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장. 여름 축제 둘 째 날.
'…….'
이런저런 일들이 있은 뒤,
나는 간밤에 잠깐 변장 쇼를 즐긴 뒤, 숙소에 도착했다.
'짹짹.'
동이 점점 트기 시작한 것 같았다.
'하아암..'
피곤했다.
그것도 많이..
나는 곧바로 침대 쪽으로 향했다.
그리곤 바로 쓰러져 버렸다.
'…….'
'맴맴맴맴..
스피오스피오스피오스피오…
지이이이이이이이..'
어디선가 괴상한 소리가 들렸다.
그래서, 나는 잠에서 깼다.
창문 밖을 내다보자..
햇볕이 쨍쨍히 비췄다.
"저 놈의 매미들을 다 구워 버리던 지 해야지 원…."
엔비가 내 밑도리 쪽에서 중얼 거렸다.
'넌 이번엔 왜, 내 밑 쪽에 와서 자고 있는 거냐!!'
"하아암~."
'얼마나 잤지..?'
모르겠다.
그런데, 아직 좀 피곤했다.
그래서, 좀 더 자려고 눈을 감았다.
'꼬르르르륵~.'
배가 고팠다.
이 상태로는 도저히 잠이 올 것 같지 않아서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곤 문 쪽으로 다가가서 문고릴 잡았다.
'덜컥.'
'으음?'
문고릴 돌리지도 않았는데
문이 열렸다.
문 밖에는 익숙한 모습의 누군가가 서 있었다.
"헛.. 왜, 이상한 애가 여기에 있는 거지?"
샹들레가 나를 보며 의아한 반응을 보였다.
그런데, 그녀의 말 대로 이상한 애인 것은 맞다.
컨셉트 자체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니깐…….
물론 그녀가 말 하는 이상한 거랑
이 이상한 것의 개념은 좀 차이가 있을 테지만..
"나야, 나."
나는 그녀를 보며 씨익 웃었다.
"잭??
너.. 어쩌다가 모습이…."
"하아암~
왜, 이렇게 시끄러워?"
엔비가 이쪽으로 다가왔다.
"으음? 뭐야..
또, 처음 보는 아가씨가
여기 서 있네?
나참.. 잭 이 블랙홀 같은 녀석..
어떻게 다니는 곳 마다 저래 여자들이 꼬인대?"
엔비가 내 앞에서 내 앞담을 깠다.
"하핫.. 엔비 잘 잤어?"
나는 그를 보며 씨익하고 웃었다.
"뭐야? 아가씨가 내 이름을 어떻게..
혹시??"
'…….'
"하하하하하하!
그래서, 옷을 갈아 입은 게 아니라..
갈아 입혀 졌다고? 하하하하!
그나저나, 잘 어울리는데?
너 앞으로도 그냥, 계속 그러고 다녀라..
꼬추는 떼어 버리고 크크크크..
케케케켘케켘!"
엔비가 웃다가 사레 들렸다.
우린 지금, 점심 식사를 하기 위해..
1 층 홀 오른쪽 끄트머리 2 번째 줄에 앉아있다.
오늘도 홀 내부는 식사를 하기 위한 손님들로 북적 거렸고..
나와 엔비 포함.. 거의 50 명 이상은 되어 보였다.
"그런데, 샹들레 넌 피곤하지 않아?"
난 옆자리에 앉은 그녀를 보며 물었다.
"아니, 오늘은 점심 시간에 투입이 됐는 걸..
그리고, 이 정도 쯤은 아무렇지 않아!"
그녀가 당차게 대답했다.
"그나저나 여기는 점심 식사도 되나 보구나……."
"물론! 우리 여관은..
아침, 점심, 저녁, 밤..
손님만 있으면 다 제공이 된다구!"
'난 손님은 아닌 것 같지만….'
다른 곳은 어떨 런 지 모르겠지만..
이 여관은 숙박비만 지불하면
나머진 다 'Free.' 라고 한다.
"하하하하, 그랬구나.."
"그런데, 오늘은 뭐가 나오냐?"
엔비가 물을 마신 뒤, 그녀를 보며 물었다.
"오늘? 으음..
