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할 때는 포탈사이트에 접속하지 않아요.
그런데 4월 16일은 좀 달랐어요.
무심코 접속한 포탈사이트에 세월호 침몰 관련 실시간 검색어가 오르고 있었고,
인터넷 기사들은 뭐 침몰 중이네, 했네 마네, 그리고 뭐 구조를 했네 마네 여러 보도들로 채워졌죠.
대학생 때
저소득층 및 소외계층 청소년을 위한 멘토링 스쿨을 설립하고 운영한 적이 있는데,
저의 청소년 시기가 심적이든 가정의 문제든 안정적이지 못했기 때문에, 그게 멘토링 스쿨을 만들게 된 계기가 됐던 거 같아요.
그만큼 저는 청소년에 대한 관심도 높고, 희망을 주면 꽃피울 수 있다는 걸 알기 때문에 많이 도왔어요.
지금도 여건이 될 때마다 그렇고요.
청소년을 좋아하는 회사원.
세월호 침몰 관련 실시간 보도.
아직도 기억하는데, 그날의 날씨가 매우 꾸릿꾸릿했어요.
그냥 뭔 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 날씨였고, 하늘의 색이었어요.
어떻게 잘 기억하냐면, 그날이 제 생일이었거든요. 4월 16일.
그래서 군인으로 근무하는 아는 동생이 제 퇴근시간에 맞춰 회사 앞으로 온다고 해서,
"날씨도 안 좋은데 왜 오냐"라고 말하면서 바라본 그날의 바깥 날씨와 색을 기억하거든요.
쨌든.
포탈사이트에 전원구조! 라는 기사와 실시간 검색어를 보고,
'당연하지, 그래도 우리나라가 얼마나 좋은데'라고 생각하면서 그날 생일을 보냈는데.
이건 뭐. 그 뒤에 일어난 상황은 우리 모두가 잘 알 거라 생각해서 pass.
저는 그게 참 미안했어요.
포탈사이트에 올라온 것만 믿었던 내 자신.
회사원이라는 핑계로 이웃과 사회 돌아가는 거에 무관심했던 내 자신.
감성적인 사람이 회사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이성적으로 변해가던 내 자신.
그리고, 제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지만. 세월호가 침몰하고 있을 때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약한 내 자신.
여러 부족하고, 소리내지 못하고, 회사에서 강한 줄을 잡고자 정치하고 등등등...
그날 이후로
작년까지 생일이라고 해서 요란스럽게 보내지 않게 됐어요.
그냥 뭐, 그렇더라고요. 생일이라고 별다를 것도 없으니까.
2017년 4월 제 생일에 맞춰, 세월호가 떠오른 곳에 가서 "미안하다. 내가 더 열심히 살게"라고 말하면서,
조금 마음은 덜었는데, 그래도 뭐.
제 생일이 가까워지니, 괜히 생각나서.
일하다말고 눈치보며 몇 자 적네요.
이번 총선 때 누구를 뽑든, 어느 정당을 지지하든, 그건 유권자의 선택이지만.
지금은 없지만 실시간 검색어에 현혹되고, 거짓과 선동의 기사에 속지 말고, 군중심리처럼 어느 한 사람을 지정해서 뽑으라고 뽑지말고.
자신의 줏대를 내세워 투표에 임했으면 좋겠습니다.
남은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두서 없는이 글은 꾸릿한 바깥 날씨에 축처져 아무생각도 하기 싫다는 표현력입니다.
영상은 그날 직접 찍은 거라 문제가 안 될 겁니다.
한자한자.. 생각하며 읽어 내려왔네요..
참,, 기분이 남다르시겠어요...
하필 생일날.. 축하받고 기뻐해야 하는날.. ㅠㅠ
그래도 이번 생일부턴 웃으며 행복하게 보내시길..
미리 생일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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