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년생 할머니
암이란 놈이 찾아온게 벌써 5년전
그때도 90이 넘은 나이에 수술을 안하는걸로
결정했지만 지금에서야 그 결정이 후회가된다
한달전쯤부터 급격하게 기력이 약해지는게 보이고
마약 진통제는 4알에서 내성인지 중독인지
이제 하루 8알씩드시고 계신다
금요일 마지막진료라생각하고
Ct를 찍었는데 그전까지 조영제부작용같은건 없었는데
이번에는 호흡곤란이 온다
의사는 폐에 물도차있고 빈혈수치도 너무낮아서
수혈을하고 산소포화도도 낮다고
그렇게 응급실에서 할머니와
3일째 밤을 맞이하고 있다
지금까지 똥오줌은 잘가린다고하시던분인데
이제 기저귀를차고 요도에는 관을삽입했다
난생첨 기저귀를 갈아보고 엉덩이도 닦아드리고
아파하는 할머니를보니 손에똥이 묻는건
아무렇지도 않다
점점 기력이 떨어지는게 보인다 오늘은 아무것도
안드시다가 억지로 뉴케어 몇스푼 드렸다
흐릿한정신에도 손주는알아보시고
내가 "할머니 사랑해" 이러면
어디서 배우셨는지 손하트를 그리면서
"나도 사랑해"라고 하신다
나이먹고 눈물이 사라져서 감정이 너무 메마른것
같았는데 어제 할머니를 보고있는데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할머니 오래사시기를 바라는건 아닌데
가실때 편하게 가시기를 바랄뿐인데
이 암이란 놈은 마지막 남은 생명력까지
고통으로 쥐어짜는것같다
오늘밤은 3시간마다 깨서 약달라고 그러지마시고
푹주무세요 할머니
마지막까지 할머니 잘 케어하시기 바랍니다...
할머니도 손자의 헌신적 사랑, 잊지 않으실겁니다...
대단한 효손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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