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을 복잡하게 들여다보면 답이 안나온다 생각됩니다. 오컴의 면도날만치 최대한 간단하게 보고 그리고 할매와 애엄마를 미친년으로 볼게 아니라 정상인으로 두고 생각해봐야 한다 봅니다. 그리고 의외로 범인은 가까이 있다 여겨집니다.우선 간단히 몇 팩트들하고 쟁점들부터 후벼파보면...
팩트1. 외할매가 친모다. 유전자검사결과에도 끝까지 아니라 하는 데, 이 부분이 중요함돠. 늘 숨기려하는게 가장 큰 단서입니다. 친모일경우 필연적으로 딸의 아이의 행방이 문제가 됩니다. 이게 핵심인 거죠.
팩트2. 애엄마는 자기애가 아닌것을 알고 있었다. 경찰이 혈액형을 물어봤을때 거짓진술한거 보면 자기애가 아닌것을 숨기려는 게 보입니다. 자기혈액형 헷갈리는 바보는 잘 없잖아요.
팩트3. 아랫집에 외할매와 외할배가 산다. 바로 아래에 사는 만큼 왕래도 잦고 가까웠을 것으로 추정된다.
쟁점1 애가 사라졌는 데 왜 외할매랑 외할배는 몰랐을까? 일주일만 못봐도 안달을 했을테고 보여달라고 난리였을거였다. 아무리 딸아이가 안보여준다고 해도 그렇게 무심할 수 있었을까?
쟁점2. 애가 방치되었을 시기, 왜 아무도 애 울음소리를 못들었나?
애가 출생의 비밀과 연관된 누군가에게 살해당했을 거라 여겨집니다.
쟁점3. 타살이라면 왜 시신을 유기하지 않았나?
걸려도 범인이 자신이 지목당하지 않을거라 생각했을테고 또 피해자와 관련된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함이 아닐까 함돠.
이를 통해 간단히 소설 함 써봅니다.
(외할매)
"임신 8개월 입니다." 몸안에 태동이 느껴지고 난 후 부랴부랴 병원에 왔건만... 너무 늦어버렸다. 임신 24주가 넘으면 법적으로 낙태가 불가능하고 설사 한다해도 너무 위험하단다. 힘 없이 병원밖을 나오면서 8개월전 그날이 떠오른다.
유난히도 봄을 탔다. 따뜻한 봄바람에 한없이 설렜고 그러다 나들이겸 등산모임에 따라갔다. 멀리서 다가오는 빽바지에 페라가모 구두로 한껏 멋을 낸 옆동네 오영감이 보였다.평소에는 늘하던 아래턱 짓거리로 재수탱이 영감으로만 봤었는데 그 날은 귀여워보였다. 그렇게 봄을 타던 내가 어느 순간 오영감을 타고 있었다.
"참을 성도 없는 양반 같으니라고!", 올라간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어흑..." 소리와 함께 몸안에서 뜨거운 것이 느껴졌다. 토끼같은 영감탱이가 싸는 건 골고루도 쌌다. 하산길에 들른 생태탕집에서 반주로 먹은 소주반병이 한없이 얄밉다.
그렇게 몇개월이 지나 집안영감 모르게 급하게 뛰쳐나왔다. 근처에 자리한 모텔방을 잡았는데 하필이면 그 빌어먹을 오영감을 탄 그곳이었다. 왠만하면 옆에 있는 다른 모텔로 가려했으나 공대언닌가 뭔가 하는 파워블로거가 그 모텔에 몰카있다고 구라쳐서 망했단다. "나쁜년!" 나한테 하는 소린지 공대언니한테 하는 소린지 몰겠다. 자리잡고 얼마되지 않아 애가 쓱 나와버렸다. 임신할때도 그렇게 티가 안나더니만...... 평소엔 아무렇치도 않았는데 막상 아이를 품안에 안으니 눈물이 끝없이 나왔다. 도무지 버릴 용기가 나질 않았다.
나도 모르게 어느순간 딸아이의 병원에 도착했다. "내가 미친년이지..." 어쨌든 내친 걸음이었다. 이 아이를 계속 보려면 어쩔수 없는 선택이다. 그렇게 틈을 봐서 딸의 아이와 바꿔치기 해버렸다. 그리고 딸애의 아이를 데리고 나가 다시 그 모텔방으로 들어갔는데 아이가 숨을 쉬지 않았다.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게 너무 꽉 싸맨듯하다. 정말 내친 걸음이다. 다시 그곳 산초입 생태탕집으로 가 어두워질때까지 기다렸다가 얕은 언덕을 올라 그곳에 사체를 유기했다.
