 토마스가 나를 보며 말 했다.
"풋.. 지네들이 힘이 없고, 나약해서
그간 당하고만 지냈던 주제에..
이제 와서 힘이 좀 생겼다고
도움을 청하는 꼴이 아주 우습군···
하여간 인간들은.. 꼭~ 저래
사사건건 쓰잘 데기 없는 일들에 얽매여
정신들을 못 차리고 지낸다니깐······
쟤가 어째서 너희들을 도와줘야 하는 거지?
그럴 이유나 의무가 있나??"
바닥에서 실뭉치를 가지고 놀던 엔비가 비아냥 댔다.
"엔비!!"
나는 그를 보며 소리쳤다.
"됐다, 그만들 하거라······."
할아버지가 우릴 중재했다.
"쳇.."
엔비는 다시, 실뭉치를 가지고 놀았다.
'······.'
나는 마음을 추스린 뒤, 이야길 시작했다.
"저는.. 마을 사람들을 구하고 싶어요..
그리고, 토마스의 친구들도요..
왜냐면, 이 모든 게 다 저 때문에 생긴 일들이기도 하고..
또, 모른 채 하고 지내기엔..
저들에게 미안 하기도 하고······."
"아니다, 잭···
그건 네 잘못이 아니야..
그러니, 너무 자책 하지 마렴······
넌 아무런 잘못도 없어.."
"그치만.. 그렇지만....
제가 만약에 그 날···
시장에 나타난 폭주족들을 쓰러 뜨리지만 않았다면
그런 일이 생기지 않았을 거예요..
그냥, 그 자리에서 도망 쳤어야 했는데······."
후회스러웠다.
나는 대답한 뒤, 고갤 떨궜다.
"그래, 그럴 지도 모르지만..
그건 꼭 네가 아니더라도
언젠가, 어느 날, 하루···
다른 누군가에 의해, 벌어졌을 지도 모르는 일이란다.
그러니, 자책할 필요 없어..
그건 순전히 어쩔 수 없는 사고 였으니깐 말이다."
나는 할아버지의 대답을 듣고, 토마스를 바라봤다.
그 애는 여전히 울먹 거리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자..
왠진 모르겠지만 마음 속 한 구석이 아려왔다.
"어쩔 지는 지금 당장 정하지 않아도 좋으니..
오늘은 그만 들어가서 푹~~ 쉬도록 하거라.
이런저런 많은 일들이 겹쳐서 피곤할 테니깐···."
"네, 알겠습니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거실로 향했다.
"흐아암~~ 그럼, 나도···
이제 그만 자러 가볼까나?"
엔비가 날 따라 거실로 향했다.
'······.'
오늘은 나와 엔비 둘이서만 자기로 했다.
다른 날과 다름 없는 밤이었는데도..
오늘 따라 왠지 더 고요하고, 쓸쓸하게만 느껴졌다.
나는 이불을 덮은 채, 눈을 감았다.
그런데, 잠이 오질 않았다.
아니, 도저히 잠에 들 수가 없었다.
이런저런 많은 일들이 겹쳐..
마음이 무척이나 심난했다.
나는 눈을 뜨고, 천장을 바라봤다.
그러자, 물방울에 젖은 창문이 보였다.
비는 여전히 세차게 내리고 있었다.
"엔비, 자?"
'······.'
대답이 없다.
"심술궂은 고양이 같으니라구···."
나는 낮게 중얼 거렸다.
"고양이 아니라니깐······."
머릴 맞대고 누운 엔비가 대답했다.
"어.. 이.. 일어나 있었던 거야??"
"그래, 뭣 때문에 그러는데?"
"저기.. 엔비···
난 그간 내가 뭘 하고 싶은 지,
뭘 어떻게 해야만 좋을 지,
모른 채, 망설이고만 지냈어..
그런데, 이젠 내가 뭘 하고 싶은 지,
잘 알 것 같아..
내가 무얼해야 되는 지 말이야······."
"그게 뭔데, 그래?"
엔비가 물었다.
"나 있지···
마을 사람들을 구하고 싶어..
붙잡혀간 친구들도..
그러니, 나 한테 힘을 빌려주면 안 될까??"
