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르르르륵..'
배에서 알람 소리가 났다.
'여지껏 시간이 가는 줄도
배가 고픈 줄도 모르고 있었네···.'
아침 일찍 부터 이런저런 일들이 겹쳐서 정신이 없긴 했다.
'오늘은 뭘 먹으려나?
고긴 어제 다 먹었고···.'
이런.. 엔비에게 고기 병이 옮은 것 같다.
"이봐! 오늘 아침은..
아니, 지금은 점심인가?
어쨌든 뭐, 먹을 거야??"
엔비가 불이 꺼진 모닥불 앞에서 말 했다.
"먹긴, 뭘 먹어?
그냥, 짐 칸 안에 있는 거 꺼내 먹어야지.."
나는 그를 보며 대답했다.
"으음.. 난 고길 먹고 싶은데···."
"뭐?? 고기는 어제 실컷 먹었잖아!!"
말에게 먹이를 주던 샹들레가 그를 보며 말 했다.
"그건 어제 먹은 거고!
오늘은 또, 오늘의 고기를 먹어야지!!"
'풋.. 그건 그렇네······.'
"그럼, 또.. 사냥이나 하러 갈래?"
"아니.."
"왜? 고기 먹고 싶다며?"
"물론 고기야, 먹고 싶지!
그런데, 아침 일찍 부터 힘을 뺐더니
피곤 하기도 하고.. 기운도 없고..
그냥, 좀 쉬고 싶다···
고로, 난 짐 칸 속에 들어 가서 한숨 자련다~~."
"그래, 그러던지~
하아암~~ 나도 좀 자야겠다···."
"뭐야, 둘 다 자려고??"
"어!"
"웅~."
그 얘길 끝으로 우린 짐 칸 속으로 들어 갔다.
'······.'
'달달달달..
달달달달....'
눈을 뜨자, 주변이 캄캄했다.
그리고, 현재.. 이윤 모르겠지만
주변이 계속 달달달달 거리며 흔들리고 있다.
나는 짐 칸을 덮은 막을 걷어 내고,
앞 쪽을 내다 봤다.
샹들레가 말을 몰고 있었다.
어둑어둑한 하늘..
황금 빛 저녁 놀..
뭉실뭉실한 구름들..
날은 서서히 밤을 향해, 가고 있었다.
"샹들레.."
"엇.. 일어 났어??"
그녀가 날 보며 대답했다.
"어.. 그런데, 지금..
어디 가는 거야??"
나는 그녀의 옆에 앉아서 물었다.
"어딜 가긴.. 집에 가는 거지!"
'아, 그렇군···
그나저나.. 이번에도 약, 4 일 정도를
이렇게 말을 몰고, 가야 되는 건가?
으으···.'
그래도, 볼 일은 이제 다 봤고..
별 다른 일도, 뭣도 없을 테니..
'부스럭 부스럭..'
"뭐야, 어디 가는 거야??"
엔비가 짐 칸을 덮은 막을 걷어낸 뒤,
고갤 빼꼼히 내밀고 물었다.
"풋.. 하하하하하하!!"
나와 샹들레는 동시에 그를 보며 웃었다.
"어디긴 어디겠어!
집으로 가는 거지!!"
나는 엔비에게 말 했다.
"그래? 그런데, 무슨 좋은 일이라도 있었냐?
왜, 둘 다 웃고 있어??"
엔비가 눈을 껌벅이며 물었다.
"아니.. 그냥, 뭔가 웃겨서···
흐흐흐흐.."
샹들레가 앞을 보며 대답했다.
"아.. 그나저나,
또, 4 일 간을 이렇게 다녀야 한다니..
으으.. 끔직 하구만;;
끝나도 끝난 게 아니었어······."
"아니, 이번에는 좀 더 빨리 도착 할 지도 몰라..
한.. 삼 일 정도?"
그녀가 고갤 갸우뚱 거리며 말 했다.
"뭐야, 몇 일이나 걸리는 건 마찬가지잖아..