그건 보면 알 게 될 거야~."
그녀가 의미심장한 대답을 했다.
'…….'
'보글보글보글보글..'
상 위에 음식이 올라왔다.
탕 요리..
하얀 육수..
둥둥 떠 있는 기름..
이런저런 야채들..
투명한 면..
뼉다구 옆에 붙은 고깃 덩이..
"이건 또, 뭐냐?"
엔비가 음식을 보며 물었다.
"갈비탕!"
'맛있겠다..'
나는 음식을 보며 입 맛을 다셨다.
그런데, 엔비의 표정이 별로 안 좋았다.
"엔비.. 왜, 그래?
어디 안 좋아?"
"어? 아니, 그게 아니라..
날도 더운데 왠 탕 요리야?"
"엔비, 너 그거 몰라?
더울 수록 뜨거운 음식을 먹어야 된다는 사실을…
더위는 더위로 이겨야 한다고들 하잖아!"
"뭐어? 그럼..
추운 날에는 차가운 것만 먹어야 겠네!!"
"아니! 그럼.. 배탈이 나지!
자고로.. 몸은 덥건 춥건 간에..
항상 따뜻하게 해 줘야 되는 법이라구!"
"더운 날에 뜨거운 음식 먹다가
더위만 더 먹게 생겼다!"
'이 둘.. 역시 쿵짝이 잘 맞는 콤비다.'
뭐, 그런 해프닝이 잠시 있은 뒤,
우린 본격적으로 갈비탕이라는 음식을 맛 보기 시작했다.
난 그녀가 알려준 대로..
소금 소스랑 후추를 약간 친 뒤,
그것을 맛 보았다.
"으음.. 맛 좋은데?"
"그치?"
그녀가 나를 보며 말 했다.
이후.. 나와 그녀의 시선은 자연스레
엔비에게 고정이 되었다.
"흥.. 고기가 들어간 것 까진 좋지만..
더운 날, 더운 음식을 먹어 봤자..
그게 얼마나 맛있겠어??"
엔비가 잠시 불평을 하더니..
이내, 그것을 먹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그는 어느 순간, 거기에 밥을 붓고,
비비고, 허겁지겁 들이켰다.
"엔비씨.. 더운 날, 더운 걸 먹으면 별로인 거 아닌가요?"
나는 그를 보며 딴지를 걸었다.
"어우야.. 이거 중독성이…"
엔비가 음식을 먹는 건 지..
아니면 흡입하는 건 지 모를 속도로 그것을 들이켰다.
"엔비, 천천히 먹어!"
나는 그를 보며 말 했다.
"부족하면 얘기들 해!"
그녀는 서빙 카트를 끌고 주방 쪽으로 향했다.
우린 배불리 점심 식사를 마친 뒤, 숙소로 향했다.
'…….'
"아! 배부르다!!"
엔비가 숙소에 도착하자 마자 침대 위에 드러 누웠다.
"나도 부르다!!"
나는 숙소에 도착하자 마자 침대 위에 드러 누웠다.
그리고, 우린.. 저마다 꿈 속으로 여행을 떠났다.
'…….'
'똑똑.. 똑똑..'
눈을 뜨고 주변을 둘러봤다.
날씨가 좀 어두워져 있었다.
'벌써 저녁이네..
오늘 저녁 식사는 뭘 먹게 되려나?'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문을 열었다.
그런데, 눈 앞에 낯선 누군가가 서 있었다.
붉은색 긴 머리카락..
트윈테일..
연두색 눈동자..
갈색 피부..
노란색 반팔티..
하늘하늘한 하얀색 레이스..
(목 주변과 팔 주변 붙어 있었다.)
하늘색 반바지..
갈색빛 샌들..
"누구시죠?"
난 그녀를 보며 물었다.
"나야, 나!!"
"어.. 그러니까…
샹들레구나!!
무슨 일로 들린 거야?
아.. 혹시 저녁 식사 다 됐어??
그것 때문에 온 거지???"
"으잉?? 아니!!"
그녀가 나를 보며 소릴 질렀다.
그러더니 뒷짐을 지고 나서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
"잭, 혹시 뭔가 드는 생각 없어..?"