"뭐어? 나참;;
어쩌건 저쩌건 그건 결국, 네 마음이다만···
인간들은 말이지..
원체 간사한 존재들이라서..
별 뜻 없이 베풀고, 돕더라도..
금세 더러운 속내들을 드러내고,
뒤통수를 치곤 한다고······
그런데, 너는..
너랑 무관한 부분들을 위해,
희생을 하겠다고??"
엔비가 어이없다는 듯 혀를 차며 대답했다.
"왜냐면.. 왜냐면....
그 애들은 내 친구들이니깐..
그리고, 그곳은 내 친구들이 지내는 곳이니깐..
그러니깐 도와주고 싶어···."
'······.'
"에혀.. 그래, 너 좋을대로 해라.."
"그.. 그럼.. 도와 준다는 거지??"
"그래, 지난 번에는 네가 힘을 빌려 줬으니..
이번엔 이 엔비님이 선심써서 힘을 빌려 주시겠다,
이 말이야!!"
"고마워, 엔비!!"
"그래그래~~ 어서, 자자!"
이후.. 나는 눈을 감으려다가···
순간, 궁금한 게 하나 떠 올랐다.
"엔비, 뭣 좀 하나 물어봐도 돼?"
"또, 뭔데?"
"내가 이곳 사람이 아니란 건..
도대체 어떻게 안 거야?"
"말 했잖아..
그 때, 사이렌 소릴 듣고서도 멀뚱멀뚱 서 있었다고······."
"그런데, 넌 그게 뭔 지도 모른다고 했었잖아?"
"그렇지.. 그런 건 여기 와서 처음 들었으니깐..
그저···."
'그저?'
"네가 그 근방에서 방황하는 것 같고,
또, 혼자 돌아 다니길래..
떠볼 겸, 한 번 물어봤지~~
그러면서.. 사이렌 소리가 날 때,
주변 것들은 다들 어디론가 내빼는데
넌 혼자 멀뚱멀뚱 서 있길래.. 확신했지!
말 하자면.. 일종에 감이랄까..?
후훗!"
"으음··· 그랬구나.."
신기했다.
"그런데, 엔비···
넌 어쩌다가.."
"Zzz······."
엔비가 코를 골았다.
아무래도 잠 들었나 보다.
'······.'
눈을 뜨자 햇빛이 비췄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주위를 둘러봤다.
엔비는 아직 꿈 속을 헤매고 있었다.
그리고.. 주위가 조용한 걸로 보아···
아마, 내가 가장 먼저 일어난 것 같다.
'바람이나 쐴까..?'
나는 집 밖으로 향했다.
'······.'
'짹짹..'
새들이 이리저리 분주히 움직였다.
나는 문 옆에 있는 나무통 위에 앉았다.
비는 현재 그쳤고,
아직 이른 오전 도중이라서 그런 지,
날씨가 좀 쌀쌀하긴 했지만..
그래도, 견딜 만은 했다.
오히려 공기가 시원해서 기분이 좋고, 상쾌하더라···
'이 알 수 없는 장소에 온 지도
벌써 꽤, 됐구나······.'
나는 그간 있었던 일들을 쭉~~ 되돌아 봤다.
'쌔애앵~.'
치마 밑으로 찬바람이 불어 들어왔다.
'하읏···.'
나는 치맛자락을 붙잡았다.
아무래도.. 이제 그만, 집 안으로 들어가야 될 것 같다.
'······.'
나는 주방 쪽으로 향했다.
그러자, 그곳엔 할아버지가 의자에 앉아 계셨다.
"잘 잤니?"
할아버지가 날 보며 말 했다.
"네, 안녕히 주무셨어요?"
나는 의자에 앉으며 대답했다.
"저기, 할아버지···."
'······.'
나는 할아버지께 (어제 엔비와 한 대화는 제외..)
마음에 둔 얘길 전했다.
그러자, 할아버지는..
잠깐 동안 무언가를 곰곰히 생각하는 듯 하더니..
이내, 자리에서 일어나 방으로 향했다.
'······.'
할아버지가 왠 종이와 작은 주머니를 내게 건네줬다.
"이건 여비로 쓰도록 하고
이 지도를 참고해서 가렴..
