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간암은 이미 신장 위 부신까지 인접했고 신장까지 망가지고 있었습니다.
간암, 알코올성 간질환, 간신증후군(간 질환으로 콩팥이 망가지는 현상)을 모두 진단받았습니다.
남은 치료는 간이식뿐이었습니다.
김 씨는 혈액형이 같은 아들로부터 생체 간이식을 받기로 했으나, 검사 결과 아들은 선천적으로 간의 크기가 작아 이식할 수 없었습니다.
결국 딸인 25세 이 모 씨가 혈액형은 다르지만, 간을 이식하기로 했습니다.
문제는 딸의 간 역시 이식하기에는 적절치 않았다는 점이었습니다.
지난 2월 시행한 검사에서 딸에게 지방간이 발견됐고, 이식하려면 체중을 상당히 많이 줄여야 한다는 의사 소견이 나왔습니다.
김 씨는 딸이 무리한 체중 감량으로 건강을 해칠 수 있다며 말렸다고 합니다.
그러나 딸 이 씨는 한치의 머뭇거림도 없이 식단 조절과 운동에 돌입했습니다.
약간의 과일과 고구마 등으로 하루 한 끼에서 두 끼만 먹으며 두 달 간 15㎏을 줄였습니다.
재검사 결과 지방간은 거의 보이지 않아 이식 적합 판정을 받았습니다.
지난 4월 9일 유태석·조원태 외과 교수의 주도로 모녀는 간 이식 수술을 받았습니다.
혈액형이 달라서 의료진들은 수술 전 처치 등에도 적잖은 공을 들였습니다.
수술 결과는 성공적이었습니다.
딸의 간 70%가 이식돼 어머니의 새 간이 됐습니다.
모녀는 수술 하루 만에 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옮길 정도로 빠르게 호전됐습니다.
대개 이식수술 후에는 기증자보다 수혜자가 회복하는 데 시간이 더 걸리지만, 모녀의 경우 엄마인 김 씨가 빨리 회복해 수술 일주일 만에 함께 퇴원할 수 있었습니다.
어머니는 돌아가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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