'뭐라고 대답해야 하지..?'
나는 고갤 갸우뚱 거렸다.
그런데, 정말 모르겠다.
"피부가.. 좀 하얘졌나..?"
"뭐어!?"
"하암.. 뭐야, 시끄럽게……."
엔비가 한쪽 눈을 감고 하품을 하며 이쪽으로 다가왔다.
"엔비~ 잘 잤어?"
그녀가 엔비를 보며 물었다.
"아니, 못 잤다!!"
엔비가 그녀를 보며 성질을 부렸다.
"으음.. 이 아가씬..?"
"샹들레야…."
나는 그에게 귀띔 해 줬다.
"엔비~~ 혹시 뭔가 드는 생각 없어?"
"으흠.. 배가 좀 고픈 것 같애…."
"아니, 그런 거 말고!!"
"그럼, 뭐??"
"내 모습.."
그녀가 수줍게 대답했다.
"으음.. 그러고 보니..
뭔가 좀 달라진 것 같기도…."
'…….'
"피부가 좀 하얘졌나..?"
엔비가 팔짱을 끼고, 고갤 갸우뚱 거렸다.
그러자, 그녀는 몸이 잠깐 휘청거리는 듯 하다가
이내, 제 중심을 잡았다.
"으이구.. 너희 한테 물어 본 내가 바보지! 됐어!!"
"쟨 왜, 저러냐? 또.."
엔비가 나를 보며 물었다.
"글쎄.. 혹시 배가 고픈 거 아닐까?"
나는 엔비를 보며 어깨를 들썩였다.
그렇다.
배가 고프거나 졸리면 화가 난다.
"그나저나.. 뭣 때문에 여기 온 거냐?"
엔비가 그녀를 보며 물었다.
"아참! 지금, 축제 구경 하러 가자고 하려던 참이었는데……."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된 건가?'
"이봐! 둘 다 거기서 뭐해?
어서, 가자!!"
엔비가 멀찌감치에서 소리쳤다.
"엔비도 같이 가는 거야??"
그녀가 나를 보며 물었다.
"맞아."
나는 그녀를 보며 고갤 끄덕였다.
"그래? 뭐, 됐나..
그럼, 가자!"
이렇게 우리 셋은 축제 현장으로 향했다.
'······.'
"우와.. 이게 다 뭐냐??"
엔비가 축제 현장을 보며 말 했다.
"축제.."
"축제지.."
나와 샹들레는 그를 보며 대답했다.
"이야.. 여기저기 먹거리가 잔뜩 있네!!
우와.. 이게 다 뭐냐??
이봐!! 너희 둘 다 거기서 뭐 하는 거야?
얼른 뭣점 사 가지고 먹자!!"
엔비가 저 너머에서 우릴 보며 재촉했다.
'온통 먹을 생각 뿐이구만…….'
나는 어린애 같은 엔비의 모습을 보며 피식했다.
그 후.. 우린 축제를 즐기며 다녔다.
그런데..
'…….'
'얘들이 어디있지..?'
나는 현재 주변을 둘러보며 한 자리에 가만히 서 있다.
아무래도 친구들과 떨어진 것 같다..
'…….'
'터벅터벅..'
주변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나는 그곳을 바라봤다.
하늘색 머리카락..
일자 앞 머리카락..
(눈썹까지 내려왔다.)
단발 머리..
(어깨에 살짝 닿았다.)
하늘색 눈썹..
하늘색 눈동자..
파란색 머리띠..
노란색 반팔티..
(옷의 한 가운데 흰색 꽃 그림이 하나 그려져 있었다.)
노란색 줄무늬 치마..
어린 여자아이가 주위를 두리번 거리며 걷고 있다.
'털썩!'
그 애는 뭔가에 걸려 넘어졌다.
그리고, 그 애가 넘어질 때..
순간, 치마 밑으로 뭔가가 어렴풋이 보였던 것 같았는데……
하필 그 시점.. 하얀색 고양이 한 마리가
그 부근을 지나가서 그게 뭔 지 자세히 보지는 못 했다.
(흰색 곰돌이.)
"으아아아아앙!!"
그 애가 울기 시작했다.