그 녀석들이 있는 장소란다."
"네, 감사합니다."
나는 그것들을 받은 뒤, 거실로 향했다.
그리곤 잠 들어 있는 엔비를 깨운 뒤,
그와 함께 집 밖으로 나갔다.
'······.'
"흐아암~~ 결국, 그러기로 정한 거냐??
으으.. 피곤하구만···."
엔비가 기지개를 펴며 중얼 거렸다.
"잘 부탁해, 엔비.."
나는 그를 보며 대답했다.
"잭! 이걸 타고 가거라!!"
할아버지가 어딘가에서 안장이 채워진 흰색 말 한 마릴 데려왔다.
그런데, 여기서 잠깐..
문제가 생겼다.
'나는 말을 몰 줄 모르는데······.'
난감했다.
"어이!! 출발 안 해?
멀뚱멀뚱 서 가지고,
뭐 하는 거야??
혹시 배 고파서 그래???"
"아니, 그게 아니라..
내가 말을 타 본 적이 없어 가지고;;"
"뭐야.. 고작 그런 것 때문에 그러고 있었던 거냐??
걱정 마라, 이 형님이 알아서 해 주실 테니깐······."
엔비가 말에 탔다.
그리곤 내게 손가락질 했다.
마치, 본인 뒤에 타라는 듯이······.
그 모습을 보며..
뭔가 감탄스럽기도.. 귀엽기도.. 신기하기도 했다.
'말 타는 고양이라니··· 풋..'
"야! 얼른 안 타면 두고 간다?"
'성질 급하긴..'
"알겠어!!"
난 부랴부랴 말에 탔다.
이후 우린 지도를 펼쳐 길을 나섰다.
'······.'
바람은 서늘하고, 공기는 상쾌하다.
나와 엔비는 현재..
구름 한 점 없는 푸른 하늘 아래에서
말을 몰고 달리고 있다.
비교적 완만한 산길로 인해,
빠른 속도로 나아가고 있음에도 불구..
불편함은 거의 없었고..
그저··· 치맛자락이 흩날려서 이게 좀 불편했다.
'아.. 그러고 보니
깜박하고 옷을 안 갈아입고 왔네..
뭐, 됐나..?'
나는 하늘을 올려다 봤다.
비가 내리고 난 뒤라서 그런 지..
햇살이 밝고, 또.. 쨍쨍하다.
그래서, 기분이 좋았다.
그러면서.. 뭔가 좋은 일이 생길 것만 같은······
그런 예감이 들었다.
그리고, 혼란스럽고, 조마조마 하기만 했던 마음이
점차 차분해 지고, 안정이 되어갔다.
또, 지끈지끈 거리던 머리 속도 점점 식어갔다.
나는 눈을 감고, 이 자유로움을······ 이 여유로운 순간을······
한껏 만끽했다.
'······.'
"왼쪽이야, 오른쪽이야?"
엔비가 물었다.
'어.. 왼쪽은 시장이니깐···.'
"오른쪽."
나는 지도를 보며 대답했다.
그렇게 어느 정도 나아가자, 내리막 길이 끝났다.
그리고, 주위를 둘러보자, 이런저런 것들이 보였다.
논밭..
(저 너머로 쭉~ 펼쳐져 있다.)
도로..
(바로 앞에 양 쪽으로 쭉~ 펼쳐져 있다.)
상점..
(도로 근처 부근에 있다.
내리막 길에서 나온 뒤, 위치 상으로 왼쪽이다.)
우린 배가 고파서 잠시 상점에 방문 하기로 했다.
'······.'
이곳은 작고, 아담한 상점이다.
마치, 구멍가게 처럼······.
파란색 간판..
(입구 위 쪽에 매달려 있다.
네모난 직사각형 모양이다.)
길쭉한 목재 의자 하나..
(입구 옆쪽에 놓여 있다.
그 위에는 그늘이 져 있다.)
미닫이 문..
(표면은 흰색 천과 나무로 되어 있었고,
의자 오른쪽 부근에 위치해 있다.)
작은 쇠 종..
(미닫이 문 위쪽에 매달려 있다.
그것엔 하늘색 종이가 붙어 있었다.)