(애엄마)
애를 출산하고 정말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애 키운다는 게 정말 쉬운일이 아닌듯 하다. 몇달이 흘러서 어느정도 정신줄을 잡을 때쯤 아이 건강검진을 받기위해 예약을 잡고 있는데, 옆에서 남편이 산부인과 병원에서 받은 진료기록을 뒤적이고 있었다. 남편이 "우리 아이 혈액형이 A형이네..." 아차 했다. 당시에는 몰랐는데 지금생각해보니 우리 아이는 혈액형이 A형이 될 수기 없다. 남편은 내가 B형인지만 알고있지만 사실 난 그냥 B형이 아니라 BB형이다. 남편한테는 우선 비밀로 하고 엄마와 상의하고 병원에 찾아가봐야겠다.
엄마한테 그간 모든 얘기를 듣고 절망했다. 엄마가 울면서 제발 비밀로 해달라고 했다. 나도 엄마가 깜빵가는 건 원치 않았고 남편이 이사실을 알면 이혼각이기에 그냥 기르겠다고 했다. 하지만 마음에는 늘 큰 짐이 되어버렸다. 그때부터였을까 조금씩 현실을 부정하기 시작한거 같다. 가정에 소홀해지고 탈출구를 찾기 시작했다.
생각지도 않았다. 이런 남자를 만나게 될 거란걸... 대기업 다니고 돈도 잘발고 매너도 좋고 잘생겼다. 친구들이 도와주고 엄마가 도와줘서 큰 어려움없이 살았지만 남편벌이가 좋지 않아 풍족한 삶은 꿈도 못꿨다. 아니 외식 한번도 맘편히 못했다. 남편에게 외도를 걸린 후 오히려 당당하게 얘기했다. 너보다 좋은 남자고 돈도 잘번다고... 나 좀 놔주라고... 그렇게 남편과 헤어지고 이 남자와 새로운 삶을 계획하게 됐다. 하지만 아이가 걸림돌이었다. 엄마에게 애를 데려가라고 했다. 하지만 내 연락 조차도 이제는 받지 않는다. 이제 더 이상 기다릴 순 없다. 아빠에게 전화를 해, "엄마한테 엄마딸 데려가라고 해" 하고 소리를 질렀다.
(할애비)
하늘이 노랗다. 딸애의 뜬금없는 전화에 바로 딸애집으로 올라갔는데... 손녀가 사실은 마누라 딸이라면서 자기는 새가정 꾸릴거라면서 애를 놔두고 나가버렸다. 한동안 멍때리다가 몇년전의 일이 번뜩 떠올랐다.
지방으로 출장을 갔다가 돌아오는 길이었다. 화장실이 급해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차를 세우고 화장실로 향하는 데... 지나가는 차안에 마누라의 모습이 언뜻 들어왔다. 운전석에는 옆동네 오영감이 앉아있었다. 다급히 쫓아가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돌아서서 화장실로 걸어가는 데 맞은편에서 ABC초콜렛을 까먹으며 숫자송을 부르는 아줌마가 보였다. 가만보니 옆동네 오영감이랑 같은 동네사는 여편네다. "여보게 혹시 여기서 오영감을 보지 않았는가?" 하고 묻자... 그 여편네는 쪼개면서 비아냥댄다. "ㅋㅋㅋㅋㅋ 뭘 알지도 모르면서 모르시면 그냥 지나가세요. ㅋㅋㅋㅋㅋㅋㅋ" 한대 줘패고 싶지만 화장실이 급해 화장실부터 갔다. 나오자마자 그 여편네를 대략 40킬로쯤 스토킹해서 혼내주고 싶었지만 찾을 수 없어 그냥 나왔다.
"그때 그 오영감인가?"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치솟아오른다. 떡볶이 물도 못맞추는 여편네가 바람이나 피고다니다니... 그러다 엄마를 찾는 손녀의 모습이 보인다. 얼굴에 오영감과 그 ABC여편네의 모습이 스쳐간다. 그러다 나도 모르게 아이를 밀쳐버렸다. 머리를 심하게 부딪혔는지 손녀가 축늘어졌다. 그대로 손을 뻗어 아이의 입과 코를 막아버렸다. 어차피 애엄마도 진짜애엄마도 이 아이를 찾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뒤돌아 나가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아 쓰고나니 졸 기네... 쏴리... 그리고 소설은 소설일뿐... 허구일뿐임돠...
전 그게 왜 사이비종교였지 싶은 느낌이 자꾸 들어요.
"사실이 드러나면 가만 안두겠어. 너 지옥가" 머 그런식에 겁먹고 꾸며낸 작전들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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