보니깐 왼쪽 무릎이 좀 까져 있었다.
"괜찮니..?"
나는 그 애에게 다가가 물었다.
"으아아아아앙!!!!!!"
'아.. 안 괜찮나..?'
나는 처량하게 울고 있는 애를 보며 안절부절 못 했다.
이런 때, 내 친구들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어쩌긴 뭘 어째?
그냥, 배 째고 버려…….'
머리 속에서 엔비가 말 했다.
'어머, 귀여운 여자 아이가 있네~!
앞으로 우리가 보살펴 주도록 하자!!'
머리 속에서 샹들레가 말 했다.
'웅웅!!'
머리 속에서 새끼 곰이 울었다.
'얜 또, 뭐라는 거지?'
나는 잠시 동안 팔짱을 끼고
머리 속에 있는 친구들의 의견을 들었다.
그러나, 대답이 시원치 않은 것 같았다.
'으음.. 그래! 치료를 해 주자!'
'…….'
나는 간단히 응급처치를 하고
가지고 있던 손수건으로 상처를 감쌌다.
그리곤 주머니에 있던 누룽지 맛 알 사탕 하나를
그 애에게 물려줬다.
우린 근처 부근에 있는 벤치에 같이 앉았다.
'사아아아아~.'
바람이 내 뺨을 스쳐 지나갔다.
나는 하늘을 바라봤다.
검은 하늘..
무수히 많은 별들..
초승달..
"넌 이름이 뭐니?"
난 옆 자리에 앉은 애를 보며 물었다.
"수…."
"응??"
"수(水)!!!!!!!"
이름이 '수.' 인가 보다.
"그.. 그래..
그런데, 왜, 혼자 돌아다니고 있었어?
가족은??"
"몰라.."
'흠;; 난감하네..'
"저기.."
"으음? 왜, 그러니??"
"나랑 놀자.."
"뭐?"
"놀자!!"
그 애가 다짜고짜 내 소매를 붙잡으며 놀자고 졸랐다.
그래서, 난 어쩔 수 없이
그 앨 데리고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
"이번엔 저기!"
수가 어딘가를 가리켰다.
하얀색 직사각형 간판..
(위쪽에 매달려 있었다.
가로로 길쭉했다.)
검은색 글씨..
(알아 볼 수는 없었지만..
왠지 일본어 같았다.)
빨간 동그라미가 그려진 하얀 깃발..
(입구 오른쪽에 꽂혀 펄럭이고 있었다.
국기 같았다.)
우린 그곳으로 다가갔다.
몇몇 사람들이 가게 앞에 앉아 뭔갈 하고 있었다.
그들의 손에는 동그란 종이와
물이 담긴 그릇이 들려 있었다.
나는 앞을 바라봤다.
많은 금빛 물고기..
(가로로 길쭉하고 넓직한
갈색 어항 속에 들어가 있었다.)
"이거이거!"
수가 어떤 물고기를 가리켰다.
"알겠어.. 잠시만…."
'…….'
나는 잠시동안 분투하다가
이내, 작은 물고기 한 마릴 잡아 수에게 건네줬다.
"고마워! 히히"
수가 날 보며 웃었다.
'자.. 이젠 어딜 가볼까나?'
"수!!"
저 너머에서 누군가가 소리쳤다.
"언니!!"
수가 어딘가로 달려갔다.
아무래도 가족인가 보다.
'…….'
"나중에 또, 만나서 놀자!!"
수가 나를 보며 손을 흔들었다.
그리곤 가족과 함께 점점 멀어져 갔다.
나는 아까 있던 장소로 향했다.
'…….'
한적한 공원..
가로등 불빛..
불나방..
"친절 하시네요~."
나는 소리가 들리는 곳을 바라봤다.
그곳엔 누군가가 나무를 등 지고 서 있었다.
붉은 눈빛..
"아.. 당신이었군요…."
"혹시.. 그거 아시나요?
때론 사소한 호의가
자신에겐 오히려 독으로 작용할 지도 모른다는 것을……
차라리 서로 만나지 않았던 게 더 나았을 지도 모르는데..
하고 말이죠~."