갈색 말 한 마리..
(상점 근처 부근에 묶여져 있다.
우리도 타고 온 말을 그 근처에 묶었다.)
'띠링띠링.'
작은 종이 바람에 흩날리며 소릴 냈다.
우린 상점 내부로 향했다.
'······.'
카운터..
(왼쪽에 있다.)
할머니 한 분이 카운터 쪽에 앉아 계셨다.
나는 그 분께 가볍게 목 인사를 했다.
그러자, 그 분은 날 보며 고갤 끄덕였다.
"뭐, 먹을까나? 히힛!"
엔비가 신난 듯이 중얼 거렸다.
그러자, 할머니가 그를 보며 흠칫했다.
그리고, 그런 지, 얼마 안 돼..
할머닌 평안을 되 찾은 뒤,
앞에 놓여진 녹색 청자 컵 속에 담긴 녹차를 마셨다.
(아마, 녹색이니 녹차가 맞을 것이다.)
나는 가게 내부를 둘러봤다.
이곳엔 이런저런 다양한 상품들이 많았다.
왼쪽 두 칸은 먹거리.. 군것질 거리..
오른쪽 두 칸은 장부.. 공책.. 필기구..
앞쪽에서 왼쪽 두 칸은 생활용품.. 잡화..
나는 그렇게 주변을 둘러 보며 앞으로 나아갔다.
그런데, 오른쪽 칸 열려진 문에서
왠 마룻바닥 같은 게 보이기 시작했다.
나는 고갤 빼꼼히 내밀고,
그 내부를 들여다 봤다.
그러자, 방이 하나 보였다.
장판..
네모난 창문..
하얀 벽지..
세로로 길쭉한 갈색 옷장..
(3 칸 짜리 여닫이 식이었고,
왼쪽 벽 구석에 배치되어 있다.)
할아버지..
(옆으로 누워 있다.
그는 현재 앞에 놓인 장기판에
홀로 장기를 두며 부채질을 하고 있다.)
주황색 작은 멍멍이..
(장기판 너머에서 가만히 엎드려 있다.)
"멍!!!!"
멍멍이가 자리에서 일어나, 날 보며 꼬릴 살랑살랑 흔들었다.
"초롱아, 손님 보고 짖으면 못 써!!"
할아버지가 개를 보며 꾸짖었다.
"하핫.. 개 귀엽네요..
종류가 뭐예요?"
"포메라니안이우···."
"그렇군요.."
그런 일이 있은 뒤,
나는 엔비와 함께 먹거릴 고르고 나서
상점 밖으로 나갔다.
'······.'
우린 상점 앞에 있는 의자에 앉아, 경단을 먹었다.
그런데, 이곳엔 우리 말고도 다른 누군가가 한 명 더 있었다.
노란색 원피스..
(밑단이 무릎 위 까지 조금 올라갔고,
끄트머리가 하늘하늘 거렸다.)
붉은색 머리카락..
(땋고 있다.)
전구 모양의 띠..
(머리카락 끝에 매달려 있다.)
밀짚 모자..
난 그녀를 잠시 바라 보다가 느긋히 주변 구경을 했다.
'······.'
'쿵!!'
왠 노부부가 수레차를 이끌고 가다가
반대 편에서 걷던 사내들 셋 중..
뒷 걸음질을 치며 걷던 한 사내와 충돌했다.
그로 인해, 이들은 시비가 붙게 됐다.
"아이고, 이런.. 죄송합니다···."
입을 먼저 연 것은 노부부 쪽이었다.
"아놔, 지저분 하게···
눈을 어따두고 다니는 거야!
어?? 내 옷이 드러워 졌잖아!!
이거 이제 어쩔 거야!!!"
양아치 1 이 노부부를 보며 성질냈다.
"흥.. 지가 뒤로 걸어 가다가 부딪혔으면서..
하여간.. 인간들은 하나같이 제 멋대로에
지네들 밖에 모른다니깐······."
엔비가 그 장면을 보며 비아냥 거렸다.
--
"그만 두세요!"
옆에 서 있던 여성이 그 현장에 개입했다.
"뭐야, 이건..
넌 또, 뭐야!!"
양아치 1 이 그녀에게 다가가며 손찌검 했다.