으으.. 이제, 삼 일간 고기도 못 먹고 지내게 생겼네···."
"그래도.. 뭐라도 먹으니 굶는 건 아니잖아~."
나는 그에게 딴지를 걸었다.
"아니, 오늘 먹을 거라면 걱정 하지 않아도 돼!"
샹들레가 자신만만 해 하며 말 했다.
"그래, 짐 칸 속에 먹을 건 있으니
걱정 할 필요는 없겠지!"
그러나, 우린 그 때 까지 몰랐다..
그녀가 한 말의 진정한 의미를···.
'······.'
주변이 금세 어두워졌다.
그래서, 우린 평소에 하던 일들을 하고 정착 했다.
이젠 이러한 생활도 좀 적응이 된 것 같았다.
나쁘지 않았다.
나쁘진 않았는데..
역시 밖에서 노숙을 하고 지내는 건
영.. 불편 하고, 또.. 달갑지가 않다.
게다가 어느 때는 씻지를 못 하니
이게 가장 많이 불편했다.
솔직히.. 먹고, 자고 하는 문제 보다
씻지를 못 하는 게 더 불편한 것 같았다.
나는 그런 기분을 느끼며
엔비와 나무를 등진 채, 가만히 앉아 있었는데..
샹들레가 우릴 불렀다.
그래서, 우린 그곳으로 향했다.
'······.'
현장에 가까이 다가서자,
맛있는 냄새가 스물스물 나기 시작했다.
"아니, 이게 다 뭐야?"
엔비가 익혀져 가는 무언갈 보며 물었다.
"뭐긴 뭐야~ 고기지···
고기 먹고 싶다며?"
그녀가 그를 보며 능청스럽게 대답했다.
"그.. 그랬지..
그런데, 이런 게 남아 있었나??"
엔비가 고개를 갸우뚱 거렸다.
"그러게···."
의외였다.
그런데, 그럼 뭐, 어떠랴?
고길 먹을 수 있으면 그걸로 된 거지..
'······.'
"아우.. 배불러;;"
엔비가 부른 배를 쓰다듬으며 말 했다.
"잘 먹었다~~."
나는 부른 배를 쓰다듬으며 말 했다.
"둘 다 오늘 하루 수고들 했어!"
샹들레가 우릴 보며 말 했다.
"그래, 나랑 잭, 녀석이 수고를 하긴 했지~~."
"아냐, 샹들레, 너도 수고 했어!"
"아니.. 난 뭐, 딱히 한 것도 없는데.. 뭘~~."
"없긴.. 먹을 거 만들어 줬잖아!
또, 말도 몰고..
뭐, 아깐 도중에 인질이 되서 좀 곤란 하긴 했었지만..
그래도, 잭 녀석 아니었으면 큰일 날 뻔 했어??
흐흐흐흐.."
엔비가 날 보며 씨익하고 웃었다.
'······.'
'귀뚤귀뚤..
귀뚤귀뚤....'
우린 잠 들기 위해, 자리에 누웠다.
현재 불은 꺼져서 주변은 어두웠다.
'Zzzz..'
샹들레는 현재, 잠에 든 모양이다.
"엔비, 자?"
"아니, 아직.. 왜?"
"사실.. 내가 구한 게 아니라···."
"뭐?"
"그러니깐 내가 샹들레를 구한 게 아니라고······."
"그게 무슨 말이야?
그럼, 누가 구했는데?"
"나도 잘 모르겠어;;"
"뭐? 그럼, 귀신이 구했냐?"
"글쎄.. 그 쪽에서 갑자기 무슨 소리가 들리더니..
막.. 쓰러져 있더라고.."
"그래?"
"어, 그랬어.."
"뭐지..?"
'그러게.. 뭘까?'
"자자.."
"어?"
"자자고..
이기고, 살아 남았으면 됐지..
결과가 잘 됐으면,
과정은 둘 째 치면 되는 거야..
그러니, 사소한 것 따윈 신경 쓰지 말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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