"네? 그게 무슨 말씀이시죠??"
"당신은 앞으로 그런 기분이 들 지도 모른다는 겁니다.
마녀들을 맞이하게 될 그날…."
'마녀..?'
"하지만, 그 또한..
당신이 헤치고 풀어 나가야 될 그림들이라면..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인 거겠죠~~
자,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당신은 그 '물.' 속에서 익사하고 말 것인가…
아니면 멋지게 헤엄을 치고 춤을 추며
끝내 생존하게 될 것인가…
이거.. 무척이나 기대되는 군요……."
갑자기 거센 바람이 불어왔다.
그로 인해, 나는 두 눈을 감았다.
그리고, 눈을 뜨자..
나는 아까와는 다른 장소에 서 있었다.
나는 고갤 들어 앞쪽을 바라봤다.
저 너머로 부터 낯 익은 모습의 둘이 보이기 시작했다.
내 친구들이었다.
"엔비! 샹들레!!"
나는 친구들에게 다가갔다.
"으음..?
너 어디 가 있었냐??"
엔비가 내 쪽으로 다가오며 물었다.
"잭! 어디 있었어?"
샹들레가 내 쪽으로 다가오며 물었다.
"미안.. 도중에 길을 잃었나 봐;;"
"으이구.. 칠칠치 못 하긴..
한참이나 찾아 다녔다구!!"
엔비가 뭔갈 우물우물 거리며 말 했다.
'먹고만 다닌 거 아니고..?'
우린 밤도 늦었겠다 여관으로 향했다.
'…….'
"후! 즐거웠다!!"
엔비가 기지개를 펴며 말 했다.
"그치?"
나는 그를 보며 말 했다.
"그래, 내일도 또, 이것저것 실컷 먹고 다니자!"
"내일은 마지막 날이라서
상점들이 다 철수 할 텐데……."
"그럼, 내일은 뭘 하는데?"
엔비가 샹들레를 보며 물었다.
"글쎄? 무슨 공연이 있다나 뭐라나~~."
"흠.. 어쨌든 내일은 먹을 게 없다 이 말이지?"
"맞아.."
그녀가 엔비를 보며 대답했다.
"어우.. 더워;;
이제 씻으러 가자!"
엔비가 날 보며 말 했다.
"그러자~."
나는 그를 보며 대답했다.
"잭.. 내일도 저녁 쯤 깨우러 갈 게~."
"그래, 알겠어~."
나는 그녀를 보며 대답했다.
'…….'
나와 엔비는 씻고 나와서 바로 숙소로 향했다.
그리고, 침대 위에 누웠다.
"오늘 하루 즐거웠지?"
"그래, 잘 먹고 다녔다."
"내일도 가서 재밌게 놀다오자~."
"아니, 난 됐어…."
"으음? 왜?"
"먹을 것도 없는데 거길 뭣 하러 가냐……."
엔비가 낮게 중얼 거렸다.
"뭐?"
"아냐, 자자.."
'…….'
하늘에서 비추는 뜨거운 햇살..
울창한 숲..
흙길..
나무..
메마른 강길..
다리..
저 너머로 보이는 거대한 신전..
'…….'
눈을 뜨자 어느 새, 날이 밝아 있었다.
아니, 정확하겐 날이 저물고 있었다.
밖에서 부터 새빨간 석양의 빛이
내부로 비춰 들어왔다.
나는 자리에 앉았다.
그리곤 창문 너머를 멀뚱멀뚱 바라봤다.
'뭐가 어떻게 된 거지?'
'덜컥!'
방 문이 열렸다.
엔비가 들어왔다.
"일어났냐?"
엔비가 날 보며 말 했다.
"어.. 방금 일어났어..
그런데, 어디 다녀왔어?"
난 그를 보며 물었다.
"저녁 식사 하고 왔지~"
"저녁?
지금, 저녁이야??"
"그럼.. 저녁이지 새벽이냐!"
'뭐지?'
난 고갤 갸우뚱 거렸다.
"오늘 하루 죙일 자더만……."
엔비가 옆 침대로 향하며 말 했다.
"그랬구나…."
내가 잠을 자도 잠을 푹~ 잤나 보다.