그러자, 그녀는 그의 손을 빠르게 피하더니..
이내.. 잡고, 넘어 뜨리고, 꺾어 버렸다.
"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양아치 1 이 비명 질렀다.
그리고, 그 시점..
저 너머에서 바람이 강하게 불어왔다.
그로 인해, 그녀의 머리 위에 쓰여진 모자가 날아갔다.
연두색 눈동자..
뽀얀 피부..
내 또래처럼 보이지만..
나 보다는 키가 조금 더 컸다.
"이봐, 아가씨..
그 손.. 순순히 놓아주는 게 좋을 걸??
난 지금, 당한 녀석처럼
그렇게 호락호락 하지 않으니깐 말이야······."
양아치 2 가 말 했다.
"오.. 그나저나, 이쁘게 생겼는데?
후후후.. 만약, 말만 잘 듣는다면..
이 오빠가 이뻐해 줄 수도 있는데 말이지??
흐흐흐흐흐흐흐흐흫······."
양아치 3 이 기분 나쁘게 쪼갰다.
"싫습니다!"
그녀는 그들을 보며 단호한 어조로 대답했다.
"뭐?? 너···
그렇게 대답한 것을 후회하게 해 주지!"
양아치 3 이 웃다가 정색 하더니..
이내, 그녀에게 달려 들었다.
그러자, 그녀는 그를 빠르게 피한 뒤, 뒤통수를 가격했다.
앙아치 3 은 맥 없이 쓰러졌다.
"여.. 여자면 여자답게
집 안 일이나 하면서 지내라구!!"
양아치 2 가 그녀에게 달려 들었다.
그러자, 그녀는 자세를 잡더니..
이내, 공중으로 뛰어 올랐다.
그리곤 몸을 냅다 틀어..
달려드는 상대를 향해, 돌려차기를 시전했다.
그것은 그대로 그의 얼굴에 정확히 명중했다.
이후.. 그는 저 멀리 날아갔다.
(한.. 2 m 정도는 날아간 것 같았다).
"싫습니다."
그녀는 지면에 살포시 착지했다.
그리고, 이 모든 상황은.. 졸지에 마무리 되었다.
'오오오···.'
나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환호했다.
(주황색)
"이야, 끝내주는데?"
엔비가 소시지를 우물우물 거리면서 감탄했다.
'······.'
그들은 노부부에게 사과를 한 뒤, 부랴부랴 도망쳤다.
노부부는 그녀에게 감사의 인사를 한 뒤, 떠났다.
그리고.. 그런 지 얼마 안 돼,
그녀 역시도 갈색 말을 타고 떠났다.
오전에 잠깐 그런 일이 있은 뒤,
나와 엔비는 묵묵히 갈 길을 나아갔다.
"앞으로 얼마나 더 걸릴 것 같애?"
나는 엔비에게 물었다.
"글쎄.. 앞으로 얼마나 더 걸리려나??
적어도 오늘 안에 도착하긴 그른 것 같다, 야···."
"흠.. 그럼, 어디서 자야 되지??"
"가다가 그냥, 적당한데 골라서 노숙 해야지 뭐···."
'······.'
'까악까악..'
날이 점점 저물어 갔다.
그리고, 그 시점..
우린 어딘가에 도착을 하게 됐는데······.
네온사인 큰 간판..
(오른쪽에 하나 세워져 있다.)
전구 모양의 표시..
(맨 위에서 빛났다.)
알록달록한 글자..
(밑에서 반짝였다.)
"엔비, 저기 뭐라고 적혀있는 거야?"
나는 간판을 가리키며 물었다.
"라이.. 팅.. 시티···."
"오늘 여기서 머물면 되겠네!"
"그래.. 어서, 아무대나 한 군데 잡고 쉬자고!
피곤해 돌아 가시겄다!!"
엔비가 배를 붙잡으며 재촉했다.
그런데, 그럴 만도 했다.
왜냐면, 우린..
아까 낮에 먹은 경단과 소시지 이외엔..
여지껏 아무 것도 먹지 못 했기 때문이다.
마시지도 못 했다······
쉬지도 못 했다······
그건 말 역시도 마찬가지..
