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온라인 쇼핑을 즐기는 쇼핑매니아입니다.
많게는 하루에도 몇건 씩 탕진잼에 빠져있던 어느 날 문득 쌓여가는 택배상자를 보며,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택배상자는 포장테이프 등으로 인해 재활용이 쉽지도 않고, 과대포장 문제도 심각하고...
그래서 좀 공부를 해봤더니 해외에서는 이미 재활용되는 공유택배상자를 개발하고 실험적인 시도를 하고 있는데 국내에서는 아직 이렇다할 시도가 없더군요.
그래서 일회용컵, 플라스틱빨대 등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하여 주변에 뜻있는 지인들과 직접 택배쓰레기가 거의 발생되지 않는 재활용택배상자를 개발했습니다.
물건량에 따라 가변적으로 용량을 조절할 수 있고, 박스테이프를 대체해서 부직포 방식을 적용하고.. 살짝 허술하긴 하지만일단 제 기준으로는 제품 자체는 마음에 들었습니다.
Green UseBox의 약자로 GRUB(그럽)이라는 그럴싸한 이름도 붙여주었습니다.
[초기 구상 이미지] [실제 제품]
하지만 이러한 공유택배상자는 치명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었습니다. 여러사람이 공유해서 재활용하기 위해서는 회수의 이슈가 있더군요. 아마 해외에서도 이러한 회수 이슈로 인해 대중화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그래서 저는 이 공유택배상자를 활용해서 ‘아이스버킷 챌린지’ 같은 릴레이 기부 캠페인을 기획하고 실험하기로 했습니다.
기부ON챌린지라는 캠페인으로 입학을 앞둔 사회취약계층 아동에게 입학선물을 하나씩 담아서 다음 참여자를 지목하고 택배로 전달하는 방식입니다.
자비로 1000개의 상자를 제작해서 사회공헌활동에 관심 많은(혹은 그런줄 알았던) 대기업, 국회의원, 지자체장, 행정가, 연예인 등에게 발송하였습니다.
실험적인 시도였기 때문에 큰 기대는 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이 분들 중 10프로, 아니 5프로만 참여해도 많은 사람들에게 환경문제에 대한 경각심과 사회취약계층에 대한 관심 제고 등 선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겠다는 막연한 기대는 있었습니다.
결과는?
처참했습니다. 문화를 선도한다는 모기업은 플라스틱 상자를 팔겠다는 거냐는 생뚱맞은 반응을, 환경지킴이로 이미지메이킹하는 모연예기획사는 스토커로 취급하기도 하고, 정치인 및 행정가들은 대부분 비서진 선에서 패싱되더군요.
더 답답했던 것은 환경단체와 환경관련 기업들의 반응이었습니다. 마치 경쟁자를 대하 듯 경계하더군요.(환경을 살리자는데 ^^)
역시 대외적인 이미지와 실체는 다르다는 것을 실감하는 실험결과였습니다.
너무 순진하기도 했고, 부족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소위 오피니언 리더, 선한 영향력을 표방하는 기업과 유명인들의 의식의 실체를 엿볼 수 있는 실험이었다고 총평하며 넋두리를 마칩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100을 출하하면 2~30 재사용되도
성공일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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