"흐아암~."
그래도, 졸렸다.
'똑똑..'
노크 소리가 들렸다.
"네~."
난 자리에서 일어나 문을 열었다.
"나야!"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샹들레다.
둥글게 말아올린 머리카락..
하얀색 민소매 원피스..
(밑단이 무릎 위로 살짝 올라가 있었다.)
하얀색 샌들..
"가자!"
"그녀가 날 보며 말 했다."
'아, 그러고 보니……'
오늘은 축제 마지막 날이었다.
난 배가 좀 고팠지만..
그녀와 함께 마지막 축제를 즐기기 위해,
라이팅 시티 중앙 광장으로 향했다.
무슨 공연을 보기 위하여…….
'······.'
'웅성웅성..'
어마어마한 인파가 광장에 모여 있었다.
족히 10 만 명 이상은 되어 보였다.
나는 지금.. 샹들레와 함께 그 속에서
콩나물 처럼 껴 있는 상태다.
나는 무대를 바라봤다.
검은색 무대..
하얀색 스테이지..
9 개의 크고 동그란 조명..
(무대 위쪽에 띄엄띄엄 매달려 있었다.)
이런저런 사람들..
검은색 복장..
(흰색 줄무늬가 그어져 있었다.)
검은색 드레스..
각양각색의 흰 가면..
(여우, 토끼, 말, 돼지, 늑대, 사슴, 산양 등..)
해골 가면..
뭐랄까.. 많이 더워 보였다.
그래도, 다들 참고 하는 거겠지?
공연이 시작 되었다.
이런저런 악기들이 연주되며
저들은 마치, 행진을 하듯 퍼포먼스를 했다.
'…….'
공연이 끝났다.
주변에서 박수 갈채와 환호성이 들렸다.
그리고, 어느 새.. 밤이 되어 있었다.
"후! 재밌었다!"
나는 샹들레를 보며 말 했다.
"맞아! 즐거웠어!"
그녀가 나를 보며 대답했다.
그녀의 이마엔 땀이 송글송글 맺혀 있었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 일 테지만…….
"이제 그만 돌아갈까?"
"아니, 아직 하나 더 남아있어!"
'쿵..'
'······.'
무대를 보니 어떤 사내가 마이크를 들고 서 있었다.
"아아.. 다들 알다싶이..
오늘은 여름 축제 마지막 날 입니다!
축제에 찾아 주시고 함께 해 주신 여러분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마무리를 짓기 전에..
우리 도시를 구해 준 잭에게..
다시, 한 번 고맙다는 인사를 전해주고 싶습니다.
잭.. 정말 고맙구나!!"
아저씨가 나를 보며 말 했다.
그러자, 사람들이 날 보며 박수를 치거나 환호했다.
나는 그들에게 가볍게 목 인사를 했다.
"그리고.. 바로 옆에 서 있는..
제 딸, 샹들레가 보이시나요?
어떻습니까..
절 닮아 무척이나 이쁘죠??
아.. 참고로 제 딸은 임자가 있는 몸이니
넘 보지들 마시구요!
하하하하하하하하!!"
"아빠!!"
그녀가 무대를 보며 소리쳤다.
그러자, 주변은 순식간에 웃음 바다가 됐다.
'왜들 저러지?'
아저씨의 마무리 인사가 끝났다.
'휘이익~~ 펑!!'
무언가가 하늘 위로 튀어 올랐다.
처음엔 천둥번개인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폭죽이었다.
빨간색..
노란색..
보라색..
파란색..
주황색..
검은 밤 하늘 위로 피어 오르는 형형색색의 불꽃들..
그것은 검은 도화지 속에 잘 스며들고 어우러져..
별들 만큼이나 아름답게 빛났다.
그리고, 이렇게..
긴 듯, 짧고, 정신없는 삼 일 간의 여름 축제가
성황리에 성공적으로 마무리 됐다.
"어휴.. 덥구만 더워……."
"그러게나 말일세..
이번 여름은 왜, 이렇게 일찍 찾아온 거람??"
주위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 둘 씩 축제 현장을 떠났다.
그리고, 우리도 여관으로 향했다.
0/20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