"히히히히히힝.."
말이 지친 듯, 울음 소릴냈다.
"알겠어!
말아 너도 수고했어..
이제 좀 쉬어도 돼···."
우린 말 위에서 내린 뒤,
라이팅 시티를 향해 걸어 나갔다.
'······.'
밤이 되었다.
우린 라이팅 시티 안에 들어섰다.
이곳은 건물의 안과 밖 할 것 없이
빛으로 한가득 했고, 덕분에 눈이 좀 부셨다.
그리고, 이런저런 사람들이
이리저리 정신없이 활보하며 다녔다.
"이야.. 여기 이름 값 하는 장소구만!"
엔비가 눈에서 불빛을 반짝이며 말 했다.
"그러게···."
나는 주위를 둘러보며 대답했다.
이후 우린 앞으로 걸어 나갔다.
'······.'
"하아암.."
엔비가 하품을 했다.
"피곤해?"
나는 그를 보며 물었다.
"음? 어.. 좀 피곤하네;;"
엔비가 나를 보며 대답했다.
"그럼, 말 위에 올라가서 좀 쉬어..
괜찮은 곳 발견하면 깨울게···."
"오냐, 내가 고생을 좀 했으니 그러도록 하마.."
엔비는 그렇게 말 한 뒤, 말 위에 올라갔다.
확실히.. 그가 오늘 하루 종일 말을 이끌고 다니느라
고생을 하긴 했다.
'······.'
나는 말과 그 위에 탄 (지금은 잠에 든..) 엔비를 이끌고,
숙박 업소를 찾아 다녔다.
그러면서 이런저런 곳들을 둘러 보게 됐는데..
이곳은 구도가 좀 특이했다.
(뭐, 특이하다는 말을 하도 써서
별로 새로울 것 없어 보일 지도 모르겠나..
어쨌든 이곳은 특이했다.)
이곳은 내부에 들어서자 마자..
일자로 길이 탁 트여져 있었다.
돌로 된 길 바닥..
(너비가 꽤 되었다.)
수 많은 가로등..
(길 마다 양옆에 나란히 세워져 있다.)
커다란 화분들..
(가로등 옆이나 코너 부근에 배치되어 있다.
화분의 생김새는 직사각형, 둥근 모양, 항아리 모양 등 다양했고..
종류는 도자기로 된 것도 있었고, 나무로 된 것도 있었다.)
알록달록한 꽃들..
(화분 안에 심어져 있다.
빨강.. 파랑.. 노랑.. 하양.. 분홍 등..
색깔 별로 배치되어 있다.)
다양한 상점들..
첫 번째 코너 오른쪽에는 옷..
(그 중 윗도리.)
왼쪽에는 바지..
두 번째 코너 오른쪽에는 드레스.. 모피..
왼쪽에는 모자.. 신발.. 가방.. 속옷.. 양말 가게 등..
'······.'
나는 이번엔 세 번째 코너에 들어섰다.
여긴 다 보석상 뿐이었다.
(금.. 은.. 동.. 다이아몬드 등..)
'······.'
이어서 네 번째 코너에 들어섰다.
그런데.. 이곳엔 건물 같은 게 딱히 보이지 않았다.
그저, 잡상인들이 저 마다 길 거리 여기저기에
자릴 잡고 있을 뿐이었다.
네모난 탁자..
(나무로 된 것..
붉은 카페트가 깔려진 것..
하얀색 천이 깔려진 것 등..
종류가 다양했다.)
반짝 거리는 물건들..
(도금이 된 목걸이.. 반지.. 팔찌.. 귀걸이..
스테인리스 제품.. 시계.. 벨트 등..
주로 악세서리 위주였다.)
그런데, 이곳에 들어선 뒤로..
왠지 모를 이상한 기분이 자꾸만 든다.
이곳은 분명히..
이 알 수 없는 세계에 오게 된 이후로
처음 방문한 곳이고,
또.. 들린 적 조차도 없는 장소일 텐데······
그런데, 왠지 모르게 익숙하고 친숙한 듯 한..
그런 느낌이 들었다.
마치, 예전부터 알고 지냈던 것 처럼······
옛날 부터 자주 이 거릴 왕래하고 다녔던 것 처럼······
이런 곳에서 지내 본 적이 있는 것 처럼······.
'······.'
이상한 상점 하나를 발견했다.
뭐, 상점이라고 해 봤자..
다른 곳들 처럼 작은 상 위에 이런저런 잡동사니들이
너저분하게 어질러져 있을 뿐이었지만······
그러나, 그곳은 확실히 눈에 띄었다.
아니, 정확하게는..
'그것.' 이라고 부르는 게 더 나을 것이다.
나는 잠깐 눈을 감고 떴다.
그러자, '그것.' 은 어느샌가, 내 눈 앞에 서 있었다.
아니.. 정확하겐 내가 어느샌가, 그것의 앞에 서 있었다.
'어? 내가 왜, 여깄는 거지??'
나는 어안이 벙벙한 채로 주위를 둘러 봤다.
그리곤 앞을 바라봤다.
흰색 두건..
(머리 위에 칭칭 감고 있다.)
연보랏빛 베일..
(입과 코를 가렸다.)
붉은 눈빛..
(두 눈동자만 보였다.)
하얀색 의상..
(배꼽을 드러내고 있으며
몸 주위엔 금빛 장식이 매달려 있다.
무희같은 복장이었다.)
큰 가슴..
(적어도 'G.' 사이즈 정도는 되는 것 같았다.)
"기이한 운명을 타고 흘러오셨군요······."
그녀가 나를 보며 말 했다.
"그게 무슨 말씀이시죠?"
나는 그녀를 보며 물었다.
"존재는 하나, 존재하지 않는..
이곳에 있으나, 있어서는 안 될..
아~~ 당신은 어쩌다가 이런 곳으로
흘러 들어오게 된 것인가···
그것은 자의지? 혹은 다른 누군가의??"
그녀는 뒤에 있는 의자에 앉았다.
"기이한 운명을 지닌 당신..
그로 인해, 아프거나 슬플 때가
언젠가, 반드시 있을 것이고..
또, 들이닥칠 테지만···
그 속에서 즐겁고, 기쁜 일들 또한, 반드시 있을 것 입니다.
그러나, 그 끝은 아무도 알 수가 없으니..
당신이 향하게 될 그곳은 영원인가.. 아니면 파멸인가..
이거.. 무척이나 기대가 되는군요..
그럼, 당신의 앞 길에 무운이 깃들길 바라며······."
'쉬우웅~~.'
갑자기 거센 바람이 불어왔다.
그로 인해, 나는 두 눈을 감았다.
'······.'
눈을 뜨자 나는 아까와는 다른 장소에 서 있었다.
나는 고갤 들어 앞쪽을 바라봤다.
그러자, 왠 큰 건물 하나가 눈 앞에 보였다.
실로 기이한 일이었다.
주황색 동그란 건물..
(6 층이다.)
층 케이크 모양..
(위로 올라갈 수록 조금씩 좁아졌다.)
뭔가 먹음직스러워 보이기도..
편안해 보이기도 했다.
빛이 새어 나오는 창문..
(세로로 길쭉한 타원 모양이다.)
나는 문 앞에 가까이 다가갔다.
초록색 간판..
(가로로 길쭉한 직사각형 모양이다.
문 위쪽에 붙어 있다.
간판 안에는 노란색 글자로 뭐라고 적혀 있다.)
갈색 문..
주황색 줄..
분홍색 배경의 둥근 간판..
(문 중앙 부근에 매달려 있다.
그리고, 이 역시..
노란색 글씨로 뭐라고 적혀 있다.)
초록색 문고리..
(둥근 모양이다.)
난.. 비록 글자를 알아볼 수는 없더래도..
이곳이 어디고, 무엇을 하는 장소인 지..
곧 바로 눈치챌 수가 있었다.
그렇다.
이 곳은 바로······
나는 그러한 확신과 함께 엔비를 깨웠다.
"하암~~ 뭐야, 도착했어?"
엔비가 비몽사몽한 채, 날 보며 물었다.
"응, 아마······."
"흠.. 샹드.. 을레..?"
엔비가 간판을 보며 말 했다.
그리고, 우린 말은 근처 부근에 묶어둔 채,
그곳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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